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북 상주시지회 소속 삼백노인자원봉사클럽 “남편·아내 함께 악기 연주…부부 사이 더 좋아져”
대한노인회 경북 상주시지회 소속 삼백노인자원봉사클럽 “남편·아내 함께 악기 연주…부부 사이 더 좋아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7.23 14:59
  • 호수 7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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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경북 상주시지회 소속의 삼백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요양원에서 공연봉사를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경북 상주시지회 소속의 삼백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요양원에서 공연봉사를 하고 있다.

성당 무료급식소·요양원·장애아보호시설 등서 색소폰 공연

교사·면장·조합장 출신 60~70대 남녀 23명…부부 회원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경북 상주시지회 소속의 삼백노인자원봉사클럽(코치 김귀배)은 음악으로 노인의 외로움과 소외감을 위로해주는 봉사단체이다. ‘삼백’은 상주의 명물 쌀·누에고치·곶감 등 세 가지를 상징하는 단어에서 따왔다. 60대 후반~70대 초반의 남녀 23명으로 구성된 이 클럽은 매주 월요일 성당 무료급식소와 요양원, 장애아보호시설 등에서 색소폰 공연을 해오고 있다. 

김귀배 클럽 코치(74·화개동)는 “회원 대부분이 교사, 면장, 파출소장, 조합장 출신들로 퇴직 후 취미 삼아 악기를 배웠다”며 “대중 앞에 서도 될 만큼 실력이 붙으면서 자연스럽게 소외된 노인들을 위한 음악봉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창단 배경을 소개했다. 김 코치는 화개동경로당 총무이자 동문동분회 사무장이기도 하다.

이 클럽은 2018년 노인회에 소속됐지만 원래는 훨씬 전부터 봉사활동을 해왔다.

 당시 클럽 창단의 산파역이었던 여환국 단장(75)은 “저를 포함 교육 공무원 출신 대여섯 명이 클럽을 만들어 적십자병원 내 노인대학과 상주시 주최 행사에서 공연했다”며 “상주시의 24개 읍·면·동을 다 돌았다”고 기억했다. 여 단장은 우석여고 교장 출신으로 시력이 안 좋아 색소폰을 배우게 됐다고 한다.

이들은 상주 시내에 방음·앰프 시설을 갖춘 컨테이너를 갖다놓고 오후에 서너 시간씩 연습한다. 레퍼토리는 노인들이 좋아하는 가요로 ‘애수의 소야곡’·‘번지 없는 주막’·‘물레방아 도는 내력’ 등 200여곡이다. 

여 단장은 “한 번 공연에 준비곡까지 포함해 20여곡을 연습한다”며 “공연활동이 입소문이 나면서 도민체전, 이야기축제, 재래시장 살리기 같은 여러 행사장에서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클럽은 매월 4회 이상, 1년 100회가 넘는 연주를 해오면서 감동적인 일도 많았다. 

김귀배 코치는 “장애아보호시설을 찾았을 때 그곳에 수용된 10대 아이들 30여명이 처음엔 서먹하게 바라만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연주에 맞춰 춤도 추고 발음이 잘 안 되는 입으로 노래도 따라하는 걸 보고 감동 받았다”며 “음악이 사람에게 즐거움과 용기를 준다는 사실을 강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 클럽에는 함께 봉사하는 부부 회원들도 있다. 안동 교육장 출신의 윤기환 회원(72·신봉동)은 색소폰을 연주하고 부인은 성당 무료급식소에서 조리와 배식봉사를 한다.

윤 회원은 “아내도 교사로 맞벌이 부부여서 젊었을 적에는 함께 있는 시간이 적었다”며 “함께 봉사하니까 힘든 줄도 모르고 부부사이도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장 출신의 이석희 회원(71·구미시 도개면)도 “저보다 1년 먼저 색소폰을 배운 아내와 연습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호흡·감정 등이 잘 맞는 것 같다”며 “교회에서도 아내와 같이 종종 공연한다”고 말했다.

클럽 활동이 지역에 알려지면서 동참을 원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하지만 가입이 쉽지 않다. 음악을 즐기며 기본소양도 갖춰야 한다는 두 가지 조건 때문이다. 

김 코치는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맞지 않을 경우 팀 분위기를 해칠 위험이 많다”며 “전체 회원이 동의해야만 (봉사클럽에)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3~4명씩 소규모로 공연을 하거나 농가를 찾아 일손돕기를 하고 있다. 

삼백노인자원봉사클럽은 위와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0년 노인자원봉사활동 우수사례 평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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