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버리려던 가구도 ‘당근’으로 쉽게 처분
돈 내고 버리려던 가구도 ‘당근’으로 쉽게 처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7.23 14:57
  • 호수 7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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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활용법

집 근처 중고품 구매‧판매 가능… 직거래로 신뢰성 높아 사용자 증가

물건 등록 후 구매자와 약속 통해 거래… 과도한 가격 흥정 등 단점도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경기 화성에 사는 이규나(62) 씨는 최근 새 밥솥을 구입했다. 자식들이 분가하자 기존에 쓰던 10인용 밥솥이 너무 커져서 새로 구입한 것이다. 수년간 사용한 밥솥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서 그냥 버릴려고 했지만 그녀의 딸이 ‘당근마켓’에 중고로 팔라며 만류했다. 결국 그녀는 딸의 도움을 받아 중고마켓을 통해 집 인근에 사는 사람에게 3만원을 받고 밥솥을 넘겼다. 이 씨는 “더 쓸 수 있어도 버린 물건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당근마켓으로 처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이 기존 강자를 누르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집 근처에서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시니어들도 많아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표 중고 거래사이트는 네이버 카페에서 출발한 ‘중고◯◯’였다. 가입자 수가 2000만명에 육박하고 초당 5건에 새로운 물품이 올라올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거래가 택배로 이뤄진다는 것을 악용한 사기 사건이 빈번히 발생한다는 점이다. 안심거래 등 여러 방지책이 나왔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 틈새를 파고들어 성공한 것이 ‘당근마켓’이다. 2015년 출시 이후 서서히 이름을 알린 당근마켓은 지난해부터 빠르게 확장해 현재는 월 순사용자가 1500만명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본인의 주 활동지역에서 최대 7~10km 내 위치의 판매자만 표시되므로 도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거래할 수 있다. 직거래가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기를 당할 가능성도 훨씬 적다. 

당근마켓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에 접속해 ‘당근마켓’ 앱을 내려받는다. 당근마켓을 처음 실행하면 위치기반서비스로 내 동네를 설정하고, 전화번호 인증을 거친다. 이때 ID와 비밀번호가 아닌 전화번호를 활용해 반드시 본인 명의의 휴대 전화가 필요하다. 

집·회사 등 자주 가는 지역 ‘내 동네’ 설정

‘내 동네’는 2개까지 설정할 수 있고, 인증할 때 해당 위치에 있어야 동네 인증이 승인된다. 동네 인증은 무분별한 타지역 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로, 30일 간격으로 초기화된다. 즉,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자택이나 회사 등 자주 가는 지역을 등록해야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다.

여기까지 진행했다면 물건을 구매하거나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만약 안 쓰는 전자레인지를 팔고 싶다면 10장 내외로 상세하게 사진을 찍어둔다. 사진은 밝은 곳에서 제품 전체의 특징이 잘 드러나게 촬영하는 것이 좋다. 만약 전혀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라면 박스까지 함께 촬영하는 게 좋다. 쓰던 물건이라면 제품의 외관 상태나 사용감 등이 잘 드러나야 빠른 판매가 가능하다. 

이후 앱에 접속 후 우측 하단에 ‘+’를 누르고 ‘중고거래’를 터치해 판매글을 작성한다. 미리 찍어둔 사진(최대 10장까지)을 등록하고 제목, 판매할 제품에 맞는 카테고리(전자레인지의 경우 ‘생활가전’)와 내용을 작성한 다음 우측 상단의 완료를 눌러서 등록하면 된다.

이때 제목은 제품 특징이 잘 드러나게 쓰고, 카테고리 역시 정확하게 지정한다. 또 제품 설명에는 본인이 구매한 시기와 사용 기간, 무상 AS 여부 등을 정확히 써야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또 거래 시간이나 장소에 대한 간단한 정보도 기재하면 도움이 된다. 거래 장소의 경우 지하철역처럼 인근에 사는 사람은 누구나 알만한 정소로 정하는 것이 좋다.

글 작성 전 메인화면에서 우측 상단의 ‘돋보기’를 눌러 ‘전자레인지’를 검색해 비슷한 제품의 대략적인 시세를 확인한 후 가격을 명시하는 것도 빠른 판매의 방법이다.

구매희망자가 나타나면 앱 내 채팅창이 활성화 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구매자가 판매자 원하는 장소로 제품을 가지러 오는 게 관행이며, 서로 시간과 장소를 조율해 거래를 진행하면 된다.

중고품 구매 방법도 큰 차이가 없다. 메인에서 ‘돋보기’ 버튼을 눌러 원하는 제품을 검색한 후 판매 때와 같은 절차로 진행하면 된다. 

‘매너온도’ 높아야 추후 거래 용이

거래가 끝났다면 거래 후기를 보내 사용자 점수인 ‘온도’를 주고받을 수 있다. 당근마켓 온도는 구매 후기를 기반으로 쌓이는 점수인데, 점수가 높을수록 친절하고 원활하게 거래하는 사용자임을 뜻한다. 만약 점수가 낮아지면 약속을 잘 안 지키거나 예의가 없는 불건전 이용자로 평가받아 사람들이 거래를 기피하는 일이 생긴다.

물론 당근마켓이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집 주변 물건만 거래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거래물품이 다양하지 않다. 

또 가격을 흥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지나치게 가격을 낮추려는 사람들도 있고 저렴한 물건의 경우 무료로 달라고 종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구처럼 돈을 내고 버려야 하는 물건들도 무료 또는 소액을 받고 처분할 수 있어 이용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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