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성 대한노인회 경기 이천시지회장 “지회장은 경로당 회원 아이디어를 시장께 전하는 ‘심부름꾼’”
원종성 대한노인회 경기 이천시지회장 “지회장은 경로당 회원 아이디어를 시장께 전하는 ‘심부름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7.23 13:41
  • 호수 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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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노인복지시설 ‘ICT사랑방’ 개설… 교수·학생들 전국서 견학 와

이천 시장, 노인에 잘 해줘…회장 활동비·회의수당·노인회관 건립 등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경기 이천시지회에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신개념의 노인복지시설이 들어섰다. ‘ICT사랑방’이 그것이다. ‘아이시티’란 말 그대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각종 프로그램 및 운동·게임기기를 갖춘 공간이다. AI로봇(리쿠)이 말벗을 해주고, 스마트워치로 측정한 심박 수에 맞게 러닝머신의 운동 강도를 조절해 준다. 이른바 맞춤형 운동 처방이다. 노래방, 물리치료실이 있는가하면 동작인식게임, 가상현실게임, 모래놀이 코너도 있다. 시간 당 6명씩 하루에 총 25명이 이용한다. 

원종성(79) 경기 이천시지회장은 “컴퓨터·스마트폰·키오스크 교육도 하고, 치매진단 프로그램을 통해 이상이 발견되면 바로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연계한다”며 “전국에서 대학 교수들이 학생들을 데리고 견학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원 지회장은 2020년 1월에 취임했다. 이천시지회는 14개 읍·면 분회, 410개 경로당, 회원 1만6197명이 있다. 

-코로나 방역이 강화됐다.

“노인일자리도 잘 진행되다 4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중단된 상태다. 경로당 개방은 했지만 40% 정도는 문을 안 열었다. 감염 확산을 우려한 어르신들이 스스로 취한 조치다.”  

이천시지회는 올해 총 610여명이 경로당복지도우미(408명), 어르신이 그리는 행복한 마을(노노케어·160명), 도시텃밭가꾸기(13명), 사랑방 공동작업장(29명) 등의 일자리에 참여하고 있다. 

-지회가 노인종합복지관을 수탁·운영하느라 일이 많을 것 같다. 

“코로나 이전까지 하루 이용 어르신이 400~500명이었다. 탁구 180명, 당구 160명, 노래교실 150명, 바둑·장기·서예가 각각 50명 선이다. 매일 아침 복지관 관장으로부터 일과 브리핑을 받고 지시를 한다. 코로나 이후엔 문을 닫은 상태에서 복지관 직원들이 하루 160인분의 도시락 배달을 하고 있다. 2018년 사회복지시설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직원이 그대로 일하고 있어 어느 복지관보다도 잘 운영되고 있다.”

원종성 경기 이천시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원 지회장 왼쪽이 연용희 사무국장.
원종성 경기 이천시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원 지회장 왼쪽이 연용희 사무국장.

-취임한지 2년째다 그간 어떤 일들을 했는지.

“1월에 오고 바로 다음 달 코로나 사태가 터져 분회도 다 돌아보지 못한 상태다. 지난 3월, 지회 맞은편에 시비(3억원)와 SK하이닉스(6억원)의 지원을 받아 ‘ICT사랑방’을 열었다. 전국서 이보다 현대화·지능화된 시설을 찾기 힘들 것이다. 한 마디로 첨단기기를 활용해 배우고 즐기고 운동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이다. 한 번 이용한 노인들이 아주 만족해한다. 요즘 말로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이천시에서 노인회에 협조적인가.

“이천 시장께서 최대한의 지원을 해주신다. 제가 아이디어가 없어서 못 하는 거지 아이디어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주시는 분이다. 우리는 연말 결산하는 총회 때 분회장 및 경로당 회장들에게 회의 수당(10만원)을 지급한다. 노인회에서 드문 일로 어르신을 지극 정성으로 섬기겠다는 시장님의 의지와 배려가 아닐 수 없다.”

이어 “보건소에서 65세 노인들에게 고혈압·당뇨·전립선약 등을 무료로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지회마다 분회장, 경로당 회장의 활동비가 화두인데.

