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 요식업 영역 넓혀…카페 편중 벗어나 피자‧주먹밥 만들어
노인일자리, 요식업 영역 넓혀…카페 편중 벗어나 피자‧주먹밥 만들어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8.20 13:30
  • 호수 7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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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페 중심이었던 시장형 노인일자리가 피자가게, 분식점, 한식당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문을 연 구로구의 시장형 노인일자리인 피자가게의 모습.
최근 카페 중심이었던 시장형 노인일자리가 피자가게, 분식점, 한식당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문을 연 구로구의 시장형 노인일자리인 피자가게의 모습.

서울 구로구, 피자가게 시장형 사업단 운영… 가성비 좋은 피자로 호응 

영등포구는 할매주먹밥으로 성공… 충남 논산시는 한식뷔페 운영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지난 7월 30일 서울 구로구 항동주민센터 인근에 가성비 좋은 피자를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한 ‘피자00’ 구로항동점이 문을 열었다. 1만원 내외의 가격에 피자를 판매하는 ‘피자00’ 개업 소식이 알려지자 첫날부터 사람이 몰렸다. 헌데 피자를 만드는 종업원들의 모습이 색달랐다. 이 피자가게는 구로구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시장형 노인일자리라서 근무자들이 60대 이상 어르신들이었던 것이다. 구로시니어클럽 관계자는 “어르신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피자가게를 열게 됐다”면서 “수익금은 어르신들 인건비와 재료 구입비 등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요식업을 겨냥한 시장형 노인일자리가 속속 생겨나 눈길을 끌고 있다. 초창기 카페 일변도에서 벗어나 피자가게, 한식당, 분식점, 제과점 등 다양한 요식업 분야를 개척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는 할머니 손맛을 담은 주먹밥 가게 ‘꽃할매네주먹밥 1‧2호점’을 운영하며 지역에서 가성비 좋은 맛집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소고기를 비롯해 멸치, 참치 등 다양한 속재료를 넣은 주먹밥은 2000원 내외로 가격이 저렴한데다 크기도 성인 남성 주먹 크기만해 양도 많다. 또 넉넉한 인심과 친절한 서비스가 더해져 주부와 학생, 회사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영등포구가 기부채납 받은 건물을 활용해 가게를 낸 것이라 임대료 부담이 없어 운영비를 그만큼 좋은 식자재를 사는데 쓰는 것도 인기의 한 요인이다. 점포별로 하루 평균 주먹밥 100개를 판매하고 있고 수익금은 어르신들의 임금과 노인복지사업에 사용해 노인일자리 창출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영등포구의 ‘꽃할매네주먹밥’(위)과 논산시의 ‘대추 꽃 피는 밥상’
영등포구의 ‘꽃할매네주먹밥’(위)과 논산시의 ‘대추 꽃 피는 밥상’

로컬푸드 사용으로 상생효과도

충남 논산시는 노인일자리 창출과 지역 농산물 소비라는 1석2조의 효과를 노리는 ‘대추 꽃 피는 밥상’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제공하는 한식뷔페로 만 60세 이상 어르신 20명이 5인 1조로 교대 근무하고 있다. 식당은 매주 월~토요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점심에만 운영하고, 가격은 1인당 8000원이다. 금액은 다소 높지만 매일 12개 내외의 반찬과 국, 밥을 양껏 먹을 수 있어 인근 주민들이 자주 애용하는 식당으로 자리잡았다.  

시 관계자는 “어르신 맞춤형 일자리는 어르신들의 소득창출과 정서적 안정, 노인문제 예방 등 긍정적 파급효과가 크다”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에게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 행복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인일자리로 구청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경기 연천군노인복지관은 지난해 연천군청과 위·수탁협약을 맺고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60세 이상 여성 어르신 12명이 4명씩 3교대로 활동하고 있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신선한 당일 배송 식재료를 사용하며 식품 안전성도 높였다. 하루 평균 150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군청 공무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빵 매일 2500개 생산해 어린이집 등 납품 

빵을 생산‧판매해 매년 노인일자리를 늘려나가는 고령친화기업도 있다. 인천 남동구가 출자해 만든 보네베이커리는 남동구평생학습관에 빵을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설립 당시 12명이었던 노인일자리는 현재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빵은 전문기술이 있는 제빵 기능장과 기능사들이 만들지만, 포장·배송·판매 등 나머지 업무는 모두 고령 직원들이 도맡고 있다. 

하루 평균 30여가지의 빵을 2500여개 생산해 대부분을 인천지역 어린이집·복지관·일자리센터 등에 판매하고 있다. 월평균 매출도 4500만원 이상에 달한다.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고 천연발효종을 이용한 건강한 빵을 만들면서 가격도 시중 빵집보다 20% 저렴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진옥 보네베이커리 대표는 “질 좋은 빵을 저렴하게 판매해 안정적인 노인일자리를 꾸준히 늘려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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