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제주연합회 소속 실버노인자원봉사클럽 “어깨춤 따라하는 휠체어 어르신… 보람 느껴”
대한노인회 제주연합회 소속 실버노인자원봉사클럽 “어깨춤 따라하는 휠체어 어르신… 보람 느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6.11 14:44
  • 호수 7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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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제주연합회 소속 실버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복지센터에서 춤과 연주로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대한노인회 제주연합회 소속 실버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복지센터에서 춤과 연주로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복지센터에서 노래·춤 등 공연과 안마서비스 봉사

2020년 우수사례 평가서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일주일 내내 적막했던 복지센터가 우리가 봉사하는 날은 떠들썩한 잔치집이 된다.”

제주시 화북2동에 위치한 성가정복지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펴는 실버노인자원봉사클럽 김영훈 코치(82·조천읍 함덕리)가 하는 말이다. 

대한노인회 제주연합회 소속의 이 봉사클럽은 한 달에 두 차례(첫째·셋째 토요일) 이곳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김 코치는 “어르신들이 ‘복지센터를 방문하는 여러 봉사단체 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반갑고 매일 와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고 말했다. 

이 복지센터는 치매 환자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 40여명을 돌보고 있다. 이 클럽은 약 2시간 동안 노래와 춤, 안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3년간 60회에 걸쳐 봉사를 했다.

이 클럽은 2017년 3월에 창단됐다. 제주연합회 노인대학원(3년제) 출신들로 70~80대 초반의 남녀 회원 14명(남 6, 여 8)으로 구성됐다. 

수의사 출신으로 60대부터 장애인수용시설에서 목욕봉사를 해온 김 코치는 “노인대학원을 다닌 이들이 뜻 있는 일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클럽을 결성했다”며 “회원마다 한 가지 이상의 재능을 발휘해 다양하고 알찬 봉사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제주시장 표창, 제주 천주교 교구자 표창을 받았다.

함덕2구경로당에 나가는 김 코치는 성당에서 제주대 교수로부터 익힌 지압을 활용해 안마서비스를 하고 있다. 요양원 노인들을 대상으로 30분 간 어깨 부위의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척추를 중심으로 허리 좌우를 지압해주는 것.  

공무원 출신의 신완범(78·제주시 일도 2동)회원은 아마추어 축구선수답게 봉사 시작 전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신 회원은 “공차기 전에 하는 몸 푸는 체조를 바탕으로 TV나 책 등을 참고해 만든 맨손체조를 10여분 실시한다”며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면 ‘고향이 그리워’같은 흘러간 가요를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대순·김영자·김정열 회원은 민요와 춤으로 노인들의 흥을 돋운다. 고전무용 강사로 활동했던 고대순(87·제주시 연동)회원은 “노래방 기기 반주에 맞춰 민요를 부르면 휠체어에 앉아 있던 어르신이 노래도 따라하고 어깨춤도 춘다”며 “헤어지는 시간을 아쉬워하며 손을 잡고 놔주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클럽은 4년여 봉사를 해오면서 부닥치는 현실적인 문제들도 잘 극복하고 있다. 집안 대소사 같은 개인적인 용무가 봉사 날과 겹쳐 불가피하게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 뒤늦게라도 참여하는 등 열정적으로 봉사에 임하고 있다.  

신 회원은 “요양원에 갈 때마다 회원들이 십시일반 회비를 모아 과일, 빵 등을 사가지고 간다”며 “클럽 활동비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 부분은 우리가 원해서 하는 봉사라고 생각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웃었다.

이 클럽은 코로나 사태 이후 요양원 대면봉사가 어려워지자 해안가 환경정화, 교통안전지도에 나섰다. 

신 회원은 “해변가 모래 속에 묻혀 있는 깨진 유리병, 담배꽁초를 치우면서 우리가 수고한 대가로 바닷가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고 기분 좋아질 것을 생각하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인종 제주연합회장은 “연합회가 관리하는 88개 클럽의 1800여명 어르신들이 남다른 희생과 봉사 정신으로 지역 발전에 기여해 노인회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며 “특히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분들이 모인 실버노인자원봉사클럽은 탁월한 봉사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해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고 소개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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