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효과… 서울 중구‧구로구, 인천 연수구 등 경로당 다시 열리기 시작
백신 접종 효과… 서울 중구‧구로구, 인천 연수구 등 경로당 다시 열리기 시작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6.04 13:16
  • 호수 77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백신 접종자 대상 인센티브 지침에 따라 서울 중구 등 지자체가 세부 지침을 마련해 경로당 재개관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1일에 문을 연 서울 중구 신당동경로당을 찾은 접종자 어르신들이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등 경로당을 이용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내놓은 백신 접종자 대상 인센티브 지침에 따라 서울 중구 등 지자체가 세부 지침을 마련해 경로당 재개관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1일에 문을 연 서울 중구 신당동경로당을 찾은 접종자 어르신들이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등 경로당을 이용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어르신들 “식사는 못해도 경로당 온종일 이용하니 살맛나요”

부산시도 인센티브 세부지침 구·군에 전달해 개관 준비 나서

[백세시대=배성호기자] 6월 1일, 지난해 12월부터 문을 꽁꽁 닫고 있었던 서울 중구 신당동경로당이 6개월 만에 재개관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마스크를 쓴 어르신들이 하나둘 경로당에 모여들었다. 김대화(82) 회장도 오랜만에 만난 회원들에게 다가가 환하게 웃으며 일일이 안부를 물었다. 서울 중구가 이날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항체 형성 기간인 2주가 지난 어르신들에게 경로당을 종일 개방하면서 가능해진 풍경이었다. 김대화 회장은 “이번 개관을 시작으로 경로당이 하루빨리 예전 모습을 되찾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하면서 경로당이 속속 개관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열고 닫기를 반복했던 상황에서 벗어나 경로당의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중구와 구로구가 가장 먼저 백신 접종자 인센티브 차원에서 경로당을 개방했다. 앞서 서울에서는 강남구(2월), 서초구‧종로구‧양천구(3월). 중구‧관악구‧동대문구(4월) 등이 방역지침에 따라 부분적으로 개방하고 있었지만 백신 인센티브는 아니었다. 특히 중구는 백신 접종자들이 다른 구처럼 제한된 시간(오후 1시~5시)이 아닌 하루종일 이용(단, 음식물 섭취는 여전히 불가)이 가능해 더욱 주목된다.

이날 경로당을 찾은 회원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백신 예방접종 관리대장에 관련 정보를 기입하는 것이었다. 신당동경로당을 찾은 7명의 회원들은 각자 준비해온 예방접종 증명서를 들고 명부에 언제 어디서 몇차까지 맞았는지를 상세히 기록했다. 김화순 어르신은 “집에만 있을 때는 우울증이 올 것 같았는데 이렇게 경로당에 오니 살 것 같다”면서 “기구를 이용해 못하던 운동도 하고 회원들과 담소를 나누며 경로당을 매일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한성 중구지회장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2차 접종자에 한해서는 식사도 가능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접종을 망설이시는 어르신들도 적극 동참해 마음 편하게 경로당을 이용하시길 바린다”고 말했다.

구로구도 1일부터 관내 197개 경로당 중 136곳을 다시 열었다. 코로나 백신 1차 접종 후 2주 이상이 지났거나, 2차 접종까지 모두 완료한 어르신들만 방문이 가능하지만 중구와 달리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만 제한적으로 운영된다. 이날 오후 1시가 되자 구로구 대원경로당에도 어르신들이 반년만에 경로당을 다시 찾았다. 상기된 모습에 회원들은 마찬가지로 예방접종 증명서를 보여주고 입장했다. 이상균 대원경로당 회장은 “경로당 오는 게 삶의 낙이었는데 코로나로 회원들과 만나는 것조차 어려웠다”면서 “앞으로 사람들이 많이 올 거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아직 복지부 인센티브 지침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전국적으로 확대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원, 충남 등 일부 지역에서 경로당 문을 열었지만 인센티브 시행이 아닌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인원과 시간을 제한해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접종자와 비접종자를 구분하는 등의 절차적 문제로 인해 인센티브 방안 시행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 A구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준을 완화할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정부 방침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에 이에 맞춰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B시 관계자도 “세부 지침이 없어 백신접종 어르신과 미접종 어르신을 구분할 수 없다고 판단, 문을 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센티브 차원에서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경로당 개방은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의 경우 연수구가 5월 27일부터 백신 접종자에 한해 관내 경로당 154곳을 개방했고 다른 구도 지자체별 상황에 맞춰 개관 준비에 나섰다. 인천시 관계자는 “복지부 지침이 따른 세부 지침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서 “6월 2일까지 운영지침을 만들어 이른 시일 내에 어르신들이 경로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고 했다.

16개 구·군 경로당 2000여곳 대부분이 문을 닫은 부산시도 구‧군에 관련 공문을 발송해 경로당 개관 준비에 나섰다. 부산시 관계자는 “고령층 예방접종이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최근 일선 구·군에 경로당 개장을 준비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면서 “지자체별로 예방접종 상황과 경로당 개장 준비 정도에 편차가 있기 때문에 개관 시점은 구군별로 차이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성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