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두꺼운 각질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 건선의 증상과 치료법
피부에 두꺼운 각질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 건선의 증상과 치료법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6.25 14:48
  • 호수 7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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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은 초기에 홍반이 생기고 서로 뭉치면서 점차 범위가 커지다가 그 위에 은백색 각질이 겹겹이 쌓이며 가려움증까지 동반되는 질환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선은 초기에 홍반이 생기고 서로 뭉치면서 점차 범위가 커지다가 그 위에 은백색 각질이 겹겹이 쌓이며 가려움증까지 동반되는 질환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은백색의 각질 쌓이며 가려움증 동반… 아토피, 건성 피부염과는 달라 

장기적인 전문 치료 필요… 대인관계 기피 등 스트레스에도 유의해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연일 무더위에도 긴팔, 긴바지만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건선 환자들이다. 희고 두툼한 각질과 울긋불긋한 피부 때문에 노출이 늘어나면 그만큼 더 주위 시선을 신경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칫하다간 잘 씻지 않는다거나 전염병이 있다고 오해받기 딱 좋다. 

건선은 피부 표면의 과도한 증식과 진피 등의 염증이 만성적으로 발병하는 난치성 피부 질환이다. 피부에 나타나는 발진이나 각질 등으로 인해 단순 피부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지만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인한 전신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우유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 환자들은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 때문에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스스로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건선의 증상

건선 초기에는 홍반이 생기고 서로 뭉치면서 점차 범위가 커지다가 그 위에 은백색 각질이 겹겹이 쌓이며 가려움증까지 동반된다. 증상이 악화될수록 이런 병변은 크기가 점점 커지며, 심할 때는 온 몸으로 퍼져나가면서 반복되다 농포와 진물이 발생하는 등 만성질환으로 자리 잡는다. 

흔히 건선을 건성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과 비슷해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아토피 피부염은 무릎 뒤나 살이 접히는 부분에 많이 발생하고, 건선은 무릎, 팔꿈치 등 바깥쪽에 많이 생긴다. 또한 건선은 경계가 명확한데, 아토피는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어르신들의 경우, 건성 피부염과 건선 질환을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둘은 비슷하지만 다른 증상을 보인다. 건성 피부염은 피부 전체가 가렵고 미세한 각질이 나타나고, 치료를 시작하면 금방 나을 수 있으며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반면에 건선 질환은 각질이 두껍고, 만성적이며, 치료가 잘 안 된다. 

대부분의 건선 환자는 두피나 무릎, 팔꿈치 등 옷이나 머리카락으로 가려지는 부위에 건선이 나타나기 때문에 주변에 건선 환자가 있어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간혹 전신으로 건선이 퍼지는 환자의 경우, 심하면 입원을 필요로 하고, 아주 심할 때는 심근경색 등을 유발해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또한 건선을 오래 앓으면 건선성 관절염,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 및 염증성 장질환 등 동반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고, 신체적 고통 외에도 정신적 스트레스가 커서 환자들이 우울감, 좌절감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한건선협회가 지난 2019년 건선 환자 643명을 대상으로 건선으로 인해 어떤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지 묻는 설문조사 결과, 공중 시설 이용(찜질방, 수영장 등)이라고 답변한 환자들이 전체 중 24%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직장 및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21%),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느낀다’(20%)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선 환자들이 질환으로 인한 고충과 함께, 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기인한 사회적 차별의 고충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건선의 치료

건선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대표적인 만성 피부질환으로,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건선 질환에 대한 이해와 정보가 부족하거나, 병원 진료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문적 치료보다는 상대적으로 접근이 손쉬운 대체의학을 사용하거나 자가 치료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민간요법, 대체의학 등은 아직까지 그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므로 자의적 판단으로 건선 치료를 시도할 경우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거나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건선 질환이 의심될 경우, 반드시 병원 방문을 통해 전문의와의 상담을 거쳐 올바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건선 치료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데 연고를 바르는 ‘국소치료법’, 자외선을 피부에 쬐는 ‘광선 치료법’, 면역조절 치료제를 복용하는 ‘전신치료법’, 과민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생물학제제 치료법’ 등이 대표적이다. 

치료법을 선택할 때는 환자의 상태와 증세, 호전·악화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합당한 방법을 택하게 되며 상황에 따라 단독요법, 복합요법, 다양한 치료법을 순환해가며 장기치료를 하는 순환요법 등을 적절하게 적용한다.

◇건선의 예방법

건선 예방을 위해서는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주나 흡연을 삼가고 피부에 상처를 주거나 자극을 주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 

또한 건선은 피부에 상처가 나면 그 주위로 병변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으므로 강하게 때를 미는 행위는 주의해야 한다. 피부가 건조하면 각질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만큼 보습제를 잘 발라주는 것이 좋다.

정서적 스트레스와 과로도 피해야 한다. 건선 환자들은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 외에 미용적인 면, 병변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 등 건선 자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 환자들의 30~70%에서 스트레스와 건선의 발병이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그러므로 스트레스에 적절하게 대처해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좋다.

우 교수는 “건선은 한 번 걸리면 10~20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일시적으로 좋아지더라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완치 개념이 아닌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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