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에 많다고 알려진 고혈압, 고령의 여성에 급증하는 여성 고혈압의 증상과 치료
남성에 많다고 알려진 고혈압, 고령의 여성에 급증하는 여성 고혈압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8.13 16:16
  • 호수 7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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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고혈압은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폐경 이후 급격히 증가하므로 평소 혈압이 높은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가정에서 스스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성 고혈압은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폐경 이후 급격히 증가하므로 평소 혈압이 높은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가정에서 스스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성호르몬 감소와 밀접한 관련… 자가 혈압 측정 등 적극관리 필요

남성보다 혈압약 부작용 더 많아… 염분 섭취 줄이고 적절한 운동을

[백세시대=배지영기자] 고혈압은 음주, 흡연, 과식하는 중장년 남성에게 많은 질환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막상 현실을 들여다보면 고령일수록 여성 고혈압 환자가 훨씬 많다.  

하지만 고혈압이 생겼다고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 전문의와 함께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잘 관리할 수 있는 질병이 또 고혈압이기 때문이다. 이에 여성 고혈압의 특징과 주의점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본다.

◇여성 고혈압, 65세 이후 급격히 증가

고혈압은 뇌졸중·심부전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는 만성질환이다. 수축기(최고)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최저) 혈압이 90㎜Hg 이상일 때 진단된다. 성별 유병률(2018년 기준)은 남성 28%, 여성은 18.6%로 남성 환자 비율이 대체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대한고혈압학회의 ‘2020 고혈압 팩트 시트’에 따르면, 60대 이전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지만 65세를 기점으로 남성 환자는 비교적 줄고, 여성 환자가 급증했다. 특히 80대 이상에서는 여성 환자가 470만891명으로 남성(186만1507명)보다 2배 이상 많아졌다.

이처럼 여성 고혈압은 특정 연령에 급격히 증가하는 특징을 가진다. 이는 바로 폐경 이후 나타나는 갱년기 때문이다. 폐경 시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한 다양한 신체적 변화를 겪게 되는데, 이중 심혈관계의 변화가 혈압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혈관 확장 효과가 있는데, 폐경으로 호르몬이 감소하면 혈관 확장 효과도 함께 감소돼 상대적으로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압 증가를 보이게 된다. 이와 함께 폐경 이후의 체중증가나 운동 부족, 연령으로 인한 다양한 신체 변화가 비만과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높이면서 혈압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심혈관질환·치매 등 합병증 일으키기도

고혈압은 여러 합병증을 유발하는데, 특히 여성에게 더욱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킨다. 고혈압이 있는 여성은 남성보다 고혈압에 의한 좌심실 비대, 심부전, 동맥 경직도 증가, 당뇨, 만성 콩팥질환 등 장기 손상이 더 많이 발생해서다.

더욱이 에스트로겐 감소는 몸에 이로운 HDL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해로운 LDL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등 혈중 콜레스테롤에도 영향을 미쳐 고혈압뿐 아니라 다른 심혈관질환의 발병위험도 높아진다.

노인의 최대 적이라고 불리는 인지장애(치매)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인지장애는 고령 환자 중 특히 여성에서 흔한데, 고혈압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순응도를 낮춘다. 그뿐만 아니라 고혈압 자체가 인지장애를 초래하고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고혈압 치료 방법

고혈압 치료방법은 성별에 따라 다르지 않다. 나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고혈압 기간이 오래되면 심뇌혈관 합병증 발생률이 올라가므로 적극적으로 혈압을 관리해야 한다. 특히 심뇌혈관질환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도 갑자기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고혈압을 진단받았다면 전문의를 통해 꾸준한 혈압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 

가족 중에 고혈압을 비롯한 심뇌혈관질환 병력이 있거나, 혈압이 꾸준히 135/85mmHg를 넘는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후 적절한 약물을 정확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여성의 경우 고혈압약 부작용이 남성보다 1.5~1.7배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은주 여의도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여성은 남성보다 항고혈압제로 인한 전해질 균형이상, 부정맥, 통풍 등의 발생률이 높고, 칼슘길항제에 의한 말초부종도 더 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의사와의 정기적인 상담을 통해 혈압약 등 약물이 필요한지 확인해야 한다. 일단 치료를 시작했다면 약물 복용에 대한 순응도를 높이는 것이 조절률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단, 전문가와 상의 없이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해선 안 된다. 

또한 고혈압 약제는 종류가 많고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고혈압의 정도, 기저질환, 연령 등 개인의 상태에 맞춰 전문의가 처방한 약물을 그대로 복용해야 한다.

◇생활 속 고혈압 예방법

생활습관 개선과 정기적인 혈압 측정은 고혈압 관리의 첫 단계로 꼽힌다. 이에 중장년 여성의 경우, 식습관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과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과체중은 고혈압 발생위험을 3배 이상 높이므로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운동으로 열량을 소모해야 한다. 하루에 30분 이상 1주에 2~3회 정도가 적절하다.

염분 섭취를 감소시키는 것도 식이요법상 중요한 부분이다. 1일 7g 정도가 가장 바람직하며, 많아도 10g 이하로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 간혹 많은 염분을 섭취해도 혈압이 오르지 않는 사람이 있으나, 혈압강하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염분 감소는 필수적이다. 채소 섭취에 의한 칼륨 섭취의 증가도 도움이 된다.

조 교수는 “정상 혈압과 고혈압의 중간 단계에 있으면 염분 섭취를 줄이고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통한 체중 조절이 필요하다”면서 “금연·절주 등 생활습관을 잘 관리해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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