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용품‧복지용구도 공유서비스…“실버카 무료로 빌려주니 참 편리해요”
노인용품‧복지용구도 공유서비스…“실버카 무료로 빌려주니 참 편리해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7.23 11:06
  • 호수 7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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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노인사회에도 확산
최근 실버카 등 실버용품 대여 사업을 실시하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남해군에서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인 공유 실버카를 대여해 이용하는 어르신의 모습.
최근 실버카 등 실버용품 대여 사업을 실시하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남해군에서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인 공유 실버카를 대여해 이용하는 어르신의 모습.

경남 남해군, 전북 임실군 등 실버카 무상대여… 신청서만 작성하면 ‘끝’

경기 성남시, ‘복지용구 공유센터’ 열어 전동침대‧이동욕조 등 장기대여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경남 남해군 미조면에 거주하는 박영순(가명‧75) 어르신은 가끔 시내에 나갈 때마다 불편한 다리 때문에 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박 어르신은 최근 이러한 불편함을 덜게 됐다. 미조면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실버카’를 무상으로 대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박 어르신은 “장을 보고 짐 들고 이동할 때마다 힘들었는데 물건도 실을 수 있고 앉아서 쉴 수 있는 실버카를 무료로 빌려쓸 수 있게 돼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실버카’ 등 어르신 복지용품에도 공유경제 바람이 불고 있다. 공유경제란 ‘이미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함께 공유해서 사용하는 협력 소비경제’를 말한다. 공유숙박 서비스인 ‘에어비엔비’, 공유운송 서비스인 ‘우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해부터 확산된 코로나19 여파로 민간 공유경제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지자체가 복지 차원에서 도입한 공유경제 서비스는 되레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따릉이 사업이다. 2015년 10월부터 정식 시행한 완전 무인 공공자전거 대여 서비스로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 3000대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러한 흐름은 어르신 복지용품에도 적용되고 있다. 특히 경남 남해군을 비롯, 전북 임실군, 충북 충주시 등이 실버카 무상 대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버카는 보행이 불편한 어르신의 보행을 돕거나 쉬어갈 수 있는 의자 역할과 수납공간이 마련된 보행 보조기구다.

남해군의 경우 NH농협은행 남해군지부 성금을 지원 받아 공유 실버카 33대를 구입해 지난 7월 13일 관내 읍‧면에 보급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남해읍 정류소 2곳에 각 5대씩 10대를 비치했으며, 면 행정복지센터 9곳에는 2~4대를 비치해 어르신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몸이 불편한 사람, 노인, 장애인 등 군민 누구나 필요하면 빌려 쓸 수 있다. 남해읍 버스 승하차 도우미와 면 행정복지센터에 신청 후 대여일지에 성명, 전화번호를 작성하고 이용한 뒤 다시 대여 장소로 반납하면 된다.

전북 임실군이 운영하는 임실시니어클럽 행복용품 9988 사업단도 6월부터 지역 내 어르신을 돕기 위해 실버카를 무상으로 대여해주고 있다. 실버카 사용 중 고장·분실로 인해 불편을 겪거나 단기간 보행 보조기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시작했다. 남해군과 마찬가지로 신청서를 작성하고 간단히 사용법을 교육한 후 빌려준다. 65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대여기간은 총 15일로 1회 8일, 대기자가 없을 시 1회 7일 연장이 가능하다.

최근 어르신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인공지능 돌봄로봇을 공유하는 곳도 있다. 부산 금정구 치매안심센터는 8월 3일까지 치매 어르신을 위한 인공지능 돌봄로봇 ‘효돌·효순이’ 대여 서비스 신청을 받는다. 

효돌·효순이는 식사·약 복용·기상 알람 등으로 건강생활에 도움을 주고 애교·노래·말벗 등 정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여 기간은 1인당 최대 1년으로 신청자의 소득수준과 인지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경기 성남시는 최근 지자체 최초로 ‘복지용구 공유센터’를 개소해 실버카를 포함해 시민들에게 기증 받은 복지용품을 필요한 이들에게 무상으로 대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성남시는 지난 4월 중원구 은행동 제9공영주차장 내에 ‘복지용구 공유센터’를 설치했다. 센터는 88.52㎡ 규모에 대여실과 수리실을 갖췄다. 운영 인력 8명이 복지용구 기증 접수, 수리, 대여 업무를 맡는다.

대여 품목은 ▷휠체어 ▷전동침대 ▷간이변기 ▷목발 ▷재활운동 보행기 ▷욕창 방지 방석 ▷이동 욕조 ▷지팡이 ▷실버카 ▷영상전화기 등 22종 234개에 이른다. 최근 재활용할 수 있는 복지 용구를 시민에게서 기증받아 소독, 수리하고 새 디자인을 입혀 재탄생시켰다.

각종 사고로 일시적으로 몸이 불편한 사람, 노령자, 장애인 등 시민 누구나 빌려 쓸 수 있다. 대여하려면 성남시 복지용구 공유센터 홈페이지(snjb2870.com)를 통해 온라인 신청하면 된다. 대여 용구는 무료 배송, 설치해 준다. 대여 기간은 90일이다. 연장 신청 시 최장 1년까지 빌릴 수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기증받은 복지용구를 재활용해 활용성을 높이고, 시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공유의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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