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코골이, ‘수면다원검사’로 진단을
수면무호흡증‧코골이, ‘수면다원검사’로 진단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6.18 15:12
  • 호수 7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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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증, 기면증 등 수면질환으로 인해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수면다원검사를 받고 있는 환자.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등 수면질환으로 인해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수면다원검사를 받고 있는 환자.

스트레스 등으로 수면질환 늘어… 맞춤 처방 위해 수면다원검사 필요

잠버릇 심해도 검사받는 덴 지장 없어… 검사 당일 낮잠·커피 등 피해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1. 김희준(56) 씨는 최근 회사에서 꾸벅꾸벅 조는 일이 잦아졌다. 밤에 잠이 들면 코를 심하게 골아 1시간에 한 번씩은 잠에서 깨 제대로 못 잤기 때문이다. 잠을 잘 자지 못한 김씨는 회사에서 하루종일 무기력하고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아 스트레스가 커져만 갔다. 참다못한 그는 병원을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김씨는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된 불면증 진단을 받았고 양압기 처방이 이뤄졌다.

#2. 오진석(45) 씨는 최근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극도의 불면증에 시달렸다. 아내 모르게 투자한 것을 들킬까봐 마음 졸이며 밤을 지새우는 일이 늘어났다. 친구들과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말수가 급격히 줄었고 밤에 잠이 오지 않아 수면유도제를 먹는 일이 많아졌다. 악순환은 반복됐고 참다못한 그는 신경과를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았다.


이처럼 잠을 못 자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겪는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2019년 기준 63만7000명으로, 2016년(49만4000명)보다 3년새 28.7% 증가했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의 증가와 각종 스트레스, 수면 중 잘못된 습관 등으로 찾아오는 수면장애는 원인이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참고 넘어가는 것은 수면질환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원인을 찾고 이에 맞는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수면다원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무호흡증, 코골이, 기면증(시도 때도 없이 잠에 빠지는 질환), 과다수면증, 불면증, 주기성 사지운동장애 등 여러 수면 질환을 진단하는 검사로, 수면을 취하면서 검사가 진행된다. 수면 중 뇌파, 안전도, 근전도, 심전도 등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센서를 검사자 몸에 부착한다.

◇검사 전, 수면 방해 행동은 피해야

검사 과정이 수면을 취하며 이뤄지다보니 수면에 방해되는 행동들은 하지 않도록 한다. 수면에서 깰 때 다시 잠들기가 어렵거나 검사 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 전날은 평소와 다름없이 자고 검사 당일에는 낮잠, 과도한 음주, 운동, 커피, 흡연을 피하는 게 좋다. 평소 복용하던 약이 있을 경우에는 약을 가지고 내원해 의료진과 상담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수면제를 가지고 병원을 방문해도 괜찮다. 수면 검사실은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환경이 마련돼 있으나 잠자리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본인이 좋아하는 침구류(잠옷이나 배게)를 가져오면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끔 잠버릇이 심한 사람들이 수면다원검사가 가능할지 궁금해하기도 하는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수면다원검사실에는 수면 기사가 상주하며 검사 전반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어서다.

잠버릇으로 인해 수면 중 부착 장비가 떨어지면 실시간으로 다시 붙여주기 때문에 잠버릇이 심해도 검사를 받는 데 지장이 없다. 잠버릇이 심하면 움직임 횟수, 코골이 횟수 등이 기록에 남아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검사실마다 1명만 검사를 받을 수 있고 화장실도 검사실 안에 있기 때문에 새벽에 화장실이 급하면 일시적으로 검사 장비를 떼었다가 다시 붙일 수 있어서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도 문제없다.

이처럼 수면질환으로 인해 수면다원검사를 받을까 말까 갈등한다면 고민하지 말고 받으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근엔 수면무호흡증 또는 기면증이 의심돼 수면다원검사를 받게 될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돼 본인 부담금이 줄어들었다.

◇수면무호흡증 심하면 주저말고 검사 받아야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10초 이상 호흡 정지가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40~69세 인구 중 남성의 27%, 여성의 16%에서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잠을 잘 때 숨을 멈추는 것을 인지하기 어려워 원인 없는 불면증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더 나아가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치료 없이 방치될 경우 심혈관계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정상인에 비해 5배나 높다. 

또한 심근경색, 부정맥, 뇌졸중, 당뇨병, 우울증 등 여러 질환의 위험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병원에서 꼭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전진선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무호흡 또는 저호흡으로 인해 잠에서 자주 깨게 되고 이로 인해 낮에 졸림, 집중력 저하가 발생한다”면서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높이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양압기 처방 등의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불면증에서 흔히 사용되는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수면유도제는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키므로 불면증의 정확한 원인 확인 후 진단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철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최근엔 수면에 대한 문제를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이비인후과, 신경과 등 여러 진료과의 협진 시스템을 바탕으로 환자의 해부학적 요인, 동반 전신질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개인마다 맞춤형 치료를 시행하고 있어 더욱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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