보약 잘못 먹으면 되레 ‘독’된다
보약 잘못 먹으면 되레 ‘독’된다
  • 관리자
  • 승인 2009.01.2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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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고혈압 환자 십전대보탕 절대 피해야

한국 사람들은 한약, 특히 보약에 대해 호의적이다. 여름철 삼계탕을 먹더라도 메뉴판에 한방삼계탕이라고 적혀있는 메뉴를 선호하고 족발이나 설렁탕에도 그 ‘한방’이란 말이 들어가 있으면 어딘지 모르게 더 믿음을 갖는다. 하지만 보약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보약은 무조건 좋다’라는 맹신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사진설명> ‘보약은 무조건 좋다’는 맹신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처방해야 한다.

 

녹용의 경우 아무리 좋은 보양약재라고 하더라도 허열이 오르는 사람에게는 신중하게 처방을 해야 한다. 또 고약한 스트레스를 오래 겪은 후 진이 빠지고 주로 잠잘 때 베개를 흥건히 적실 정도로 땀을 흘리며 점점 쇠약함을 느끼지만 반대로 머리쪽으로 미칠 듯이 열이 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녹용을 처방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 좋다는 녹용도 어차피 일개의 약재일 뿐 환자의 증상에 맞아야 보약이지 증상과 반대의 약성이라면 심하게 말해 사약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 잘못 먹으면 사약되는 한약
 
십전대보탕, 감기나 고혈압환자에겐 불 난 집에 기름 붓는 격=시골 다방의 십전대보차에서부터 홈쇼핑, 일부 약국이나 한의원에서 아예 미리 달여 놓고 말 그대로 판매 하고 있는 십전대보탕은 한의학 이론상 기와 혈을 동시에 보해주는 기본적인 처방이다.


어찌 보면 먹기에 가장 만만하고 무난한 처방이라고 볼 수 있지만 처방의 성질로 보아 열을 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감기를 앓고 있거나 고혈압환자라면 자칫 불 난 집에 기름을 붓는 우를 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 십전대보탕 역시 유명세만 믿고 만만하게 볼 처방은 절대 아니다.

 

경옥고, 고혈압이나 당뇨환자 피해야=정작 예로부터 내려오는 고가의 보약들은 그때그때 달여서 먹는 약보다는 떠먹는 고 형태나 알약 즉, 환약의 제형이 더 많다. 그 가장 대표적인 예가 ‘경옥고’인데, 경옥고의 처방은 의외로 간단하다. 생지황, 인삼, 백복령, 꿀의 약재들이 주가 되는데, 떠먹는 고약인 경옥고는 만드는 과정은 정성과 인내 그 자체이다.


이 약을 먹으면 수십 년이 아니라 수백 년을 산다고 동의보감에는 기록되어있지만 고혈압환자에게는 그리 좋은 약이 아니다. 갑자기 기운을 올리는 인삼 때문에 혈압이 올라갈 수 있고 꿀이 다량 들어가기 때문에 달달하고 맛나기는 하지만 당뇨 환자에게도 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진단, 중풍예방 효과는 오해=공진단에는 다량의 녹용과 우황청심환 500개 정도에 들어갈 사향의 분량이 들어가 있으니 인체 십이경락의 막힌 것을 뚫는 것은 최고라고 하겠고 스트레스로 인한 피부트러블, 탈모, 갑갑증, 노화로 인한 불편함 등 우리 인체의 음양의 조화가 어그러진 상태를 바로 잡는 최고의 보약이라 하겠지만 가격으로 보자면 1%만를 위한 보약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보약이 바로 공진단이다.


공진단은 특히 술자리가 잦은 사업가에게 최고의 처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꿀이 다량 들어갔기 때문에 혈당에 문제가 있는 환자라면 꼭 한의사의 진단을 받는 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겠고 중풍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일부 부풀려진 상업성 광고에는 현혹되지 않는 게 좋겠다. 차라리 중풍 예방에는 청심환이 더 정직한 처방이다.

 

자하거(태반), 종양환자 사용 금해야=자하거는 워낙에 미용과 ‘간 기능’ 쪽 효능이 이미 입증돼 있고 가장 무난하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써도 되는 약재 중의 하나이다. 다만 태반은 인체에 들어가서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의 기능을 너무 증폭시키는 효능이 있으므로 종양이 있는 경우 즉, 암환자는 그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보고가 있다. 말 그대로 종양까지 키워버릴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태반이라는 단어가 넘쳐나는 곳이 바로 피부, 미용 쪽인데 대부분의 이쪽 상품들은 사람태반이 아닌 동물의 태반을 사용하는 곳이고, 그 원료가 어떻게 공급되었는지 불확실한 경우가 말 그대로 태반이기 때문에 공인을 받은 제품이거나 전문의약품이 아니라면 절대 사용을 금해야 한다.

 

웅담은 보약인가=한의사에게 웅담이 무슨 효과가 있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간단하기 이를 데 없다. “웅담이요? 열 내리는 약입니다. 감기로 인한 열 같은 게 아닙니다. 십이경맥 중 주로 간경에 습열이 있을 때 그 열을 내리는 약이에요.” 그렇다. 웅담이란 것은 기운을 내주는 약도 아니고 빈혈을 치료해주는 약도 아니며 그냥 스트레스로 인해서 간 기능계에 열이 있을 때 그 열을 내려주는 약재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더군다나 너무 허해서 손발과 아랫배가 찬 여자들에게는 절대 금해야 하는 약재이기도 하다. 웅담이란 것은 수많은 치료약 중에 하나일 뿐 사시사철 구비해놓고 먹어도 좋은 그런 약이 아님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도움말 : 오 철 화접몽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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