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 등장 않는 이색 심청전이 온다
‘심청’ 등장 않는 이색 심청전이 온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9.03 15:08
  • 호수 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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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심청전을 짓다’ 9월 9일 개막

2015년 제3회 여성극작가전에서 초연돼 크게 호평받은 ‘심청전을 짓다’가 돌아온다. 극단 모시는 사람들이 9월 9일부터 19일까지 대학로 스튜디오 76 무대에 ‘심청전을 짓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스튜디오 76愛서다 페스티벌’ 마지막 참가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작품에는 심청전의 주인공 심청이 등장하지 않는다. 심청이 살았던 도화동 마을의 성황당을 무대로 주변 인물들만이 등장해 심청이의 죽음을 위로할 뿐이다. 심 봉사의 이웃인 귀덕이와 남경상인이 심청을 보낸 죄책감에 제사를 지내는 중 몇 사람이 우연히 비를 피해 성황당에 모여들고 심청의 제사에 함께하며 효녀 심청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같은 심청의 이야기지만, 반응은 제각각이다. 양반 관점에서 심청은 만고에 길이 빛날 효심을 실천한 여인이지만, 수절과부(원작에 없는 주변 인물) 입장에선 자살한 불효자에 불과하다. 또한 불효자가 듣기에 심청의 이야기는 단 한 번 흉내라도 내고 싶은 간절한 효심이지만, 귀덕이에게는 동무의 죽음을 막지 못한 죄책감 그 자체다. 이처럼 복잡한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심청의 이야기는 어느덧 용서와 사랑이 자리잡게 한다.

‘블루 사이공’,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을 합작했던 ‘대학로의 명콤비’ 작가 김정숙과 연출 권호성이 사람다움에 대한 진지한 위로를 작품에 녹여냈다. 동아연극상 수상자인 배우 박지아가 심청이 이웃 귀덕이네로 분하며,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이수자 황애리가 심청이 친구 ‘귀덕’ 역을 맡는다. 극단의 대표 단원 신문성·박옥출·정래석·문영욱·고훈목·이예진·최상민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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