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박 불규칙한 경우 심전도 검사로 부정맥 검진을
맥박 불규칙한 경우 심전도 검사로 부정맥 검진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6.04 14:52
  • 호수 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정맥의 증상과 진단 방법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의 경우, 기운이 없거나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며 심장이 빠르게 뛰는 빈맥의 경우, 가슴이 두근거리고 가슴 통증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의 경우, 기운이 없거나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며 심장이 빠르게 뛰는 빈맥의 경우, 가슴이 두근거리고 가슴 통증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상 맥박은 분당 60~100회… 너무 빨리 뛰는 ‘빈맥’은 심장마비 우려

느리게 뛰는 서맥은 현재 약물치료 불가… 인공심장박동기 시술 필요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주부 김모(65) 씨는 지금도 남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 평소 건강을 자신하며 운동을 즐겼던 남편이 혼자서 새벽 등산에 나섰다가 사망했기 때문이다. 다른 등산객이 쓰러진 남편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숨진 뒤였다. 사인은 ‘부정맥’이었다. 몇 년 전 맥박이 불규칙하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건강을 자신해 무심코 지나친 게 실수였다.

부정맥(不整脈)은 맥박이 비정상인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의 부정맥은 심장과 혈관 쪽의 병에 의해 생긴다. 운동이나 임신 시에는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건강한 사람이라도 정상 심장 박동 수보다 느릴 수 있다.

◇부정맥의 증상

부정맥은 크게 서맥과 빈맥으로 구분한다. 심장은 보통 1분에 60~100번을 규칙적으로 뛰는데, 심장박동이 분당 60회 미만으로 느리면 ‘서맥’, 분당 100회 이상 비정상적으로 빠르면 ‘빈맥’이라 한다. 빈맥 중 불규칙적으로 뛰는 경우에는 ‘세동(잔떨림)’으로 분류한다.

서맥인 경우에는 몸에 혈액과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기운이 없거나 어지럽고, 심하면 실신을 하게 된다. 반대로 심장 박동이 지나치게 빠른 빈맥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가슴 통증이 생기거나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빈맥은 심장마비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빈맥 중 가장 흔한 부정맥은 ‘심방세동’이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에 문제가 생기면서 심방의 각 부분에 무질서한 떨림이 발생하고 맥박이 매우 불규칙한 상태를 말한다. 70~80세 이상의 고령자 10명 중 한 명이 심방세동이 있을 만큼, 나이가 많을수록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심방세동의 주요 증상은 가슴이 심하게 뛰는 느낌, 쓰러질 것 같은 느낌, 체한 듯한 느낌, 어지럼증, 식은땀, 가슴 통증 등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별한 전조증상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부정맥의 진단

부정맥 치료는 정확한 진단부터 시작된다. 부정맥은 갑자기 생겼다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한 가지 검사만으로 확진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시행하는 가장 보편적인 부정맥 검사는 바로 ‘심전도 검사’이다. 증상이 발생했을 때 바로 심전도를 찍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가까이 심전도 검사가 가능한 병원이 있는지 미리 파악해 두고,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보통의 부정맥은 증상이 오래 지속되지 않아서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심전도를 기록할 수 있는 다양한 검사법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환자의 경우, ‘생활심전도(홀터) 검사’를 해볼 수 있다. 24시간에서 72시간 동안 심전도 장치를 부착해서 맥박을 기록하는 것이다. 이는 긴 시간 맥박 변화를 확인해 부정맥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증상이 1년에 몇 번씩만 생긴다면, 평상시엔 들고 다니다가 부정맥이 발생했을 때 심전도를 찍는 ‘간이심전도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장시간 기록이 필요하다면 몸속 피부 아래에 작은 칩 같은 장치를 넣어두고 심전도를 기록하는 ‘삽입형 심전도 기록장치’도 있다. 최장 3년까지 기록할 수 있다.

◇부정맥 치료법

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다양하지만, 심장이 빠르게 뛰는 빈맥의 경우 약물로 증상 발생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질환에 따라서는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 같은 시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은 고주파가 발생되는 긴 전극도자를 심장에 삽입해 부정맥의 발생 부위를 지져서 없애는 시술이다. 전신마취는 하지 않고, 관을 삽입하는 다리 정맥 부위에 부분 마취하여 시술하며, 통증과 위험성은 적은 편이다.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의 경우에는 약물치료는 불가능하며, 느린 심장을 제대로 뛰게 하는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이 필요하다. 이 또한 전신마취는 필요하지 않고, 약 2시간가량 시술하며, 시술 다음날 저녁 또는 2일 뒤 퇴원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급사를 일으키는 무서운 부정맥인 심실세동의 경우 삽입형 제세동기를 인체에 장착해 예방할 수 있다. 심실세동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전기 충격을 내보내 부정맥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시술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이며 시술 2일 뒤 퇴원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부정맥은 65세를 넘기면 위험이 높아지므로 노인이라면 평소 증상이 없더라도 심전도 검사 등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일찍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은선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부정맥은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증상이 갑자기, 불규칙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은 만큼 평소 부정맥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