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한참 이른 마스크와의 이별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한참 이른 마스크와의 이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7.02 14:36
  • 호수 7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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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은 유럽월드컵인 ‘유로2020’으로 시끌시끌하다. 지난해 열려야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됐고 그 사이 개발된 백신으로 인해 관중 출입도 허용됐다.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 독일의 분데스리가를 누비는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대회여서 국내에서도 새벽잠을 설쳐가며 이를 시청하는 팬들이 많다. 

필자 역시 주요 몇 경기를 시청했는데 볼 때마다 깜짝 놀랐다. 선수들의 기량이 아닌 관중들의 마스크 착용 실태 때문이다. 유럽은 영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코로나 예방접종을 진행했다. 영국은 집단면역의 기준인 70%를 넘길 정도로 접종률이 높다. 문제는 델타변이로 인해 여전히 일 평균 2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점. 백신 효과로 인해 증중환자나 사망자는 적지만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다.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건만 관중석에서는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턱스크’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지도 않고 어깨동무를 하는 등 가까이 붙어 응원하는 사람들도 수두룩했다. 실제로 이 모습을 본 많은 사람들은 “저러다 대거 확진되는 거 아니냐”며 걱정했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잉글랜드와의 축구 경기를 응원하러 런던을 방문한 스코틀랜드 관중 수만 명 중 1200여 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타 국가로 시야를 넓히면 유로2020발 확진자는 더욱 늘어난다.

이로 인해 이달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무관중 경기를 하더라도 선수단을 통한 감염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도쿄에 코로나 확진세가 무섭게 상승하고 있는 것도 염려스럽다.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이제라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은 코로나 극복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펼쳤다. 발 빠르게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접종에 열을 올리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벌써부터 코로나가 끝났다고 섣불리 판단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는 국내에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특히 수도권의 확진세가 예사롭지가 않다. 

얀센 백신을 접종한 필자 역시 지난 6월 정부의 새 거리두기안이 발표된 후 7월부터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니려 했다. 헌데 이 생각을 바꿨다. 적어도 시야에 한 명의 사람이라도 있으면 반드시 마스크를 쓰기로 했다.

코로나와의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다. 어쩌면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일지도 모른다. 다시 한번 느슨해진 마음의 고삐를 바짝 당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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