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충남 서산시지회 소속 온석지자원봉사클럽 “우리가 손보는 공원서 아이들 뛰놀 때 보람”
대한노인회 충남 서산시지회 소속 온석지자원봉사클럽 “우리가 손보는 공원서 아이들 뛰놀 때 보람”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8.12 10:46
  • 호수 7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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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충남 서산시지회 소속의 온석지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온석지 주변을 청소한 뒤 기념촬영했다.
대한노인회 충남 서산시지회 소속의 온석지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온석지 주변을 청소한 뒤 기념촬영했다.

서산 시민의 휴식 공간 ‘온석지’ 청소와 도서 관리 봉사

유휴지에 고구마 경작, 홀몸 어르신·조손가정에 나눠줘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우리가 정성껏 가꾸는 호수 변 산책로를 어린이집 아이들이 줄지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4월 1일, 정병화(82) 온석지자원봉사클럽 코치가 하는 말이다. 봉사를 하면서 손주들의 재롱에 행복해 하는 할아버지의 심경을 느꼈다는 얘기다. 이 클럽은 대한노인회 충남 서산시지회 소속의 자원봉사클럽으로 서산시 동문1동에 위치한 온석지와 공원 주변 환경정화를 해오고 있다. 온석지는 탁 트인 공간,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 등 뛰어난 경관으로 많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 장소다.

이 클럽은 2018년 봄, 서산시지회의 권고에 따라 결성됐다. 

정병화 코치는 “클럽 회원 20명 모두가 온석경로당 회원들이며 70대 후반~80대 초반의 공무원, 회사원, 농업인 출신의 남성들로만 구성됐다”며 “회원 개개인들은 이전부터 지역에서 나름의 봉사를 해왔다”고 말했다. 공무원 출신의 정 코치는 젊은 시절부터 4H, 농진회 등 봉사단체에서 땀을 흘렸다.  

이들은 한 달에 두 번(5·15일) 공원에 모여 서너 시간 동안 휴지를 줍고 빗자루로 쓸고 나무전지 등을 한다. 이밖에도 공원에 설치된 책냉장고의 책들을 관리하며 유휴지에 고구마 등을 경작해 홀몸 어르신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정동건(76)클럽 회원은 “책냉장고는 폐냉장고 표면에 그림을 그려 넣고 책장처럼 사용하는 걸 말한다”며 “시민들로부터 기증 받은 도서를 3곳의 책냉장고에 보관해 공원을 찾는 이들이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동문1동 통장이자 클럽 회원인 정헌태(73) 어르신은 “공원 내 팔각정에서 노인들이 손주들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공원을 찾은 샐러리맨들도 책냉장고에서 책을 꺼내 보기도 한다”며 “시민들이 자기 소유의 책들을 책냉장고에 갖다놓는 터에 책이 많아져 주민자치센터에도 책이 가득하다”며 웃었다.

40여년 봉사를 해온 정헌태 회원은 새마을운동, 방범, 체육활동 등 다방면에 걸쳐 봉사를 한 공로로 훈·포장 각 1회, 장관상 5회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 클럽은 묵은땅을 빌려 농산물을 경작해 수확물을 이웃과 함께 나누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1000여평의 밭에서 고구마, 감자 500박스를 수확했다고 한다. 

정헌태 회원은 “노인들이 농사를 짓는다니까 젊은이들이 가만히 앉아서 볼 수만 없었는지 트랙터로 밭을 갈아주고 수확도 돕는다”며 “홀몸 어르신, 취약계층, 조손가정 등에 고구마를 갖다 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3년여 클럽 활동 중 보람과 감동의 순간도 많았다. 정헌태 회원은 “하루는 병원 입원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지 못한 회원이 퇴원 후 봉사 현장을 찾아와 ‘다들 땀 흘려 일하는데 자기만 빠져 미안하다’면서 떡을 내놓았다”며 “진정성이 밴 동료의식이 느껴져 떡이 잘 넘어가지 않더라”고 기억했다. 

회원들의 이 같은 희생과 봉사의 성과를 인정받아 이 클럽은 2020년 노인자원봉사클럽 우수사례 평가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 충남연합회가 주관한 2020 노인자원봉사클럽 경진대회에서 은상을 각각 수상했다. 

정 코치는 수상과 관련해 “코로나 때문에 수상 상금으로 회식조차 하지 못했다”면서도 “우리가 하는 일이 남 앞에 자랑할 만한 일이 못되는데 큰 상을 받아 부끄럽다”고 겸손해 했다.

우종재 서산시지회장은 “온석지자원봉사클럽 등 지회 소속의 12개 자원봉사클럽이 남다른 봉사정신으로 열심히 지역 발전에 헌신해 노인회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며 “봉사정신은 노노케어 같은 노인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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