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기 가평군지회 소속 조종가온누리클럽 “봉사하는 날, 반가운 얼굴 만나서 좋아”
대한노인회 경기 가평군지회 소속 조종가온누리클럽 “봉사하는 날, 반가운 얼굴 만나서 좋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7.09 15:41
  • 호수 7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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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평군지회 소속의 조종가온누리클럽 회원들이 현등사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경기 가평군지회 소속의 조종가온누리클럽 회원들이 현등사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현등사·운악산 등산로 청소… 복지부장관상 수상

조종면분회 경로당 회장들 주축으로 3년 전 결성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에는 현등사란 오래된 사찰이 있다. 신라시대 인도 승려를 위해 창건됐다고 한다. 고려 희종 때 보조국사 지눌이 재건한 절 경내에 극락전, 삼층석탑, 보광전 등 귀중한 사찰 문화재가 가득하다. 

이 절 입구와 주차장, 등산로 입구는 늘 깨끗하고 청결해 방문자들에게 상쾌한 기분을 안겨준다. 평소 관리가 잘 돼 있다는 증거다. 이는 대한노인회 경기 가평군지회 소속 조종가온누리클럽(코치 노해성) 회원들의 노고와 희생 덕분이다.

이 클럽 회원 20명은 한 달에 두 번, 2~3시간씩 현등사에 모여 담배꽁초, 휴지 등을 줍고 비닐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처리하는 등의 환경정화 봉사를 해오고 있다. 

노해성 코치는 “전국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깨끗한 마을이란 첫인상을 보여주는 건 노인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클럽 회원들이 손님을 맞이하는 자기 집을 청소하듯 성실한 마음으로 봉사한다”고 말했다. 

가평군지회는 조종면분회 등 6개 읍·면 분회를 두고 있다. 조종면분회에는 24개 경로당이 있으며 회원은 950여명이다. 이 클럽은 경로당 회장들이 주축이 돼 2018년 10월에 창단됐다. 70대 중반~80대 후반의 남 16명, 여 4명으로 구성됐다. 

노해성 코치는 가평군지회 경로부장 출신이다. 클럽의 탄생 과정에 노 코치의 역할이 컸다는 얘기다. 노 코치는 지회의 노인자원봉사클럽을 관리하며 자원봉사가 노인의 위상 제고와 지역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조종면분회 사무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뜻이 맞는 노인들과 자원봉사클럽을 조직하게 된 배경이다.  

노 코치는 “클럽 회원으로 있는 경로당 회장들은 자기 경로당도 나름 열심히 운영해 마을에서 존경을 받는 분들”이라며 “클럽 이름 ‘가온누리’는 가운데라는 뜻의 ‘가온’과 세상을 뜻하는 ‘누리’를 합친 우리 고유어로 ‘모든 일에 세상의 중심이 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원들의 경로당은 마을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신부웅(80)회원이 경로당 회장으로 있는 신상3리의 경우는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하며 마을 한가운데 무궁화 3000주를 심어 무궁화동산을 만들어 국화 사랑과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신부웅 경로당 회장은 “어린이집 아이들이 무궁화동산에서 태극기그리기 같은 행사를 통해 무궁화를 아끼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운다”고 말했다.

클럽 회원들은 비록 작은 봉사에 불과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격려와 칭찬에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회원은 “사찰 관리인이 수고한다며 음료수를 건네기도 하고 관광객들이 고맙다는 말도 전한다”며 “그런 순간마다 보람도 느끼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도 든다”고 말했다.

노인자원봉사활동은 지역 발전에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회원들 간의 단합과 소통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조종면 운악리(세구지)경로당 회장으로 있는 주우기(77)클럽 회원은 “경로당 회장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일이 많지 않아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는 봉사 날이 기다려지기도 한다”며 “청소하면서 서로 안부도 묻고 경로당 사정을 주고받다보면 운영에 도움 되는 정보도 얻고 기분 전환도 돼 좋다”고 말했다.

이 클럽은 위와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0년 노인자원봉사 우수사례 평가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클럽의 한 회원은 “환경정화 봉사만으로 큰 상을 받게 돼 의외라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다”며 “촌에선 노인들이 빗자루로 쓸고 휴지를 줍는 솔선수범의 모습이 주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성 경기 가평군지회장은 “조종가온누리클럽 회원들은 화목과 단결이 잘 되는 봉사 팀으로 알고 있다”며 “이분들의 희생과 수고로 가평의 문화유산의 가치가 더욱 돋보이고 아울러 노인회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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