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열이 없는데도 폐렴 발생… 미리 백신 접종을
노년층, 열이 없는데도 폐렴 발생… 미리 백신 접종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10.08 15:35
  • 호수 7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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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의 증상과 치료법

세균·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나타나… 식욕부진·전신무력감 증상도

원인균 따라 치료법 달리 해야… 65세 이상은 반드시 입원치료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이순옥(71) 어르신은 지난 봄 지독한 감기에 걸려 고생한 기억이 생생하다. 몸살 증세로 시작된 감기가 3주가량 이어지다가 폐렴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당뇨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느라 면역력이 약해진 이 어르신은 3개월 동안 폐렴에 시달렸고, 그 증세는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로 심각했다.

폐렴은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에서 발병하는 질환으로 초기 증상이 발열, 오한, 기침, 가래 등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방치하기 쉽다. 이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급속하게 증상이 나빠지고,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켜 노년층에서는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2019년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2017년까지 4위에 머물렀던 폐렴이 뇌혈관 질환을 제치고 암, 심장 질환에 이어 전체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노년층 폐렴의 증상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즈마(세균과 바이러스의 중간적 위치에 있는 미생물), 곰팡이 등에 의해 기관지 및 폐 실질(폐를 구성하고 있는 조직)에 발생하는 염증성 호흡기질환이다. 

폐 증상과 신체 전반에 걸친 증상이 나타나는데, 폐 증상으로는 호흡기계 자극에 의한 기침, 염증 물질의 배출에 의한 가래, 숨 쉬는 기능의 장애에 의한 호흡곤란 등이 있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한 경우에는 숨 쉴 때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호흡기 이외에도 소화기 증상인 구역, 구토, 설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발열, 오한, 두통,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 등의 전신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폐렴의 경우, 위와 같은 전형적인 폐렴 증상이 급성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발병이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양상을 띠거나 열이 없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병원 밖에서 감염된 노인성 폐렴 환자의 20%가 입원 당시 열이 없으며, 심지어 균이 혈액 속으로 침입해 들어가 균혈증이 동반되었는데도 열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전신 상태가 양호해야 발열 기전도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인성 폐렴에서는 폐렴의 특징적인 증상 없이 식욕부진, 전신 무력감, 기력쇠퇴, 혼동, 헛소리, 가래 끓는 소리, 입술이나 손발이 파래지는 청색증, 차가운 손발, 대소변을 못 가리는 등 막연하고 뚜렷하지 않은 증상이 몇 가지만 나타나기도 한다.

만약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노년층에서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한 성인은 폐 속 세균을 없애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1~2주 안에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나 고령자, 당뇨병·천식·결핵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으면 폐렴이 쉽게 낫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합병증(패혈증, 쇼크, 폐농양 등)을 야기할 수 있고,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어서다.

◇폐렴 치료

폐렴은 원인균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바이러스성 폐렴은 증상이 시작된 후 48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발열과 바이러스 전파를 감소시킬 수 있다. 세균성 폐렴은 항생제 요법을 통해서 치료하면 된다. 이때 항생제 외에도 건조하지 않도록 충분히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좋다. 

기침이 심하면 기침 억제제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39℃ 이상인 경우 해열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폐렴은 중증도에 따라 외래치료 혹은 입원 치료를 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자, 만성 폐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암 환자를 비롯해 심부전, 신부전, 호흡곤란, 빈호흡, 의식혼탁의 증상이 있거나 경구 약제를 복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반드시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폐렴 진단을 위해서는 가슴 X선 검사와 더불어 원인균을 파악하기 위해 객담 검사, 혈액배양검사, 소변 검사 등을 시행하게 된다. 추가적인 검사법으로는 흉부CT(전산화 단층촬영) 및 기관지 내시경 검사가 있는데 이는 환자의 임상 상태를 고려해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폐렴 예방법

노인,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이라면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백신 접종의 목적은 혈청형 특이 면역을 유도하는 것이다. 현재 성인에서는 23개 혈청형이 포함된 23가 다당류백신과 13개 혈청형이 포함된 13가 단백결합백신 등 크게 두 가지 종류의 폐렴구균 백신이 사용되고 있다. 

만성질환자의 경우 두 가지를 모두 접종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노년층에서는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필요한데, 만65세 이상이면 무료로 23가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장복순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평소 충분한 휴식과 수분섭취,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으로 신체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야외활동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흡연은 폐의 방어능력을 떨어뜨려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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