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탕카멘 : 파라오의 비밀’ 전…이집트 파라오의 황금 유물은 어떻게 발견됐나
‘투탕카멘 : 파라오의 비밀’ 전…이집트 파라오의 황금 유물은 어떻게 발견됐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9.03 15:15
  • 호수 7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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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1922년 세상에 공개된 투탕카멘 무덤의 주요 유물을 고증을 거쳐 복제해 발굴 당시 그대로 재현해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은 황금가면(왼쪽)을 비롯한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 주요 유물 복제품의 모습.
이번 전시는 1922년 세상에 공개된 투탕카멘 무덤의 주요 유물을 고증을 거쳐 복제해 발굴 당시 그대로 재현해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은 황금가면(왼쪽)을 비롯한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 주요 유물 복제품의 모습.

발굴 100주년 기념… 고증 걸친 복제품 1300여점으로 당시 모습 재현

110㎏ 순금으로 제작된 속관, 11kg 사용해 만든 황금 마스크 등 눈길

[백세시대=배성호기자] 1922년 11월 26일 이집트 룩소르 ‘왕가의 계곡’ 발굴 현장. 영국의 조지 허버트 카나번 경의 후원으로 6년이나 파라오의 무덤을 찾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한 곳에 집중 발굴한다. 그리고 기적처럼 한 왕묘의 마지막 봉인을 해제했다. 3000여년간 손이 닿지 않은 완벽한 형태로 보존돼 있던 ‘투탕카멘’의 무덤이었다. 이집트 신왕국 제18대 왕조 제13대 파라오(이집트의 최고 통치자)였던 투탕카멘은 소년 왕으로 기원전 1342년에 태어나 10살에 왕위에 올라 18세에 죽었다. 암살설 등 여러 의혹이 있지만 사인은 미스터리다. 이렇게 발굴된 투탕카멘의 유물들은 숱한 이야기를 낳으며 현재까지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투탕카멘 무덤 발굴 10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투탕카멘: 파라오의 비밀’ 전이 용산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내년 4월 24일까지 진행된다. 이집트 정부 지원으로 과학자·장인·무대예술가 등 전문가들이 당시 상태 그대로 재현한 유물 130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로 발굴 이후 각지로 분산된 사료(史料)를 한자리에 모았다. 뉴욕·파리·뮌헨 등을 순회하며 현재까지 전 세계 누적 관람객 1000만명을 기록했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발굴 당시 투탕카멘 무덤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는 점이다. 전시된 유물은 모두 복제품이지만 단순히 따라한 것이 아닌 이집트 고고학자들의 철저한 고증을 거쳐 만들어졌다. 이로 인해 진품을 보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먼저 5000년 이집트 역사를 한눈에 정리하고 투탕카멘 통치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보여준다. 전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식을 다양한 장치와 영상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또 베일에 싸여 있던 고대 이집트 역사의 비밀을 풀어낸 또 다른 위대한 고고학적 발견 사례와 투탕카멘 무덤 발견에 도움을 준 역사적 흔적들도 조명한다. 

이어지는 ‘투탕카멘의 무덤’에서는 실제 무덤의 각 방을 재현한 공간에 부장품들을 발굴 당시 모습 그대로 배치하고 이와 관련된 뒷이야기를 소개한다. 발굴 당시 투탕카멘은 작은 묘실에 안치된 3중 관에 누워 있었다. 맨 안쪽 관은 순금, 밖에 두 개 관은 나무에 금을 박아 넣었다. 그는 왕홀(군주의 권력과 위엄을 나타내는 일종의 지휘봉, 王笏)을 쥐고 머리는 황금 가면이 덮여 있었고 관에도 수많은 보석과 부적이 가득했다. 다른 방에는 가구‧옷‧전차‧무기 등 파라오가 생전에 쓰던 물건들이 그대로 있었다. 

전시에서는 전실(前室)→현실(玄室)→보물의 방 등 실제 발굴 순서대로 구성해 관람객들이 마치 고고학자가 돼 발굴 과정에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의례용 침대가 안치된 전실과 관이 모셔져 있던 현실을 거쳐, 보물의 방에 들어서면 ‘망자의 신’ 아누비스를 만난다. 자칼의 머리를 한 아누비스 조각상 뒤편에는 투탕카멘 몸에서 적출한 폐·위·간·대장이 담긴 단지 보관용 황금 상자 등이 놓여있다. 사당과 벽화의 길을 지나면 수많은 황금 유물이 등장한다.

이중 왕홀을 쥔 채 누운 투탕카멘의 몸과 110㎏ 순금으로 제작된 속관은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다. 표면을 끌로 긁어 새긴 무늬와 상형문자, 장례 의식 때 제의용 향유로 손상된 눈 주변 상감(象嵌)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황금 손가락․발가락 감싸개, 발길이 299㎜의 황금 샌들, 발 받침대가 있는 황금 왕좌, 대형 황금 전차, 도금된 온갖 신상(神像) 역시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시의 마지막 공간인 ‘황금 가면과 부장품들’에서는 파라오의 위엄이 담긴 최고의 보물로 손꼽히는 황금 가면을 볼 수 있다. 11㎏의 순금으로 제작된 가면은 영원불멸을 꿈꾸었던 이집트인들의 염원을 대변하듯 오묘한 표정을 하고 있다. 온갖 호화로운 부장품들은 무엇 하나 의미 없이 놓인 것이 없다. 주술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물건부터 실용적 용도의 물건들까지, 모두 죽은 왕의 영생을 위한 것들이다. 

이와 함께 오디오가이드를 무료로 제공해 관람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단순한 설명을 넘어 전문 성우의 멘트를 대화식으로 구성해 몰입감을 높였고 어린이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한 점도 돋보인다. 유물뿐만 아니라 당시 이집트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설명까지 더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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