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볕 따스한 집성촌 종가집을 찾아서
봄 볕 따스한 집성촌 종가집을 찾아서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3.04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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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한국관광공사 추천 3월에 가볼만한 곳

현대문명의 중심에서 살다보면 문뜩 옛것이 그리울 때가 있다. 고즈넉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선조들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고택(古宅)을 거닐고 싶다면 집성촌 종가집을 찾아가보자.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으로 불리는 충남 아산 ‘외암민속마을’을 비롯해 경북 고령 ‘개실 마을’, 전남 해남 ‘녹우당’, 경남 밀양 ‘밀성손씨 집성촌’ 등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집성촌 종가집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충남 아산, 외암민속마을

▲ 가족여행객들이 외암마을 참판댁을 둘러보고 있다.


수도권 전철이 천안을 지나 온양온천역을 거쳐 신창역까지 연장 운행되면서 아산을 찾는 가족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아산시의 핵심 여행 명소로는 외암민속마을과 현충사, 그리고 3군데의 온천단지 등이 손꼽힌다.

외암민속마을은 관광객을 위해 일부러 조성한 모형적 마을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500년 넘는 세월 동안 삶의 향기가 고스란히 전해져 내려오는 마을이다. 그래서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외암마을은 금북정맥에 솟은 설화산(441m, 일명 오봉산)을 진산으로 삼고 있다. 이 마을은 예안 이씨 집성촌이다. 마을의 전체적인 모양은 동서로 긴 타원형이다. 고택 답사와 돌담길 걷기, 숙박체험, 농촌체험 등을 통해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와 전통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그밖에 아산시에는 맹씨행단과 현충사, 온양과 도고온천, 온양민속박물관 등 연륜이 오랜 명소는 물론 세계 꽃식물원, 피나클랜드, 아산온천, 영인산자연휴양림 등 새로 조성된 여행지까지 다녀봐야 할 곳들이 많다. 문의 외암민속마을 관리사무소 041-540-2654

경북 고령, 개실마을

▲ 개실마을 입구에는 외국인 방문객들을 환영하는 표지판도 있다.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골’이란 지명답게 개실마을은 봄이면 매화, 목련, 벚꽃이 지천에 핀다. 개실마을은 영남 사람학파의 중심인물인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후손들이 350년간 살아온 집성촌이다. 50여 가구 100여명의 주민은 20촌 이내의 친척이다 보니 그 끈끈함은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다.

한옥이 만들어낸 기와선을 감상하며 정겨운 돌담길 따라 마을을 산책하다보면 고즈넉함과 기품이 서려있는 점필재 종택을 만나게 된다. 안채, 사랑채, 고방채는 물론 점필재 선생의 신주를 모시는 사당까지 있어 영남 전통한옥의 구조와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봄이 되면 개실마을은 딸기향으로 가득하다.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쌍림딸기의 새콤달콤함을 맛볼 수 있으며 직접 딸기밭에 들어가 딸기를 수확할 수 있다. 큰 딸기, 예쁜 딸기 선발대회 등 흥미로운 체험거리와 놀이도 가득하다.

널뛰기, 그네타기, 윳놀이 등 전통놀이를 통해 옛사람의 지혜와 정겨움을 배울 수 있는데 특히 전통음식만들기 체험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인기다.

이밖에 떡 만들기, 칼국수 만들기, 두부 만들기 체험도 준비돼 있다. 전문도예가와 함께 만드는 도자기체험, 전통한옥에서의 숙박체험이 가능하고, 사랑채 다원에서 전통한방차를 음미하는 시간도 즐겁다. 문의 개실마을 054-956-4022

전남 해남, 녹우당

▲ 500년 수령의 은행나무와 녹우당 전경.

