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줄고 쉽게 피로해지면 ‘당뇨’ 가능성 커지는 당뇨병의 진단과 치료
체중 줄고 쉽게 피로해지면 ‘당뇨’ 가능성 커지는 당뇨병의 진단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8.27 15:22
  • 호수 7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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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과 환경 요인 복합작용해 발병 … ‘경계성 당뇨’ 진단되면 관리 필수

치료 시 혈당 변동 폭 확인을… 운동·약물치료로 혈당 목표치 도달해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서울에 거주하는 주부 박영희(55)씨는 얼마 전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친정 부모님 모두 당뇨를 앓았기 때문에 발병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막상 진단을 받고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할 뿐이다.  

‘국민 질병’이라고 불리는 당뇨병은 국내 5대 사망 원인 중 하나다. 당뇨병 환자는 지난해 333만명으로 2016년(269만명)보다 64만명(23.8%)이나 늘었다. 특히 30~40대 젊은 당뇨병 환자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당뇨병에 걸린 사람 2명 중 1명은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해 자신이 당뇨병이라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점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 전 단계인 사람이 830만명, 당뇨병 고위험군에 있는 사람도 13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은숙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해외 한 연구를 보면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췌장 크기가 작아 상대적으로 인슐린을 적게 분비하고 췌장 기능도 떨어져 당뇨병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이런 신체적 조건에 식습관은 서구적으로 변하다 보니 내장비만이 늘고 상대적으로 당뇨병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뇨병의 원인과 증상

당뇨병은 질환명처럼 혈액 안에 있는 포도당(혈당)이 정상치보다 높아 소변으로 넘쳐 나오는 질병이다. 포도당은 우리 몸이 활동할 수 있게 하는 에너지원을 만들고, 인슐린은 이 과정을 돕는 호르몬이다. 

만약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작용을 잘못하게 되면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설되고 많은 양의 소변을 보게 된다. 이로 인해 몸 안에 수분이 모자라 갈증이 심해지고, 섭취한 음식물이 에너지로 이용되기 어려워 피로감을 쉽게 느끼고 공복감을 자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먹어도 몸 안의 세포에서는 포도당을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체중은 오히려 줄고 점점 쇠약감을 느낀다. 또한 치주염, 피부 및 질의 감염이나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에 의한 시력 저하, 발 저림, 부종, 흉통, 뇌졸중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당뇨병을 ‘침묵의 살인자’라 부르기도 한다. 혈액 내 포도당이 높아져 소변으로 빠져나오는 초기 단계에는 대부분 인지하기 어렵지만 당뇨병이 치료되지 않은 채 진행되면 치명적인 당뇨 합병증인 말기 신부전, 손·발가락 절단, 시력상실 등의 위험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당뇨병의 근본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소질을 가진 사람이 후천적 환경요인이 있을 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유전적 체질을 가졌다고 모두 당뇨병이 되는 것은 아니고 비만, 노화, 임신, 감염, 수술, 스트레스, 약물 남용 등의 환경인자에 의해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김은숙 교수는 “초기 증상 중에서도 살이 빠진다거나 갈증이 심하고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어느 정도 당뇨병이 진행돼 있는 상태”라며 “당뇨병 또는 경계성 당뇨 같은 진단을 받게 되면 바로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해 추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경계성 당뇨도 조심해야

경계성 당뇨는 당뇨 전 단계를 의미하는데 일반인보다는 혈당이 높고 당뇨병 환자보다는 조금 낮은 수치로 당뇨 고위험군을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다. 만약 건강검진에서 경계성 당뇨, 혹은 전 당뇨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규칙적인 식습관, 균형적인 식단과 함께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비만이라면 체중감량을 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1년에 1회 정기적인 검사는 필수다. 

◇당뇨병 치료

당뇨병의 치료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 인슐린 주사치료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당뇨병을 치료할 때는 하루 동안 최고 혈당과 최저 혈당의 차이인 혈당 변동 폭을 확인하고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절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당이 급격히 변할수록 혈관 속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해 혈관 내피세포를 자극, 동맥경화를 부르는 등 혈관을 병들게 하기 때문이다.

혈당 변동 폭은 하루 중 최고 혈당과 최저 혈당에 달려 있기 때문에 저혈당이나 고혈당과도 관계가 깊다. 적절한 수치에서 큰 병이 없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을 잘 다스리면 혈당 변동 폭이 크지 않게 된다. 하지만 잘 조절이 안 되는 경우에는 약제의 작용 시간이나 복용량, 먹는 음식의 양, 운동 여부에 따라 혈당이 수시로 변해 변동 폭이 커진다. 이때 혈당 변동 폭을 지표 삼아 치료제와 함께 다각적 치료를 통해 혈당 변동 폭을 관리해야 한다.

김 교수는 “당뇨병을 조기 진단하고 관리하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정기검진이나 고위험 시 매년 건강검진을 받고, 수치를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한다”며 “당뇨병 진단을 받았을 때는 의사와 상의해 조기에 생활 습관 교정, 약물치료 등 혈당 목표치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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