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하자마자 흡연은 두경부암 부르는 악습관
기상하자마자 흡연은 두경부암 부르는 악습관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8.20 15:35
  • 호수 7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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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부암의 증상과 치료

두경부는 눈·귀를 제외한 얼굴과 목 부분… 암 발병 땐 호흡·발성 어려워

목에 통증·이물감 생길 땐 검진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대부분 완치

[백세시대=배지영기자] 두경부암이라고 하면 조금 생소한 질병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두경부라고 하면 눈과 귀를 제외한 얼굴과 목 부위를 지칭하는데 비강과 부비강, 혀, 입, 연구개, 경구개, 후두, 인두, 침샘 등 30곳이 해당되며 이 기관에 생긴 암을 통틀어 두경부암이라 부른다.

두경부는 숨을 쉬고 냄새를 맡고 음식을 씹고 삼키는 통로이자 목소리를 내고 말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이곳에 암이 생기면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호흡, 음식섭취, 발성 등에 문제가 생겨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두경부암 환자는 2019년 2만3691명으로 2015년(1만9856명) 대비 19.3%(3835명) 늘었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전체의 88.4%를 차지했다.

남인철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두경부암은 빨리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두경부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외모에도 큰 변화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며 “조금이라도 이상 증상이 생기면 병원을 찾아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경부암은 암세포가 있는 위치에 따라 크게 비강암, 비인두암, 구강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후두암 등으로 나뉜다.
두경부암은 암세포가 있는 위치에 따라 크게 비강암, 비인두암, 구강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후두암 등으로 나뉜다.

◇두경부암의 증상

두경부암은 부위가 넓은 만큼 분류도 다양하다. 암세포가 있는 위치에 따라 크게 비강‧부비동암, 비인두암, 구강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후두암, 침샘암 등으로 나뉜다. 이 중 두경부암이 흔히 발병하는 부위는 구강, 인두, 후두 등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두경부에는 통증 신경이 적게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안에 암세포가 생기는 비강‧부비동암, 비인두암 등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부위여서 환자가 조기에 암을 발견해내기가 어렵다. 

반면, 구강암이나 후두암은 육안으로도 문제가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후두암이 생기면 목소리가 변하고 인두암은 주로 목구멍에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목에 혹이 만져지면서 발견되는 사례도 많다.

또 다른 두경부암 증상으로는 △갑자기 쉰 목소리가 나거나 △삼킴·호흡 곤란 △목의 이물감 지속 △입안 염증이나 혓바늘‧궤양 지속 △한쪽 코가 지속적으로 막힘 △피가 섞인 콧물이 동반되는 것 등이 있다.

◇두경부암의 원인

두경부암 환자의 약 85%가 흡연과 관련이 있을 만큼 흡연은 두경부암의 주요 원인이다. 담배에 존재하는 수많은 유해 물질들이 구강이나 인두, 후두 점막에 만성적으로 접촉되면 점막의 세포 변이를 유발, 무질서하게 성장해 암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개 금연한 지 6년이 지나면 두경부암의 발병률이 크게 감소하고 약 15년이 지나면 일반인과 발병률이 비슷해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흡연하는 것이 제일 위험하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기상 직후 30분 이내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기상 1시간 후 흡연하는 사람보다 두경부암 발생률이 59% 높았다.

과도한 음주도 인두암, 구강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 하루 2~3잔 이상의 술을 마시면 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며, 특히 흡연자의 음주는 흡연만 하는 경우보다 암 발생률이 약 20~30배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경부암의 또 다른 인자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다. 흔히 자궁암의 위험 인자로만 알려져 있으나 두경부암의 중요한 발병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두경부암의 진단은 내시경 검사와,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등 영상검사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PET-C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로 두경부암의 범위와 원격 전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두경부암 치료법

치료는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비수술적 치료는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등이 대표적이다. 초기의 두경부암은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와 같은 단독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라면 한 가지 치료만으로는 어렵다.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를 적절히 병합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남인철 교수는 “두경부암은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물론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발생 위치나 원인, 환자의 나이나 직업 등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 치료가 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암을 도려낸 후에는 재건 수술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후두암으로 후두를 모두 도려내면 목소리가 안 나오므로 인공성대를 삽입하거나, 하인두암으로 인두를 제거했다면 피부를 절개해 인두 모양을 만든 뒤 이식하는 성형수술을 하는 식이다.

남 교수는 “두경부암의 5년 생존율은 1기 90%, 2기 70%, 3기 50%, 4기 40% 정도로, 이는 암을 조기에 발견할 경우 90% 이상 완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조기에 발견하면 암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만큼 섣부른 두려움은 가지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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