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점점 줄어든다면 ‘골다공증’ 진행 가능성 커
키가 점점 줄어든다면 ‘골다공증’ 진행 가능성 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7.09 15:33
  • 호수 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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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의 증상과 치료법

여성, 폐경 후 골밀도 소실 빠르게 일어나… 스스로 알아채긴 어려워

골밀도 검사 결과, T값 -2.5 이하면 ‘골다공증’… 약물치료로 호전 가능

[백세시대=배지영기자] 김정미(40) 씨는 최근 코로나 때문에 방문을 미뤄왔던 친정집을 아이들과 함께 오랜만에 찾았다. 그러나 반가움도 잠시 친정엄마가 유독 키가 줄어든 것처럼 보였다. 혹시나 하며 재보니 실제로 키가 많이 줄어 있었다. 김씨는 “원래 나이가 들면 키도 조금씩 줄어든다”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친정엄마를 모시고 병원을 찾았고, 의료진으로부터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골다공증은 ‘소리 없는 뼈 도둑’으로 불릴 만큼 골절과 같은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는 한 쉽게 알아채기 힘들다. 대부분 오랫동안 증상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척추의 압박골절로 키가 줄어든다거나, 허리가 점점 휘어 허리통증이 생기곤 한다.

한제호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골다공증 환자들은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지고 허리가 굽는 것을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회복이 불가능한 사례도 있는 만큼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골다공증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뼛속에 구멍이 많고 뼈 조직 사이가 여기저기 끊어져 작은 충격에도 척추, 대퇴골, 손목 등에 골절이 잘 발생한다. 사진은 정상인과 골다공증 환자의 뼈 부분을 확대한 골조직의 모습. 	그림=대한의학회
골다공증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뼛속에 구멍이 많고 뼈 조직 사이가 여기저기 끊어져 작은 충격에도 척추, 대퇴골, 손목 등에 골절이 잘 발생한다. 사진은 정상인과 골다공증 환자의 뼈 부분을 확대한 골조직의 모습. 그림=대한의학회

◇골다공증의 원인

골다공증은 뼛속에 구멍이 많이 생긴다는 뜻으로 뼈의 양이 줄어들어 뼈가 얇아지고 약해져 잘 부러지는 병이다. 골밀도 연령에 따른 변화를 살펴보면 사춘기에 성인 골량의 90%가 형성되고, 사춘기를 지나 30대 초반까지 증가하다가 35세부터 서서히 골량이 줄어든다. 특히 여성의 경우, 50세 전후 폐경이 되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줄어든다. 대부분 폐경 후 3~5년 내 골밀도 소실이 가장 빠르게 일어난다.

여성 중에서도 45세 이하에 조기 폐경이 왔거나 골절 병력, 좌식생활습관, 저체중, 갑상선 질환, 류마티스관절염, 만성신부전증이 있다면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또한 노화로 인해 골수에서 골형성 세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감소하는 것과 비타민D 섭취 부족,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 등도 골다공증의 원인 중 하나다.

한 교수는 “최근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며 신체 활동량이 줄고, 야외활동 시에도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해 햇볕을 덜 쬐면서 골다공증 발생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골다공증 같은 뼈 건강은 유전적인 영향이 약 70% 정도이기 때문에 부모 중에 뼈가 약한 분이 있었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주의 깊게 본인을 살피고 주기적인 검진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의 진단

골다공증 검사는 뼈의 골밀도를 측정하기 위한 검사로 골다공증, 골연화증과 같은 골질환의 진단 또는 경과 관찰을 위해 진행된다. 

골다공증 환자에게선 뼈의 양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를 정상인의 골밀도와 비교해 얼마나 뼈의 양이 감소했는지 평가한 후 골절의 예방을 위해 치료가 필요한지 평가하는 것이다.

골다공증 진단을 위해서는 골밀도와 골질을 고려해야 하는데 골질의 경우 수치로 나타내기 때문에 T값(젊은 성인 집단의 평균 골밀도와 비교해 표준편차로 나타낸 값)으로 수량화될 수 있는 골밀도를 통해 T값이-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한 교수는 “T값이 내려갈 때마다 골절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며 “이는 혈압이 140/90㎜Hg이 넘으면 심혈관질환 발병 확률이 높은 고혈압 환자로 분류하고, 혈당 150㎎/dL을 넘으면 당뇨 환자로 보고 당뇨병성 합병증이나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게 치료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골다공증이 위험한 것은 골절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중년 여성은 넘어지면서 주로 손을 땅에 짚는데 이때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손목 골절이 쉽게 일어난다. 또한 미끄러지면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고관절 골절상을 입기 쉽다. 이같은 골절은 장애, 조기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손목 골절은 일반적으로 후유증 없이 잘 치유되지만 골반과 척추 골절은 심한 통증과 함께 신체장애를 가져올 수 있고 장애가 너무 심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으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골다공증의 치료

골다공증 치료는 골 형성을 증가시키거나 골 소실을 방지해 현재의 골량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골흡수억제제와 골형성촉진제를 사용한다.

골흡수억제제 중 가장 흔히 사용되는 비스포스포네이트제제는 먹는 약과 주사제가 있다. 주사제의 경우 먹는 약보다 효능이 더 강력해 3개월 혹은 1년마다 투여하면 된다. 골형성촉진제는 주사제로 1년 또는 2년간 투여 후 골흡수억제제로 변경한다.

단, 비스포스포네이트제제는 약제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3~5년간 투여 후 복용을 중단해야 하는 약제 휴지기가 필요할 수 있다.  

한 교수는 “골다공증의 치료는 골흡수억제제와 골형성촉진제를 사용해 뼈를 만들고 유지하는 형태로 이뤄진다”며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골절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투여 재개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약 복용을 중단하는 시기에 추적관찰을 제대로 안하면 골절위험도가 다시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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