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연합회‧지회가 운영하는 ‘노인상담센터’ 큰 호응… “70대 이상 어르신들 더 편하게 상담해요”
대한노인회 연합회‧지회가 운영하는 ‘노인상담센터’ 큰 호응… “70대 이상 어르신들 더 편하게 상담해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7.09 11:19
  • 호수 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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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연합회와 충남 서천군지회 등이 노인상담센터 운영에 나서면서 경로당을 주로 이용하는 고령의 어르신들을 위해 연합회 및 지회에도 상담센터를 설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진행된 부산연합회의 경로효친상담센터 개소식.
최근 부산연합회와 충남 서천군지회 등이 노인상담센터 운영에 나서면서 경로당을 주로 이용하는 고령의 어르신들을 위해 연합회 및 지회에도 상담센터를 설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진행된 부산연합회의 경로효친상담센터 개소식.

부산연합회, 구리시‧서산시‧서천군지회 등 운영… 아직 복지관에 편중

상담사 경로당 방문, 집단상담 등 용이… 노인회 상담센터 이점 많아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경기 구리시에 거주하는 60대 A씨는 지난 몇 년간 심한 우울증과 무기력증으로 고통을 겪었다. 병원에도 가보고 각종 상담도 받았지만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찾게 된 곳이 대한노인회 구리시지회(지회장 장수용)에서 운영하는 구리시노인상담센터다. 답답한 속내 털어놓기를 1년,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서서히 마음의 병을 걷어내고 최근에는 노인일자리 사업에도 참여하며 다시 사회로 나올 수 있게 된 것이다. A씨는 “지회 노인상담센터 덕분에 삶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부산연합회와 충남 서천군지회가 새롭게 노인상담센터 운영에 나서면서 보다 많은 상담센터를 대한노인회 연합회 및 지회에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6만7000여개 경로당을 관리하고 300만 회원이 가입된 대한노인회의 접근성을 활용, 보다 많은 어르신들에게 상담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상담센터는 일종의 1차 상담기관으로 전문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곳은 아니다. 어르신들이 겪는 생활고, 부부갈등, 가정폭력 등 고민을 듣고 동주민센터나 보건소. 자살예방센터 등 전문기관에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어르신의 경우 문제가 생겨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경향이 강해 센터에서 제때 이를 발굴하기만 해도 의미가 있다. 이렇듯 노인상담센터는 많은 노인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노인상담센터 대부분은 지역 노인복지관이 운영하고 있다. 일례로 경기도의 경우 구리시지회를 제외한 나머지 50여개 상담센터가 복지관 몫이다. 물론 복지관이 지역에서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하고 실제로 60~70대 노인들도 많이 찾는 이점이 있다. 다만 70~80대 이상 고령자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복지관보다는 동네 경로당을 더 많이 찾고 이들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한 대한노인회가 훨씬 접근성이 높은 편이다.

실제로 노인회에서 운영하는 노인상담센터는 경로당 방문 집단상담을 적극적으로 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부터 다시 위탁 운영을 맡은 구리시지회는 내방상담과 전화상담 외에도 관내 경로당을 방문해 집단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상담 과정에서 어르신들의 겪는 문제를 빠르게 파악해 전문기관에 연결해주고 있다. 특히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의 우울감 해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보드게임과 각종 놀이도구를 이용한 우울증 극복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것이다.

(오른쪽)과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
경로효친상담센터에서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

구리시상담센터 관계자는 “각종 상담과 프로그램을 통해 우울증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어르신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고 상담 받은 어르신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고무적인 점은 대한노인회가 운영하는 노인상담센터가 더디긴 하지만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구리시지회와 충남 서산시지회 등 몇 곳에서만 운영됐는데 부산연합회와 충남 서천군지회 등이 최근 노인상담센터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부산연합회의 경우 지난 4월 부산연합회관 4층에 경로효친상담센터를 개소했다. 당초 경로효친상담센터는 문우택 부산연합회장이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면서 2019년 부산연합회관 개관과 함께 추진됐다. 다만 준비 과정이 길어지면서 올해 문을 열게 됐다. 

부산연합회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노인회에 자살예방센터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당시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지 않아 맡을 여력이 없었다”면서 “이제는 취업지원센터를 비롯해 노인자원봉사센터 등 탄탄한 조직을 구축했고 이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상담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라고 말했다. 

경로효친상담센터는 노인상담 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베이비부머를 상담사로 선발해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부산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에게 상담을 제공한다. 전화상담을 비롯해 온라인, 내방 상담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불편함을 해소해주고 있고 상담과정에서 장기적인 사례관리가 필요한 경우 전문기관에 연계하고 있다.초기이긴 하지만 부산시 등의 적극적인 홍보로 상담 문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문우택 회장은 “어르신들에 맞는 상담서비스를 연결해 노인들의 박탈감, 소외, 상실감, 자살, 우울증 등 다양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서천군지회도 노인상담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김윤태 지회장의 강력한 건의로 지난해 10월부터 노인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서천군지회 상담센터는 코로나19로 경로당이 문을 닫은 가운데서 빛을 발했다. 방문상담을 통해 우울증 척도 검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조기에 차단했다. 

김윤태 서천군지회장은 “전국의 지회마다 상담센터를 한 곳씩 설립해 운영한다면 노인들의 고통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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