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의 60%는 B형간염이 원인… 예방접종 받아야
간암의 60%는 B형간염이 원인… 예방접종 받아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8.13 16:09
  • 호수 7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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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형 간염 바로 알기

A형간염, 한번 앓고 나면 평생 면역… B형간염은 혈액·체액 통해 감염

C형간염, 치료제 있어 완치 가능… B·C형 간염은 무증상도 진료 필요

A·B·C형 간염은 각각 원인과 증상 및 백신과 치료제 유무 역시 차이를 보이므로 미리 질환을 숙지해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A·B·C형 간염은 각각 원인과 증상 및 백신과 치료제 유무 역시 차이를 보이므로 미리 질환을 숙지해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세시대=배지영기자] 간염이란 간세포·간조직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지속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된다. 보통 발병 후 3~4개월 이내에 회복 또는 완치가 되는 것을 급성간염, 6개월 이상 낫지 않고 진행되는 경우를 만성간염으로 볼 수 있다.

간염은 유형에 따라 A형, B형, C형, D형, E형, G형으로 구분하는데, 국내에서 발견되고 있는 간염 바이러스는 대부분 A·B·C형이다.

A·B·C형 간염은 각각 원인과 증상이 다르고 대처법 역시 차이를 보인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흔히 발생하는 3가지 간염에 대해 권정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A형간염, 한 번 걸리면 평생 면역

A형간염은 무더운 여름철마다 기승을 부리는 1군 감염병이다. 다른 간염에 비해 집단 발병 가능성이 큰 편으로, 심한 증상과 간 수치(효소의 농도)의 상승을 보이지만 빠른 호전과 회복을 보이는 등 급성질환의 형태로 나타난다.

A형간염 바이러스는 대부분 오염된 물이나 음식 등을 섭취하면서 감염된다. 초기에는 감기처럼 열이 나고 전신 피로감이나 근육통이 생기며 식욕이 떨어지고 구토, 발열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나 감기몸살이나 위염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소변 색깔이 진해지고 눈 흰자위에 노란 황달기가 생긴 후에야 A형간염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A형간염에 감염되면 적절한 영양 섭취와 안정을 취하는 것 외에 아직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대부분 입원하면 수액 치료 등 대증요법을 통해 회복된다. 

다행히 A형간염은 백신이라는 효과적인 예방법이 있다. 총 2회에 걸쳐 접종하는데, 만 1~16세에 접종을 진행하고, 1차 접종 후 6~12개월 후 추가 접종을 하며, 한 번 앓고 나면 평생 면역이 생긴다. 간암 발병과는 관련이 없다. 

그러다보니 A형간염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20~40대에서 발병할 확률이 높다. 과거 위생환경이 좋지 못해 이미 A형간염을 앓았던 중장년층들은 대부분 면역력을 획득한 상태인 반면, 위생 수준 향상으로 A형간염에 걸릴 확률이 낮았던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A형간염에 대한 면역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감염에 취약한 40대 미만의 환자는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B형간염, 간경변증·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

B형간염은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진행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만성간염과 간경변증 환자의 약 70%, 간암 환자의 약 60%는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혈액, 체액, 감염된 사람과의 성적 접촉, 주사기 바늘 공동 사용 등을 통해 감염된다. 특히 바이러스 보유 여성의 출산 시 아기가 감염되는 모자간 수직감염이 가장 중요한 감염경로로 알려져 있다. 

만성 B형간염 환자라도 간 수치가 정상인 경우가 많고, 가벼운 경우에는 증상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나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복수가 차고 황달이 생기는 간경변증으로 진행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각 증상은 전혀 없지만 건강검진이나 우연히 받은 검사에서 간암이 진단돼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B형간염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수직감염 가족력이 있거나, B형간염 양성으로 알고 있는 경우에는 증상 유무, 간 수치와 상관없이 무조건 정기검진을 통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의 진행을 확인해야 한다.

B형간염 예방접종은 총 3회(0, 1개월, 6개월)를 거쳐 진행한다. 특히 B형간염 보유자의 가족, 수혈을 자주 받아야 하는 환자, 혈액투석 환자 등은 B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환경에 있는 만큼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한다.

아쉽게도 현재까지 B형간염에 대한 완치제는 없다. 다만, B형간염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존재한다. 최근에는 내성이 적고 효과가 좋은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돼 간 수치와 B형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따라 전문의의 지시에 따른 복용으로 간경변증 진행이나 간암 발생을 크게 낮추고 있다.

그러나 항바이러스제는 임의로 투약을 중단할 경우, 바이러스 돌파현상에 의한 급격한 간 수치 증가 등 치료제의 내성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C형간염, 치료제로 완치 가능

C형간염은 B형간염처럼 만성질환으로 발전돼 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 또한 A·B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존재하는 반면, C형간염은 예방 백신이 없어서 예방하기가 어렵다. 

1990년 이전에는 수혈과 관련돼 대부분 C형간염이 발생했으나 그 후에는 수혈 전에 C형간염 정밀검사를 시행하는 관계로 수혈에 의한 전염은 거의 없다. 최근에는 성적인 접촉이나 혈액을 이용한 의약품, 오염된 주사기 재사용, 문신을 새기는 과정 등에서 전염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C형간염 환자의 80%가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복수, 황달, 간종괴(간 초음파에서 보이는 모든 덩어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간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이에 혈액전파 감염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예방법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감염경로 노출을 통해 고위험군인 경우가 확인되면 건강검진을 통해 본인의 C형간염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C형간염은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데 만약 C형간염이라면 추가적으로 유전자형 검사를 실시한다. 1형부터 6형까지 총 6가지가 있기 때문에 정밀한 유전자형 검사를 통해 어떤 바이러스인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 약제나 치료 기간이 달라진다. 

이처럼 검사방법이 복잡한 대신 한 번 정확한 유전자형을 밝혀내면 치료제가 개발돼 있어 95%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C형간염도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간염을 거쳐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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