“지회는 전부터 분회장에게 월 20만원씩 주고 있다. 경로당 회장들에겐 이번 달부터 7만원씩 지급한다. 처음엔 쉽지 않은 복지였다. 어려운 시 재정에도 불구하고 애써주신 시장님께 회원을 대신해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또 다른 성과라면.

“현재 노인종합복지관 1층에 지회 사무실이 있다. 복지관 수탁·운영 계약 종료를 대비해 길 건너에 내년 3월 준공 예정으로 단독회관을 짓고 있다. 200평 규모의 건물에 대·중·소 회의실을 갖춘 콘크리트 건물이다. 겨울엔 문손잡이가 차갑지 않나. 어르신들 손 시렵지 않도록 자동문을 설치한다.”

원종성 지회장은 이천농고 출신으로 일본 홋카이도 낙농대학을 수료했다. 이천시의회 부의장·의장을 역임했다. 농촌지도자연합회 수석부회장·직무대행을 지냈다. 미국 캘리포니아 센트럴대학교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천시지회 율면 분회장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대통령 표창, 농림수산부장관 표창, 석탑산업훈장 등을 수여했다. 

-농업에 오래 종사했다.

“책에서 우연히 젖소를 처음 본 순간 키워보고 싶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국비로 일본 낙농대학에 보내줘 2년간 그 나라의 근면·성실을 보고 배웠다. 귀국해선 품도 팔고 목장도 하고 농사도 짓고 닥치는 대로 일했다. 부친으로부터 땅 8마지기를 물려받아 한 해 200가마를 소출 한 적도 있다. 1969년부터 노인회 들어오기 직전까지 50년 가까이 농업발전과 농민복지 향상에 봉사했다. 경작 규모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변동직불금제가 정부를 상대로 얻어낸 값진  성과 중 하나이다.”

-시의회 의원이 된 계기는.

“트랙터사업으로 번 돈을 지역 어르신 복지에 썼다. 8년 간 해마다 관광버스 8~10대를 동원해 어르신들 여행을 보내드렸더니 주위에서 시의회로 진출해  지역 발전에 힘을 보태라고 했다. 초선에 부의장, 재선에 의장을 했다.”

-시의원으로서 업적이라면.

“당시는 의원들이 서로 자기 지역에 경로당을 만들 때였다. 지역인 율면의 24개 부락에 경로당 하나씩을 설립했다. 전국 대부분의 농로 우회도로가 1·2차선인데 반해 여기는 4차선이다. 경운기, 트랙터 등 농기계 이동을 위한 2차선 도로를 따로 만들어 교통사고나 체증을 줄였다.”

원 지회장은 지역의 교육환경 개선에도 기여도가 컸다. 율면의 초·중학교를 하나로 통폐합해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시설을 설치함으로써 사시사철 쾌적한 공간에서 공부할 수 있는 교실을 만들어놓았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시의원 그만두고 농촌지도자로 봉사할 때 주위에서 율면 분회장을 맡아달라고 했다. 2년간 분회장을 하다 지회장 선거가 있었다.”

-당선의 비결이라면.

“총 15번의 선거를 치러 13번 당선됐다. 선거의 요령이 생겼다고 할까. 표를 주는 유권자가 눈에 보인다. 지역의 경로당을 제외하고 전체 경로당의 95% 이상 돌며 지지를 부탁했다.”

-이천 쌀이 밥맛이 좋다고 한다.

“삼성그룹의 농업연구소가 이천이 환경적으로 타 지역과 비교해 5%의 유리한 면이 있다는 연구·조사를 발표한 적이 있다. 마치 오색약수가 대관령만 넘어서면 물맛이 변하는 것과 같은 이치로 이곳의 물과 공기, 햇볕 덕분이다.”

원종성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노인일자리 교육 등에서 인사말을 할 때 ‘저는 회장이 아니고 회원님들의 심부름꾼’이라고 한다”며 “어르신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얘기해주면 시장께 전달하겠다’는 얘기를 드린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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