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의존 땐 중병 부를 수도 있는 두통의 원인과 증상
진통제 의존 땐 중병 부를 수도 있는 두통의 원인과 증상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6.18 15:19
  • 호수 7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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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두통은 뇌졸중, 뇌종양 등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CT, MRI 등의 영상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고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잦은 두통은 뇌졸중, 뇌종양 등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CT, MRI 등의 영상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고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맥박처럼 쿵쿵 울리는 ‘편두통’… 특정 기간에 반복해 생기면 ‘군발두통’

뇌혈관질환·알코올로 인해 생기는 ‘이차성 두통’은 정밀 검진 받아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두통은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1년에 1회 이상 경험한다는 통계도 있다. 그럼에도 두통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은 드물다. 가까운 약국을 찾아 그때그때 통증을 가라앉히는 게 전부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는 두통을 방치하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피로감이 심해진다. 이때는 두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두통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일차성 두통의 원인과 증상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두통은 기본적으로 특정 원인 없이 증상에 기초해 진단하는 ‘일차성 두통’과 특정 원인 질환에서 기인한 ‘이차성 두통’으로 구분한다.

일차성 두통은 정밀검사로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로 긴장형 두통, 편두통, 군발두통 등이 포함된다.

긴장형 두통은 가장 흔한 두통이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스트레스, 과로, 피로, 심리적 문제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멍하다’, ‘띵하다’. ‘무겁다’, ‘지끈지끈하다’ 등으로 표현된다.

편두통은 ‘편(偏)’자 때문에 보통 머리 한쪽에서 나타나는 두통으로 알고 있지만, 머리에서 맥박이 뛰는 것처럼 쿵쿵 울리듯 아프고 속이 메스꺼운 위장증상을 동반하며 반복되는 두통을 말한다. 환자들은 편두통을 ‘쿵쾅쿵쾅 울린다’, ‘깨질 것 같다’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

편두통은 통증이 오기 전에 전조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시각적으로 밝은 빛이나 반짝이는 점이 나타나거나 지그재그 라인, 섬광 등이 보일 수 있다. 

이같은 전조증상이 20~40분 정도 먼저 나타난 후 두통이 발생하고 오심이나 구토, 빛 공포증, 소리 공포증, 냄새 공포증,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또한 회복기에는 굉장히 피곤해지고 탈진상태가 돼 잠을 자야만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상이 최소 5회 이상 반복될 때 편두통으로 진단할 수 있다.

군발두통은 일정 기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특이한 양상을 보인다. 1년에 한두 번 정도 특정 계절이나 특정 달에 두통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삼차 자율신경 두통의 하나로, 편측 두통과 함께 얼굴 부위에 눈 충혈, 눈물, 코막힘 등의 자율신경 증상 자극이 동반된다. 또한 하루 중 비슷한 시간대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새벽 1~2시쯤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는 경우가 흔하다. 두통 지속시간은 짧게는 15분에서 길면 3시간까지 이어진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발생하고 하루에 8번까지도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렇듯 두통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주기(군발기)가 4~12주 정도 지속할 수 있다.

조현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일차성 두통은 영상 검사상에서는 특이 소견이 없지만 환자에게 통증이 있고 일상생활에 장애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차성 두통의 원인과 증상

반대로 이차성 두통은 원인을 찾을 수 있는 두통을 말한다. 뇌혈관질환뿐 아니라 감염성 질환이나 약물, 알코올 등 특정 물질에 의한 경우를 포함한다. 이때는 두통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증상이 상당히 호전되기 때문이다.

목 디스크는 두통의 원인일 수 있다. 옳지 못한 자세를 많이 취하는 직장인, 학생 등은 목이 제 위치를 벗어나 변형되기 쉽다. 이렇게 되면 경추의 수핵이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는 목 디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뇌졸중은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발병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을 잃기도 한다. 두통과 함께 언어장애, 감각이상, 편측마비 등이 동반된다. 

갑작스럽게 머리를 무언가로 얻어맞은 것처럼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손상돼 발생하는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의 증상일 수 있어서다.

이밖에도 △발열이나 구토, 경부 경직 등 전신 증상과 동반한 두통 △면역 억제 상태에서 암환자에게 나타나는 두통 △인지기능 장애, 성격 변화, 의식 수준 변화가 나타나며 발생하는 두통 △갑자기 심해지거나 천둥 치듯 발생하는 두통 △50세 이후 처음 시작된 두통 △운동이나 성행위 후 갑자기 발생한 두통 등이 나타나면 이차성 두통을 의심할 수 있다.

◇두통의 치료

두통 치료를 위해서는 적절한 약물 요법으로 통증을 완화하면서 두통의 빈도와 강도, 지속 시간을 줄여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예방 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두통 환자들은 증상이 발생하면 스스로 진단하고 처방해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서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단발성으로 한두 번 두통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상관이 없지만 자주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장기적으로는 약물 의존성 두통이 발생해 원래 갖고 있는 두통보다 더 심한 두통으로 악화될 수 있어서다.

이에 잦은 두통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원인 질환 감별을 위해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해야 한다. 환자 스스로가 비교적 경미한 증상이라 판단이 들더라도 뇌경색 등의 전조증상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조현지 교수는 “보통 두통은 잠깐 생겼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간과하기 쉽지만 다른 큰 병의 증상일 수 있는 만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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