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북도 등 경로당 식사 속속 재개… “이게 얼마만이냐”
전남‧경북도 등 경로당 식사 속속 재개… “이게 얼마만이냐”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6.25 11:11
  • 호수 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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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백신 2차 접종자에 한해 식사 제공 허용
전남과 경북도 등이 백신 접종자들 인센티브 차원에서 경로당 식사 및 프로그램 운영 등을 허용하면서 경로당이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사진은 식사를 재개한 강진군지회 한 경로식당에서 경로당 회원들이 식사를 하는 모습.
전남과 경북도 등이 백신 접종자들 인센티브 차원에서 경로당 식사 및 프로그램 운영 등을 허용하면서 경로당이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사진은 식사를 재개한 강진군지회 한 경로식당에서 경로당 회원들이 식사를 하는 모습.

대면 경로당 여가프로그램도 시작… 노인대학도 대부분 문 열어

강진군지회 등 식사 재개에 어르신들 웃음꽃… 방역지침은 준수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지난 6월 21일 대한노인회 전남 강진군지회(지회장 박종득) 도암면분회 경로당. 1년 넘게 멈춰 있던 대형 밥솥에서 구수한 밥냄새가 풍겼다. 강진군이 이날부터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자에 한해 식사가 가능해지면서 경로식당이 문을 연 것이다. 오전부터 경로당을 찾아 삼삼오오 거리를 둔 채 대화를 나누던 어르신들은 식사시간에 맞춰 식당으로 이동했다. 칸막이가 쳐져 있어 불편했지만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식당을 이용한 윤보현 어르신은 “식사까지 할 수 있게 돼 이제는 진짜로 경로당이 문을 연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의 경로당이 백신 접종자에 한해 경로당 개방을 대부분 재개한 가운데 전남, 경북 등이 식사 및 대면 프로그램 재개에도 나섰다. 또한 노인대학도 늦깎이 개강을 시작하면서 빠르게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경로당에서 식사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경로당에서 식사를 한 어르신들의 영양이 그렇지 않은 어르신들보다 더 좋고, 같이 한 끼를 먹으며 서로의 안부를 챙겨 고독사 예방효과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6월 7일 발표한 ‘2020년 노인 실태조사’에서도 3명 중 2명(62.5%)이 경로당에 가는 이유로 식사를 꼽을 정도다. 하지만 그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경로당을 열면서도 식사는 철저히 금지해왔다. 그러다 75세 이상 어르신들의 백신 접종율이 90%에 육박하면서 인센티브 차원에서 식사 제공을 허용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먼저 전남도는 최근 각 시군에 ‘코로나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난 어르신에 한해 경로당에서 식사를 해도 된다’는 지침을 전달했다. 강진군의 경우 6월 10일 현재 경로당 주 이용대상인 75세 이상의 백신 1차 접종률은 94.7%, 2차까지의 접종 완료율은 93%에 달해 경로당 식사 재개를 빠르게 결정했다. 단, 일부 경로당은 마을주민들의 반대로 식사 재개를 보류했다.

또 안전을 위해 테이블당 거리두기, 칸막이 설치, 개인식기 사용 등 예방대책도 철저히 마련했다. 재개 첫날 도암면분회 경로당에는 30여명의 회원이 찾았다. 각자 식판에 불고기를 비롯해 각종 반찬을 덜어 식사를 하는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시종일관 미소가 넘쳤다. 또 이승옥 강진군수가 직접 경로당을 찾아 배식에 참여하면서 의미를 더했다. 이승옥 강진군수는 “백신접종과 철저한 방역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이 코로나19 이후의 일상으로 하루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강진군지회는 다음날인 6월 22일부터 그간 개강을 연기해온 강진노인대학 운영도 재개했다. 1차 백신접종 완료자에게 사물놀이 등 6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매주 2회(화, 금요일) 실시해 12월까지 운영한다. 작천노인대학·도암노인대학 등 읍면 단위 노인대학도 강사 예방접종 등 개강 준비에 돌입해 7월부터 개강할 계획이다.

박종득 강진군지회장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켜 어르신들이 경로당에서 계속해서 식사를 하고 여가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도 미접종 어르신들을 독려하기 위해 2차 접종까지 마치면 경로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경북도내 경로당 8146곳 중 6000여곳(73%)에서 소독과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운영 중이었는데 6월 14일부터는 백신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난 어르신끼리는 음료수는 물론 식사도 허용한 것이다.

전면 개방에 앞서 3일간 이용자 예방접종 확인, 방문자 명단 작성, 마스크 착용 여부 등 방역수칙 준수 실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경로당에 오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여가프로그램을 운영하는 500여명의 경로당 행복도우미도 본격 투입하기로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로당에서 식사를 하시던 홀몸어르신들이 식사 금지로 건강이 악화된 사례가 있었는데 이번 조치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시지회 등 그 외 지역도 정부 인센티브가 본격화되는 7월을 기점으로 경로당 식사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파주시지회의 경우 6월 22일부터 대부분의 회원이 2차 접종을 마친 경로당을 대상으로 실내 식사를 허용했다. 또 이용시간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정상화했다. 다만 경로당별로 접종자 확인에 시간이 걸려 실제 식사는 7월 1일 전후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비대면으로 운영되던 경로당여가프로그램도 대면으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파주시지회는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노래교실, 건강체조 등 프로그램 스케줄을 확정해 역시 7월 경부터 재개할 방침이다. 

파주시지회 관계자는 “7월부터 경로당 식사 및 프로그램을 재개하면서 덩달아 무더위쉼터로서 경로당의 역할도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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