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하다 삐끗… 무릎 뒤 ‘반월상 연골판 손상’ 많아
등산하다 삐끗… 무릎 뒤 ‘반월상 연골판 손상’ 많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10.08 15:31
  • 호수 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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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상 연골판 손상 증상과 치료

무릎관절에 위치한 반달 모양의 연골판… 나이 들면 파열되기 쉬워

방치할 경우 관절염으로 도져… 등산 시 스틱 활용해 쉬엄쉬엄 가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주부 이전화(56) 씨는 최근 등산을 하다 무릎 뒤편이 불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후 무릎을 많이 구부리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바닥에 쪼그려 앉을 때마다 지속적으로 통증이 발생했다. 가끔 무릎이 빠지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결국 대학병원 정형외과를 찾은 이씨는 MRI 검사를 시행한 결과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줄을 잇는 계절이 왔다. 등산은 효과적인 전신 운동이면서 스트레스 해소 등 정신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장시간 반복해서 경사진 곳을 오르내리면 몸무게의 하중이 무릎에 실리는데, 무리하거나 초보 등산객이라면 무릎 통증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등산 부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 중 반월상 연골판 손상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왕배건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반월상 연골판은 퇴행성 과정이 진행되면 탄력이 떨어져 외부 충격에 찢어지기 쉽다”며 “중장년층의 반월상 연골판 손상은 무릎 연골 손상으로 이어져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되기 쉬운 만큼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등산 후 무릎 아프고 삐걱대면 의심

반월상 연골판은 대퇴골(넓적다리뼈)과 경골(정강이뼈)의 관절면 사이에 위치하는 반달(C자) 모양의 연골판으로 체중 전달, 외력의 분산, 관절연골 보호, 관절의 안정성 및 윤활 기능 등 딱딱한 관절 사이에서 부드러운 쿠션 역할을 한다. 무릎 관절의 안쪽과 바깥쪽에 하나씩 있다.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무릎의 안정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 나이가 들면 작은 충격에도 쉽게 파열되는 특징을 가진다. 특히 무릎 관절의 노화가 시작되면 등산 중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인해 반월상 연골판 부상의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내리막을 주의해야 하는데, 하산 시 큰 보폭으로 급하게 내려오면 무릎이 뒤틀리며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발생하기 쉽다. 만약 등산 후 무릎을 구부렸다 펼 때 뭔가 걸리는 듯한 느낌, 조금만 무릎을 틀어도 삐걱대는 느낌이 들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왕배건 원장은 “무릎 주위가 붓거나 통증이 지속되기도 하는데, 한번 손상된 연골판은 자연 치유가 어려워 손상 부위가 점점 커진다”며 “이로 인해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그대로 방치하면 조기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되는 원인은 크게 비접촉성 손상, 스포츠 손상, 퇴행성 변화로 나뉜다. 비접촉성 손상은 외부 충격이 없었음에도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갑자기 방향을 전환하거나 정지할 때 발생할 수 있다.

스포츠 손상은 운동을 하며 발생하는 비접촉성 손상 외에 반복된 점프와 착지로 인해 축적된 미세 손상이나 과격한 운동으로 생기는 충돌 등으로 발생한다. 퇴행성 변화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퇴행적 변화로 인해 무릎에 있는 연골판이 손상되는 경우다. 주로 50~60대에서 발생한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 치료법

반월상 연골판 손상 여부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테살리 검사’(Tessaly’s Test)로 자가진단해 볼 수 있다.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선 상태에서 양손을 잡은 뒤 증상이 있는 환자는 한쪽 발을 들고, 검사할 다리의 발을 바닥에 붙인 상태로 20~30도 굽힌다. 이때 손을 잡은 상대방이 좌우로 180도 움직일 때 자연스럽게 무릎도 회전시켜 통증이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만약 통증이 발생하면 연골판 손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반월상 연골판 손상으로 인한 통증은 손상 부위가 아주 심하지 않는다면 통증이 저절로 약해지는 특징이 있다. 나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무릎에서 힘이 빠져 겉도는 듯하거나 휘청거리며 무릎이 꺾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연골판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치료를 위해서는 통증과 부종을 감소시키기 위해 안정을 취하는 것이 우선이며 1~2주간 압박붕대, 부목, 석고붕대, 소염제 등을 사용한다. 급성 증상이 지난 후에는 관절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수술적 치료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통증이나 불안정이 자주 일어나는 경우, 지속적인 움직임 제한 등이 있을 때 필요하다. 

수술은 환부를 1cm 미만으로 절개하고 관절내시경을 집어넣은 후 모니터를 통해 손상된 반월상 연골을 보면서 치료하는 관절내시경 치료가 대표적이다. 수술 후에는 적절한 재활 치료(대퇴사두근 운동) 등을 시행하는 것이 정상적인 일상활동 복귀에 매우 중요하다. 운동이나 활동 중 무릎에서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진다면 조속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무릎 통증 예방하는 등산 방법 

등산 도중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무릎의 하중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천천히 자주 쉬면서 산을 오르는 것이 좋은데, 휴식으로 관절이 느끼는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보폭은 평지에서 걸을 때보다 좁게 하고, 리듬감 있게 걷는 것이 좋다. 왕 원장은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등산 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평소 기초체력을 기르는 가벼운 운동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등산용 스틱을 사용해 체중을 분산해 주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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