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무봉(天衣無縫)
구름으로 짠 무명 한 필
옷 지어 입으면
선녀의 날개옷 될까
끝 간 데 없는 세상
내 마음껏 주유(周遊)할까
천의무봉(天衣無縫)이란 ‘하늘옷에는 바느질이 없다’는 뜻으로 완전무결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요즘 하늘을 보면 구름이 얼마나 다양한 모습으로 하늘의 표정을 바꾸는지 신기할 정도다. 사람의 솜씨로 그렇게 만들어보라고 한다면 도저히 만들 수 없을 것 같은 모양도 많이 볼 수 있다.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가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자.
목화솜 같은 구름으로 옷을 지어 입으면 정말 가벼워져서 둥둥 온 세상을 다 돌아다니면서 마음껏 세상 구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한 상황이 수그러들 것 같지가 않다. 이 단절의 시간들이 사람들 간의 온기마저 차단할까 겁이 난다. 홀로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울증과 고립감이 심해질 테지만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고 각양각색의 구름들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휴식이 되기를.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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