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이런 사람이 대통령 됐으면…”
[백세시대 / 세상읽기] “이런 사람이 대통령 됐으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7.30 14:23
  • 호수 7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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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며느리를 잘 들였다’는 말을 듣기 힘들다. 시부모 잘 모시고 자식 건강하게 키우고 집안에 우환을 일으키지 않는 며느리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국가에 빗대서 말하자면 대통령이 ‘며느리’인 셈이다. 노인 공경하고 청년 일자리 걱정 덜어주고 나라경제 잘 이끌어 가면 존경 받는 지도자이다. 불행히도 역대 대통령은 ‘좋은 며느리’가 아니었다. 하나를 잘 하면 다른 두 가지를 그보다 더 못했다. 

▷이 나라엔 버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더 많다. 공공부문 전체 인건비가 국내 대표 500대 기업의 인건비 합을 추월한 것이다. 지난해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공공부문 총 인건비는 89조5000억원이다. 공공부문은 전체 공무원 재직자와 공공기관 임직원을 모두 포함했다.

반면에 지난해 500대 민간기업 인건비 합은 85조9000억원으로 공공부문보다 3조6000억원 적었다. 500대 기업은 비금융업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기준으로 했다. 통상 500대 기업은 대기업과 최상위 중견기업을 포함하기 때문에 민간기업 동향 분석에서 자주 쓰는 기준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무원을 턱없이 많이 뽑아 국민 허리가 휘고 국고가 거덜 날 지경에 이르렀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이 정부에서 지난 4년간 공공부문 인력이 22만605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500대 기업 증가 인력 3만4886명의 약 6배에 달했다. 현재 공무원 재직자는 122만1322명으로 문 정부에서만 11만3350명이 늘었다.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더 많으면 그 집은 빚더미에 올라앉고 가족은 뿔뿔이 흩어진다.  

▷공무원이 집중된 대표적인 국가기관이 청와대이다. 무려 450여명이다. 우리보다 땅도 크고 인구도 많은 미국의 백악관 직원은 500여명이다. 단순비교해도 턱없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이 대통령을 잘 보좌하고 나라발전에 기여한다면 또 모를까, 그 반대의 일을 하고 있다. 법질서 문란(울산시장 선거 개입), 시장질서 교란(소득주도성장), 산업구조 파괴(월성원전 조기폐쇄) 등에 앞장서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통일부 폐지를 주장했다. ‘역할과 실적이 모호한 통일부를 그대로 둬야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국민 대다수가 느끼고 공감했던 부분이다. 통일부는 남북통일 실현을 위해 존재하는 부처다. 국제적 이해관계가 난마처럼 얽힌 이 시점에서 남북통일이 가당키나 한 걸까. 통일부가 과연 그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존속시키는 건 이름뿐인 존재감을 통한 대리만족이자 ‘자기안심’에 불과하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밀당’ 게임에서 통일부가  한 일이 무엇인가. 김정은이 개성공단의 우리 측 건물을 폭파했을 때 입이라도 벙긋했는가. 누구 말대로 ‘엄중히’ 물어봐야 한다.

자고로 민간 기업에는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부서는 존재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아무런 소임과 책임, 미래 비전이 없는 부처를 그대로 둘 이유가 하나도 없다. 통일부 1년 예산 1조5000억원을 어떡해서든 아껴야 한다.

▷대한민국 예술원·학술원이라는 ‘고색창연한’ 기관이 있다. 학술 부문에 현저한 공로가 있는 이, 예술 창작·진흥에 공로가 큰 원로예술가에게 국민연금처럼 매달 180만원씩 주고 있다.  

작가 등 뜻 있는 사람들은 ‘긍정적인 역할보다 자신들의 잇속을 채우는 집단이기주의적인 모습으로 오히려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 의욕을 꺾는 일들이나 한다’며 일찍부터 폐지를 말해왔다. 

대저 이곳만이 아니다. 국회의원 1인 당 보좌관 수(9명), 국회의장·대법원장 등 관저유지비, 불필요한 관급공사 등에 눈에 천불이 날 정도의 예산 낭비가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통령이 되면 전 국민에 100만원, 청년에 200만원씩 주겠다고 한다. 여기에 드는 20조원의 돈은 재정구조 개혁, 예산절감, 탄소세 등으로 조달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코웃음을 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공무원 수와 청와대 몸집을 줄이고, 창작지원금 같은 특별우대를 없앤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런 일을 눈치 안 보고 뚝심 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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