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지도사 김종희 어르신
놀이지도사 김종희 어르신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2.19 08:45
  • 호수 15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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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통해 1·3세대 벽 허물었죠
▲ 놀이지도사 김종희 어르신. ⓒ이미정 기자
김종희 어르신의 연세는 올해 일흔하고도 하나. 적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일흔을 넘긴 어르신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활력이 넘쳤다. 4년째 서울광진노인종합복지관에서 한글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 어르신은 올해부터 또 다른 일에 도전한다. 바로 ‘어르신 놀이지도사’다. 생소한 직업이다.

어르신 놀이지도사는 지난 10월 서울 광진구가 지원하고 광진노인종합복지관이 60~70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그동안 단순노무직의 일자리를 탈피, 어르신들을 전문가로 육성해 좀 더 나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들은 지난 10월 14일부터 12월 16일 매주 화?금요일 2시간씩 보드게임을 비롯해 레크리에이션, 손(手)유희, 동화구연 등 이론과 실기를 교육받았다. 교육이 끝난 뒤에는 팀을 이뤄 인근 어린이집으로 실습을 나가기도 했다.

기존에 있는 유치원 보조교사와 차이점은 바로 보드게임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보드게임은 판 위에서 말이나 카드를 놓고 일정한 규칙에 따라 진행하는 게임을 말한다. 최근엔 그 종류와 활용방법도 다양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이후부터 보드게임방이 전국에 확산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보드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된바 있다.

보드게임에는 놀이기구에 매달린 원숭이를 적게 떨어트려야 이기는 ‘덤블링몽키’를 비롯해 나무조각을 쌓아올리는 ‘우드퀘이크’, 카드놀이 ‘좋은 친구들’ ‘치킨차차’ ‘윷놀이’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60대 이상 어르신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모집 당시 50여명이 교육을 받았지만 출석, 교육태도 등 까다로운 평가로 열 명 남짓한 어르신들이 중도에 하차했다. 이처럼 아무나 놀이지도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론과 실기로 이뤄진 까다로운 자격시험을 통과해야만 한다. 최종 합격자는 모두 34명. 이 가운데 김종희 어르신도 지난 12월 16일 시험을 치러 당당히 합격, 지난 7일 수료식을 가졌다.

김 어르신은 지난 실습준비를 하던 설레임을 잊을 수 없다. 전직교사 출신이기에 아이들 앞에서는 일은 자신 있었다. 하지만 행여나 준비한 내용에 작은 실수라도 할까봐 집에 돌아오면 동요 CD를 틀어 놓고 거울 앞에서 율동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 6명이 한 팀 체계로 실습 활동을 나가다보니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했다. 이 때문에 어르신들은 틈틈이 모여 직접 게임도구를 만들고, 수시로 모여 아이디어도 모았다.

김 어르신은 팀원들과 함께 12월 1일 광진구 내 한 어린이집을 찾았다. 첫 실습 날이었다. 어린이집 문을 들어선 순간 아이들에게선 경계의 눈초리가 역력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잠시, 보드게임이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살갑게 대했다. 김 어르신은 지루하지 않게 게임을 변형하거나 응용해 아이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실습 후 반응은 뜨거웠다. 아이들은 물론 교사들에게도 좋은 호응을 얻어 ‘또 해줄 수 없느냐’는 부탁을 받기도 했다.

김 어르신은 “금전적인 것을 떠나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활용하고 싶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나이든 사람들은 둔하고, 느리다고 생각 하지만 열정만은 젊은이 못지않다”고 말했다.

놀이지도사 교육을 받으면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와 사이는 더욱 돈독해졌다.

김 어르신은 “따로 떨어져 사는 손자를 위해 ‘덤블링몽키’를 구입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덕분에 손자가 저희 집을 방문하는 횟수도 늘어 함께 하는 시간도 늘었지요. 보드게임이 손자와 의사소통의 통로역할을 한 셈이지요”라고 말했다.

또 김 어르신은 놀이지도 교육을 받으면서 배운 솜씨를 강의시간에도 활용해 인기도 얻었다.

김 어르신은 “요즘 어린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지 않는 가정이 많다보니 함께 마주할 일이 많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조부모에 대한 사랑도 느끼지 못했지요. 1?3세대 사이의 벽을 허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겁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놀이지도사 어르신들은 올 3월부터 인근 유치원,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놀이지도를 가르치게 된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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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정 기자 2009-05-27 17:02:15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셔야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문의 02-466-6248 광진노인종합복지관에 문의 해 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양님 2009-05-24 16:26:59
저도 그런교육을 받고싶은데 어떻게하면 배울수 있는지 알고 십습니다
나이는 63세 입니다 꼬~옥 부탁드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