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충남 홍성군지회 소속 천수만자원봉사클럽 “경로당 회장들이 회원…쌀농사 지어 경로당 나눠줘”
대한노인회 충남 홍성군지회 소속 천수만자원봉사클럽 “경로당 회장들이 회원…쌀농사 지어 경로당 나눠줘”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9.10 15:28
  • 호수 7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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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충남 홍성군지회 소속의 천수만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농가에서 양파수확을 도운 후 기념사진촬영을 했다.
대한노인회 충남 홍성군지회 소속의 천수만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농가에서 양파수확을 도운 후 기념사진촬영을 했다.

작년 4500평에서 50가마 수확…취약계층 노인에게도 전달

2020년 노인자원봉사 우수사례 평가 대한노인회장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내 농사도 짓고 있지만 공동작업장에는 꼭 나간다.”

대한노인회 충남 홍성군지회(지회장 조화원) 소속 천수만자원봉사클럽의 고광규 회원(73·하리경로당 회장)이 하는 말이다. 

2020년 5월에 결성된 이 클럽은 홍성군지회 서부면 분회 산하 20개 경로당 회장들이 회원들로 있다. 70대 중반~80대 중반의 남성들뿐이었는데 최근 죽도의 경로당에 여성회장이 당선되면서 여성회원도 한 명 탄생했다. 

이 클럽은 함께 벼농사를 지어 수확한 쌀을 경로당과 취약계층 어르신들에 나눠주는 봉사를 비롯해 남당항 주변 환경정화, 농촌일손돕기, 코로나 방역 등의 활동을 해오고 있다. 고 회원이 말한 공동작업장은 바로 클럽이 임대해 농사를 짓는 논을 말한다. 

이 클럽의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정홍모(73·서부면 분회장)코치는 “농사짓는 회원도 공동작업장에 나가는 날은 어김없이 나와 땀을 흘린다”며 “봉사를 가자고 하면 한 사람도 불평, 불만 안하고 협조를 잘해준다”고 말했다. 정 분회장은 과거 예비군소대장, 이장, 새마을지도자, 서부면 농협조합장을 지냈다. 

지난해의 경우 1만5000여㎡(약4500평)의 논에서 쌀 50여가마를 수확했다. 정 코치는 “그 정도면 80가마는 나오지만 지난해 흉작이라 소출을 많이 하지 못했다”며 “지역의 여러 기관에도 쌀을 조금씩 보내 수확의 기쁨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전년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수확은 평년 수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클럽은 일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양파·마늘 농가를 돕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6월, 회원들은 서부면 주민 김종안 씨 양파농장에서 양파 수확을 도왔다. 

김종안 씨는 “일손이 없어 수확 걱정을 했는데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어르신들의 도움을 받아 어려움을 해결했다”며 “더운 날씨에 허리 굽혀 일하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닌데도 어르신들이 자기 일처럼 도와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회원들은 바닷가 주변의 쓰레기를 줍는 작업까지 마치고 봉사를 마무리하는 성실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진정성 있는 봉사 자세를 보여줘 이 클럽은 지역사회에서 격려와 찬사를 받고 있다. 이 클럽의 맹인수 전 코치(80·판교경로당 회장)는 “같은 면에 살더라도 얼굴 보기 쉽지 않는데 함께 봉사하면서 친밀감도 높아지고 단합도 잘 되는 것 같다”며 “노인이 받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지역 발전에 조금이나마 쓰임이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맹 코치는 올해 초 몸이 불편한 상태에서도 클럽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의지를 보였다.  

이 클럽은 이 같은 봉사를 인정받아 2020년 대한노인회 충남연합회 노인자원봉사클럽 경진대회에서 은상을,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 우수사례 평가에서 대한노인회장상을 각각 수상했다.

조화원 홍성군지회장은 “홍성군지회의 9개 자원봉사클럽 중 천수만자원봉사클럽은 가장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봉사를 해 지역에서 노인회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며 “최근에 회원들이 소속된 서부면 분회의 사무실까지 읍내에 새로 마련하는 경사를 맞아 홍성군수 등 많은 이들이 진심으로 축하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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