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세계인의 축제에 찬물 끼얹은 ‘문화방송’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세계인의 축제에 찬물 끼얹은 ‘문화방송’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7.30 14:07
  • 호수 7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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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 ‘MBC’는 지난 6~7월 4부에 걸쳐 ‘MBC 이즈 백’을 방영한다. 창사 60주년을 기념해 그간 자사를 통해 송출한 추억의 명작들을 모아 소개하는 방송이었다. 현재 유튜브 등에 밀려 적자에 시달릴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60주년을 발판으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미를 담은 방송이었다.

하지만 MBC는 영광은커녕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에 찬물을 끼얹는 황당 중계로 전 세계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MBC의 황당 중계는 지난 7월 23일 진행한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200여 참가국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등장할 때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진을 넣은 것이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인접 국가에도 큰 피해를 입혔고 아직까지 그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입장할 때 ‘삼풍백화점’, ‘세월호’ 사진을 삽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기서 끝났으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MBC는 현명하지 못했다. 엘살바도르 선수단 소개에서는 비트코인 사진을 삽입했고, 아이티 선수단이 입장하던 당시에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고 소개했다. 이밖에 마셜 군도를 소개하며 ‘한때 미국의 핵실험장’이라는 문구 등을 삽입하기도 했다.

이러한 황당 중계는 외신을 통해서 세계 각국으로 알려져 망신살을 샀고, 우리나라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BTS가 올려놓은 국격을 MBC가 떨어트렸다”며 분노하는 분위기다.

준공영방송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7월 25일 진행된 우리나라와 루마니아의 남자축구 B조 예선 경기에서 루마니아 선수 마리우스 마린이 자책골을 넣었다. 이후 전반전이 끝난 뒤 광고 영상이 상영될 때 우측 상단에 ‘고마워요 마린 자책골’이란 조롱성 자막을 넣었다. 

이에 대해 박성제 MBC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적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며 공식사과했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나의 슬픔을 웃음으로 풀어내는 해학의 민족이지 남의 불행을 조롱하는 문화는 없다. 이런 식의 조롱은 덜떨어진 사회 부적응자들이 모인 일부 사이트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다. 철저한 조사로 관련자를 엄벌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작 시스템을 재정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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