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잦은 심혈관질환, ‘심장 재활’로 건강한 삶을
재발 잦은 심혈관질환, ‘심장 재활’로 건강한 삶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10.29 15:43
  • 호수 7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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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재활 프로그램이란
심장 재활은 심혈관질환 환자가 이전의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전신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운동과 교육의 종합적인 프로그램이다. 그림=게티이미지뱅크
심장 재활은 심혈관질환 환자가 이전의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전신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운동과 교육의 종합적인 프로그램이다. 그림=게티이미지뱅크

‘재활’ 안하면 재발위험 높아져… 운동능력 향상시켜 일상생활에 도움

 운동강도 조절 쉬운 러닝머신·자전거 활용… 꾸준히 지속하는 게 좋아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심장병·고혈압·당뇨병 등으로 대표되는 만성질환은 한번 앓으면 완치가 매우 어렵고 반복되는 재발과 합병증으로 고통받는 질환이다. 만성질환 이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재활 치료가 꼭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부상이나 수술 후 신체 기능회복을 위한 재활 치료는 받지만, 만성질환을 앓은 후 떨어진 심폐기능 회복을 위한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그중에서도 심장병 환자에 대한 ‘심장 재활’은 사망률과 직결된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동재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대부분의 심혈관질환 환자들은 수술 또는 시술, 약물치료가 심혈관질환 치료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이들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심장 재활”이라며 “심장 재활 프로그램은 심장병의 재발률과 사망률을 감소시켜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미 학계에서 효과를 인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심장 재활 목적은 일상 회복 통한 사망률 감소

심장 재활은 심혈관질환 환자가 이전의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더 나아가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건강하고 생산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운동 및 교육의 종합 프로그램을 말한다.

대상은 허혈성 심장병, 심부전증, 부정맥, 고혈압, 말초혈관질환 등을 비롯해 관동맥우회로술, 관상동맥성형술, 심장이식, 판막치환술, 인공심박동기 삽입술을 받은 심혈관질환 환자를 모두 포함한다.

심장 재활의 목적은 전신 운동능력을 향상시켜 정상적인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의 수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시키는 것이다. 또한 심혈관질환의 재발이나 이로 인한 입원과 수술의 필요성을 줄여 결과적으로 사망률을 낮추는 데 있다.

이 교수는 “심장 재활이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이유는 운동을 통한 다양한 기전의 심혈관 보호 효과와 함께 심혈관질환의 여러 위험인자 관리가 보다 충실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장 재활, 발병 후 3개월 넘지 말아야

그러나 심장질환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환자들이나, 만성적인 심장 기능 저하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운동 중 저혈압, 저혈당, 기관지 연축, 부정맥, 협심증, 일과성 허혈 발작, 심정지 등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안전한 운동 수행을 위해서는 혈압, 맥박수, 심전도, 증상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면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심장 재활은 심장 재활 평가, 심장 재활 치료, 심장 재활 교육 등으로 나누고 10가지 핵심 구성요소 모두 목표치에 도달하도록 하고 있다. 

10가지 핵심 구성요소는 △환자평가 △식이요법 △체중관리 △혈압관리 △혈중지질관리 △당뇨관리 △금연 △심리사회적 관리 △신체활동 상담 △운동치료 등이다.

또한 재활 시기에 따라 입원, 통원, 지역사회 프로그램 등으로 구분해 운영한다. 입원 심장 재활은 입원 후 심혈관 증상과 심전도, 심근 효소 수치(심근의 괴사 정도를 알 수 있는 수치) 등이 48시간 이상 안정상태를 유지해야 시작할 수 있으며, 보통 합병증이 없는 단순 심근경색 환자는 발병 2~3일경부터 의료진의 보호 속에 낮은 강도의 운동부터 시작한다.

통원 심장 재활은 퇴원 후 첫 1~3주 이내가 적기다. 의학적 또는 사회경제적 이유로 시기를 놓치게 되더라도 발병 후 3개월 내에는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사전 병록조사와 함께 의학적 평가와 심폐운동부하(CPX) 검사를 시행해 운동으로 인한 심장발작 위험도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운동 처방과 안전지침을 마련한다.

검사 결과, 고위험군에 속한 환자는 6~12주간 병원의 관리 안에서 운동이 필요하다. 뇌졸중, 근골격계 통증, 장기 침상안정에 의한 체력 저하, 고령 등 다른 합병증 때문에 통원치료가 어려운 일부 환자의 경우에는 입원 기간을 연장하거나 재입원해 심장 재활이나 해당 합병증에 대한 포괄적인 치료를 시행한다.

지역사회 심장 재활은 운동으로 인한 심혈관 합병증의 위험성이 현저히 감소해 안정된 상태의 환자들에게 적용된다. 심장병 발병 후 2~4개월경에 시작해 평생 꾸준히 지속하는 게 좋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운동능력이 어느 정도 회복됐다고 운동을 중단하게 되면 운동을 통해 얻은 수많은 이익이 수주 내에 소실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운동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감독하고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러닝머신·고정식 자전거 등으로 진행

운동 치료는 보통 환자 최대 심박수의 40% 정도의 운동 강도로 시작해 6~12주에 걸쳐 심박수의 85% 운동 강도까지 강화한다. 운동은 한 번에 1시간 정도 하고 준비운동, 마감운동을 제외한 본 운동은 30~40분으로 한다. 

대부분 강도 조절이 쉬운 러닝머신이나 고정식 자전거로 진행한다. 이때 환자들은 몸에 심전도 검사기기를 달아 의료진이 심전도와 혈압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운동 치료 기본 권장 횟수는 1주일에 3회씩 3개월, 총 36회다.

현재 심장 재활은 심장수술 또는 시술을 시행 받은 환자,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 약물로 조절되는 심장부정맥 환자, 심실세동이나 심장정지를 경험한 환자, 선천성 심장질환자, 우심실 부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폐수술(폐 전 적출술, 폐엽 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들에 한해 건강보험 급여가 가능한 상태다.

이동재 교수는 “2017년부터 심장 재활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비용에 대한 부담은 줄고 심장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병원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전문의의 진단 아래 자신에게 맞는 시간, 강도, 횟수 등을 설정해 꾸준히 재활 치료를 받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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