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전북 전주시지회 소속 전주연예행복나눔봉사단 “우리 공연에 즐거워하는 어르신들…자긍심 느껴”
대한노인회 전북 전주시지회 소속 전주연예행복나눔봉사단 “우리 공연에 즐거워하는 어르신들…자긍심 느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9.17 14:45
  • 호수 78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노인회 전북 전주시지회 소속의 전주연예행복나눔봉사단원들이 전주효자숲재활복지센터에서 부채춤을 공연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전북 전주시지회 소속의 전주연예행복나눔봉사단원들이 전주효자숲재활복지센터에서 부채춤을 공연하고 있다.

노인회 행사장·요양원 등서 춤·노래 공연…총 700여회 

공무원 출신 고흥문 단장, 아내에게 춤 배워 같이 봉사

[백세시대=오현주기자] “한여름에 땀으로 한복이 척척 몸에 감겨 춤추는 게 힘들지만 어르신들의 박수를 받는 순간 모두 잊는다.” 

대한노인회 전북 전주시지회 소속의 전주연예행복나눔봉사단(단장 고홍문·85·인후동)에서 무용팀장을 맡고 있는 권영숙(79) 단원의 말이다. 이 행복나눔봉사단은 우리 춤으로 소외된 노인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노인 관련 행사장에서 분위기를 띄우기도 한다. 

권영숙 단원은 “1회, 한 시간 공연에 의상을 두 번 정도 갈아입는다”며 “가수를 맡은 봉사단원이 노래를 부르는 사이 서둘러 옷을 갈아입는 등 번거롭지만  우리 공연을 보고 좋아하는 어르신들 보면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70대 초~80대 중반의 남녀 어르신 20명(무용수 10명, 민요·가요 가수 10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의 이력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권영숙 단원은 당시 동 주민센터에서 어르신들에게 고전 춤을 가르쳤고, 권 단원으로부터 춤을 배운 어르신들 중 봉사에 뜻이 있는 이들이 주축이 돼 봉사에 나선 것이다. 

봉사단체 구성을 주도한 고홍문 단장은 권영숙 단원의 남편이다. 전주시 행정공무원으로 30년간 봉직한 그는 어느 날, 제2의 인생을 아내와 함께 춤 봉사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 단장은 “30세부터 무용을 배워 무용 강사로 활동해온 아내에게 춤을 배워 무대에서 이도령 역을 맡곤 한다”며 “춤을 안 추면 바로 잊어버려 코로나로 모이지 못하는 요즘도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공유하며 각자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행복나눔봉사단은 매주 금요일마다 전주 시내 요양원, 요양병원, 주간보호센터 등을 순회하며 공연하고, 주중에는 대한노인회 요청에 따라 지회 총회, 노인일자리 발대식 등에서 춤과 노래를 선보인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한 달에 5회 이상, 총 600여회 공연을 했다.

공연 기획서부터 공연 전후 이동과 뒤풀이까지 모든 과정을 맡아 하는 고 단장은 “‘어화 사랑이야’, ‘한량무’, ‘부채춤’ 등 10여 종류의 춤에 맞춰 의상을 준비해야 한다”며 “고가의 한복을 10여벌 씩 사비로 구입하는 등 경제적인 부담도 있지만 누구하나 불평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에 동참해 단원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매주 화·목요일 오후에 2~3시간씩 동 주민센터 회의실에서 춤 연습을 해왔다. 이들이 추는 춤은 과거 대학에서 노인 근력 증강을 위해 개발한 ‘우리 춤 체조’(일명 ‘장수 춤’)이다. 한국무용을 기반 해 노인이 따라 하기 쉬운 동작에다 건강 증진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숙 단원은 “토요일마다 전주-서울을 오가며 대학교수에게 이 체조 춤을 배워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가르쳤다”며 “주위에서 오십견 등을 호소하던 분들이 춤을 추고나선 정상을 되찾았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고 말했다.

10여년 전 행복나눔봉사단 일원이 된 서복자(76·인후동) 단원은 “노후의 무료함을 잊고 단체생활을 하면서 저에게 춤을 가르쳐준 분과 함께 봉사를 하는 현재의 내 모습에 자긍심도 느낀다”고 말했다. 

행복나눔봉사단은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2020년 노인자원봉사 우수사례 평가에서 대한노인회장상을 수상했다.

전영배 전주시지회장은 “전통예술의 고장 전주에는 한국무용 공연 팀들이 많다”며 “그 중에서도 전주연예행복나눔봉사단처럼 순수한 취지에서 시간과 사비를 들여가며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주는 단체는 드물며 특히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고 단장 부부는 존경할만한 어르신들”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