남도로 가는 길은 고향을 찾아가듯 마음이 따스하다. 그 중에서도 땅끝마을 전라남도 해남을 찾아가는 길은 차향(茶香)이 그윽하고 싱그러운 바람소리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녹우당(綠雨堂)이 있기 때문이다.
해남 연동리에 있는 녹우당은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 1587∼1671)의 고택(古宅)이다. 조선중기 호남이 낳은 대시인으로 문학 뿐 아니라 철학을 위시해 천문, 지리, 의약 등 다방면에 조예가 깊었으며 시조문학에 특히 으뜸이었다.

녹우당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반기는 건 해남 윤씨 종택 입구에 있는 500년 수령의 은행나무다. 해남윤씨가(家)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본 은행나무에서는 전통과 권위가 느껴진다. 오롯한 돌담길과 눈인사를 나누며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녹우당이 고즈넉하다. 사대부 양반가의 고택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녹우당 하면 고택 전체를 뜻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나, 사실 녹우당은 이 집의 사랑채를 말한다.

고산(孤山)이 수원에 있을 당시 효종(孝宗, 조선 제17대 왕 재위 1649∼1659)이 스승이었던 고산에게 하사한 집이었다. 고산이 82세 되던 해(1669년) 낙향하며 이를 뱃길로 옮겨와 다시 지은 집이다. 한때 아흔 아홉 칸에 달하던 녹우당 고택은 현재 55칸만 남아 있다. 녹우당 별당에서 다산 정약용이 태어나고 증손인 공재 윤두서가 학문과 예술을 키웠으며 소치 허유 등 쟁쟁한 문인예술가들이 머물거나 교류했다. 해남의 문예부흥이 이곳 녹우당을 통해 이루어진 셈이다. 문의 고산 윤선도 유적지 061-530-5548.

경남 밀양, 밀성손씨 집성촌

▲ 집안에 들어서면 큰 사랑채와 작은 사랑채, 안채, 행랑채 등이 남아 있다.

미르벌(밀양의 옛 지명)여행의 시작은 ‘미르벌’의 한가운데 위치한 영남루다.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국내 3대 누각으로 손꼽히며 밀양읍성이 내려다보이는 강변 절벽 위의 위치가 절묘하다.

영남루를 내려와서 찾아갈 곳은 교동의 밀성손씨 집성촌이다. 교동이란 원래 조선시대 지방 공교육시설인 향교를 중심으로 유림의 주택 등 민가가 밀집하여 생겨나게 된 마을이다. 아직도 교동이라는 지명은 많지만 밀양의 교동은 고택이 여러 채 남아있어 옛 시절의 소담한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중 99칸 화려한 한옥의 구조를 자랑하는 밀성손씨 종가집은 현재 그 후손이 한식당으로 운영 중이다.

집안에 들어서면 큰 사랑채와 작은 사랑채, 안채, 행랑채 등이 남아 있으며 큰 사랑채의 후원터와 안채의 장독대 등은 그 당시 손씨 일가의 풍류와 살림살이의 여유를 짐작케 한다. 무엇보다 마루 전체에 창호문을 둘러 만든 겹방 구조나 구석구석 배치된 개화기의 가구 등은 근대 한옥집의 묘한 매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 이 댁을 떠나기 전 눈여겨 볼만한 것이 바로 춘향전에도 등장하는 밀양방문주이다. 방문주란 본래 ‘맛과 약효를 위해 전해 오는 약방문에 따라 특별한 재료와 방법으로 빚은 술’을 일컫는 말인데 조선시대 여러 지역에서 두루 빚었던 술로 지금은 밀양손씨 집안에서 전승되고 있다고 한다. 부엌에서 연결되는 지하 저장소가 아직도 남아 있어 볼거리를 더해준다.

밀양을 비로소 양반 고을로 만들어준 영남유림의 대부 김종직 선생이 후학을 양성하던 예림서원과 그의 생가 후원재 또한 둘러볼 곳에서 빼놓을 수 없다. 맞배지붕이 단출한 멋을 더하는 후원재와 주변 산새에 둘러싸인 조용한 예림서원의 면학분위기는 청량산을 뒤로 한 도산서원에 견줄 만하다. 문의 밀양시청 문화관광과 055-359-5642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사진 및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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