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황반변성 등 실명 일으키는 안질환, 정기 ‘안저검사’로 조기발견을
녹내장, 황반변성 등 실명 일으키는 안질환, 정기 ‘안저검사’로 조기발견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10.15 15:27
  • 호수 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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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질환으로부터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저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림=대한안과학회
실명질환으로부터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저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림=대한안과학회

발견 늦으면 시력 회복 어려워… 1초 촬영으로 위험질환 진단 가능

검사 후유증도 없어… 안과학회 “국가검진에 안저검사 도입” 요구

[백세시대=배지영기자] 녹내장, 황반변성,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실명까지 일으키는 3대 안질환이다. 이들 질환은 시력이 떨어져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겨 이를 알아채는 이가 매우 적다. 게다가 치료법이 없어 한 번 실명되면 다시 회복할 수 없다. 안저검사로 조기 진단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안저’(眼底)는 시력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신경 부분인 망막, 망막혈관, 시신경유두 등을 종합해 일컫는 말이며, 안저검사는 이런 망막이나 시신경의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는 기본 정밀 검사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안과학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2017~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40세 이상 국민의 주요 눈질환 유병률은 당뇨망막병증이 18.7%, 황반변성(노화 관련) 13.4%, 녹내장이 4.3%였다. 특히 황반변성의 경우, 70세 이상에서는 3.2명당 1명이 앓고 있을 만큼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또한 지난 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노화와 관련이 깊은 녹내장, 황반변성의 유병률이 10년 전에 비해 각각 99.0%, 104.8%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질병의 증가 추세와 달리 아직 국민들의 안과 검진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상태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전 국민의 25%는 생애 한 번도 안과 검진을 받지 않았다.

◇3대 실명질환 발견 늦으면 시력 회복 기대 어려워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부에 변화가 생기며 출혈, 세포손상 등으로 인해 시력 저하가 생기는 질환이다. 황반변성을 유발하는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노화가 주요 위험인자다. 

초기 증상은 노안과 비슷하고, 이로 인해 자각이 쉽지 않아 질환을 방치하거나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질환이 진행될수록 시야 한가운데가 검게 가려 보이거나, 계단이나 바둑판같이 직선으로 돼 있는 사물이 휘거나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항산화 효과가 있는 루테인, 비타민, 미네랄 포함제재 복용, 유리체 내 항체주사 등의 치료로 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을 자각했을 때는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을 위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수다.

‘녹내장’은 눈 속에 있는 시신경이 점차 약해지는 병이다. 하지만 발견 시기와 치료 여부 등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 특히 녹내장은 시야의 범위가 조금씩 좁아지기 때문에 다른 실명 질환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증상을 자각하기 쉽지 않지만 조기에 발견할수록 제 기능을 유지할 확률이 높다. 

녹내장에 의해서 생기는 시신경 변화도 안저검사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녹내장 발생의 위험요인인 높은 안압, 40세 이상의 나이, 가족력, 고혈압, 당뇨병이 있는 경우 안저검사가 필수다. 20~30대도 고도근시가 있거나 녹내장 가족력이 있다면 미리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으로 인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망막 미세혈관의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시력이 떨어지는 당뇨 합병증이다. 2017년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 당뇨 환자 중 당뇨망막병증을 가진 환자는 19.6%이고, 당뇨 투병기간이 11년 이상일 때 약 40%의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당뇨망막병증에 걸리면 비문증(눈앞에 먼지나 벌레 같은 것들이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는 증상), 변시증(사물이 비뚤어져 보이는 증상), 시야 흐림, 야간 시력 저하 등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상당히 진행할 때까지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철저한 혈당 조절과 함께 정기적인 안저검사가 필수적이다. 

일정 단계 이상 진행 시 추가적인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약물, 레이저,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지만, 진단이 늦어져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시력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안저검사로 실명질환 빠르게 진단

위와 같은 실명질환으로부터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저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안저검사는 카메라로 동공을 촬영해 시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망막·맥락막·유리체·망막혈관·시신경 유두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검사법이다. 약 1초면 촬영이 끝난다. 

녹내장·황반변성·당뇨망막병증·고혈압 망막병증·망막혈관질환·기타 시신경병증 등을 한 번에 정밀 진단할 수 있으며, 고혈압·당뇨병 등의 진행 정도까지 알 수 있다. 무해한 빛으로 단시간 촬영하는 비침습적 검사이므로 후유증도 없다. 현재 전국 안과 의원 1500여 곳에서 안저검사가 가능하며, 비용은 2만원 정도이다.

이처럼 시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고 환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악화돼 실명을 일으킬 수 있어 주기적인 안저검사를 통해 사전예방과 조기 발견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안과학회는 몇 년 전부터 의료 형평성이나 보편적 건강보장 측면에서 국민의 눈 건강 증진을 위해 안저검사의 국가건강검진 도입을 주장해 오고 있다. 정부가 40세에 시행하는 생애주기별 국민건강검진에 안저검사를 포함하면 실명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종수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은 “고령사회로 갈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3대 실명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으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본격적인 노화가 시작되는 40대부터 최소한 1년에 한 번씩 안저검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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