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대한노인회 경기 가평군지회장 “노인회가 지역사회 바람 일으켜… 식당들 경로당 입식 따라해”
김진성 대한노인회 경기 가평군지회장 “노인회가 지역사회 바람 일으켜… 식당들 경로당 입식 따라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6.25 13:25
  • 호수 77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년간 임원들과 경로당 어르신 협조로 하고 싶은 거 다 해 ‘보람’

경로당 운영비 대폭 인상, 회장·총무 워크숍…선거공약 성공적 이행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가평군의 식당 대부분이 노인회 따라서 입식으로 바꿨다.”

6월 중순 어느 날, 김진성(76) 대한노인회 경기 가평군지회장은 “지회 산하 166개 경로당을 입식으로 바꾸자 식당에서도 그런 현상이 벌어졌던 것”이라며 “노인회를 존재감 없는 단체로 여겼던 일부 군민들조차 이번 일을 보곤 ‘노인 회장, 잘 했다’며 박수를 보내더라”고 말했다.

경기도 가평읍 가화로에 위치한 가평군지회에서 김 지회장을 만나 소신에 찬 지회 운영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김 지회장은 2018년 4월에 취임했다. 가평군지회는 6개 읍·면 분회, 166개 경로당, 회원 7500여명을 두었다. 군민 6만5000여명 중 노인은 1만4000여명이다. 

-코로나 백신 접종은 잘 되고 있는지.

“경로당 회원의 70%가 2차 접종까지 마쳤다. 노인회장이 먼저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해 저는 4월, 5월에 맞았고. 경로당 개방을 앞두고 고민을 하고 있다. 아직은 식사 대접이 어려운 상황이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개방을 전제로 가평군수와 협의 중이다.”

-노인대학은 어떤가.

“작년에 문을 열지 못해 어르신들이 무척 답답해한다. 7월에도 개강을 못하면 내년으로 넘어가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부분 역시 군수와 상의해 어떡해서든 열 계획이다.”

김 지회장은 “5개 반으로 편성된 노인대학이 원하는 노인들의 요구를 다 수용하지 못해 학사 일정을 1년 연장했다”며 “대학을 수료하고 또 다니고 싶어 하는 어르신을 위해 대학원 과정을 신설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인대학 인기 중 하나가 강사의 수준 높은 강연”이라며 “군의 협조로 강사비를 대폭 인상함에 따라 강사의 질이 높아진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현재로선 경로당에 무언가를 더 넣으려 해도 들여놓을 장소가 없을 정도이다. 어르신들 관절 보호를 위해 경로당을 좌식에서 입식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한 점을 감안해 처음엔 접이식의자를 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의자를 펴고 접는 일도 어르신들에겐 힘겨울 것이란 점을 감안해 포기하고 경로당의 요구를 반영해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른 많은 예산을 군청에서 지원해주고 있어 무척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군에서 협조를 잘 해주나보다.

“가평군수께서 노인회에 최고로 잘 해주신다. 노인회도 행정 명령에 잘 따르는 등 군청과는 물 흐르듯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는 편이다. 코로나 경우만 해도 초기에 한 사람이 감염된 것 외에는 지금까지 노인은 한 명도 없다.”

-노인일자리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

“1000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여러 분야에서 땀을 흘린다. 그 중 190명의 어르신들이 시장에서 나오는 박스를 줍는 일을 한다. 열심히 하면 40만원을 더 가져간다. 노인이 그 일을 안 하면 아마 시장 전체가 마비될 거다. 공공장소 환경정화 일자리에도 100명 가까이 참여하고 있다.”

-경로당 급식도우미는 어떤가.

“경로당서 식사를 못하는 관계로 경로당 청소 쪽으로 돌렸다. 급식도우미와 관련해 한두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회원들이 집에서 마늘, 파도 뽑아오고, 설거지도 교대로 하고 그랬지만 급식도우미가 생기고부터는 ‘돈 받고 일하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왜 해야 하느냐”며 도와주고 배려하고 희생하는 분위기가 사라졌다. 또 일자리가 기초연금 수급자에만 해당돼 조건에 맞는 인력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개선점을 연구해볼 문제다.”

김진성 경기 가평군지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앞줄 맨 왼쪽이 이세호 가평군지회 사무국장.
김진성 경기 가평군지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앞줄 맨 왼쪽이 이세호 가평군지회 사무국장.

-취임 3년째이다. 그간 어떤 일들을 했는지.

“임원들과 경로당 어르신들의 협조로 하고 싶었던 거 다하고 있다. 선거공약으로 가장 먼저 회원들의 융화와 화합된 분위기를 내세웠는데 만족스런 성과를 거두었다고 본다. 두 번째는 경로당 운영비 인상이다. 과거 일률적이던 운영비(10만5000원)를 회원 수에 따라 3등급으로 나눠 차등 지급하고 있다. 가장 높은 1등급의 경우 27만원을 지원한다.”

김 지회장은 “제가 오기 전에는 운영비 부족으로 워크숍도 제대로 열지 못했다”면서 “군수께 요청해 경로당 회장, 총무들 따로 전세버스를 대절해 1박2일 선진지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1사1경로당 자매결연 사업도 잘 된다고 들었다.

“종교시설, 요식업, 의원 등과의 협약을 통해 회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협약을 맺은 자동차서비스센터에선 부속 값이 크게 들어가는 거 외에는 무료로 수리를 해주기도 한다.”

김진성 지회장은 가평 출신으로 과거 벌채사업과 정치활동, 지역봉사에 전념했다. 대한노인회 가평군지회 승안2리 경로당 회장, 가평군지회 이사, 가평읍분회 부회장을 지냈다. 

-벌채사업을 오래 했는지.

“30여년간 춘천, 남양주, 구리, 가평 등지에서 인부 170명을 두고 가장 크게 했다.”

-에피소드라면.

“벌채란 게 거칠고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인부의 일부가 배우지 못했거나, 가진 게 없거나, 사고치고 도망 온 이들이다. 더구나 그 시대엔 관공서 외에는 딱히 일자리란 게 없었다. 그런 이유에서 그들에겐 내가 왕이나 마찬가지 존재였고 자기 부모보다도 내 말을 잘 들었다(웃음).”

-정치활동도 했다고.

“20년간 정치판에서 국회의원 4명의 선거총책을 맡았다. 그 덕에 ‘선거의 달인’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선거를 많이 치룬 경험으로 득표율을 90%까지 맞출 수 있다.”

-어떻게 가능한가.

“상대의 눈높이로 자세를 낮춰 손을 꽉 잡고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 유권자의 마음이 읽힌다. 실제로 15대 가평군지회장 선거에서 제 표가 얼마 나올지 알았고 예상 득표에서 1표 차이가 났다.”

-봉사도 오래 했다고.

“30세부터 76세까지 새마을지도자, 가평경찰서행정발전위원장, 가평읍체육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가평군협의회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름 헌신적으로 일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과거 김영삼 정부의 도움으로 노인회 단독건물을 짓고 준공식도 했지만 등기를 못한 상태에서 어찌어찌 시간이 흘러 군청에 귀속됐다. 현재 건물은 세들어 사는 입장인데다 여러 단체가 들어와 있어 불편한 점이 많다. 지자체 선거를 앞둔 후보들에게 단독청사 건립 약속을 받아놓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진성 가평군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어른으로서 존경을 받으려면 노인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아이나 젊은 사람이 들어서 배울만한 말을 해야 하고 건강도 스스로 챙겨야 한다”며 “우리 경로당 내에선 담배를 피우는 회원이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