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업사이클에 광명이 비치다’ 전…페트병‧옷걸이로 만든 수십마리 거위 작품에 놀라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업사이클에 광명이 비치다’ 전…페트병‧옷걸이로 만든 수십마리 거위 작품에 놀라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10.29 15:59
  • 호수 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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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버려지는 물건을 업사이클 시킨 작품들을 통해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살펴본다. 사진은 페트병을 재활용해 제작한 ‘거위의 꿈’
이번 전시에서는 버려지는 물건을 업사이클 시킨 작품들을 통해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살펴본다. 사진은 페트병을 재활용해 제작한 ‘거위의 꿈’

버려지는 유니폼‧헌책‧페트병 등을 소재로 업사이클한 작품들 선봬 

폐마스크로 만든 의자, 자투리 한복 원단으로 만든 웨딩드레스 눈길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지난 10월 22일, 경기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서는 거위 수십 마리가 전시장을 채우고 있었다. 헌데 마치 모두 죽은 것처럼 울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았다. 좀더 가까이서 다가가 보니 살아있는 것이 아닌 버려진 페트병과 옷걸이를 활용해 만든 설치 작품이었다. 난개발로 터전을 잃거나 다친 새들의 아픔을 표현한 윤석선 작가의 ‘거위의 꿈’으로 무분별하게 사용돼 바다 오염의 주범으로 떠오른 페트병으로 만들어 그 의미를 더했다. 

이처럼 버려지는 물건을 재활용해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전시가 열려 주목받고 있다. 화제의 전시는 경기 광명시가 시 개청 40주년을 맞이해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서 진행하는 ‘업사이클에 광명이 비치다’ 전이다.

전시가 열리는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는 버려진 물건에 예술적 가치를 더해 새로운 작품이나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을 주제로 전시와 디자인 교육 및 이벤트가 열리는 복합예술 공간이다. 2015년 개관한 이후 매년 기획전을 비롯해 체험‧교육프로그램, 공연 등을 진행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12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4개의 공간으로 나눠 재활용품을 활용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막걸리병을 활용해 만든 북극곰.
막걸리병을 활용해 만든 북극곰.

막걸리병 거대 북극곰 인기

첫 번째 공간인 ‘플라스틱, 다시 일상 속으로’에서는 버려진 플라스틱과 마스크를 가지고 일상의 물건들처럼 제작한 업사이클 작품을 소개한다. 페트병을 활용해 모빌을 만든 김경란 작가의 ‘무게중심’, 막걸리병을 이용해 거대한 북극곰을 표현한 엄아롱 작가의 작품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중 가장 많은 생각거리를 던지는 것은 김하늘 작가의 ‘스택 앤 스택 체어’(Stack and stack Chair)이다. 코로나19로 인류는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쓰게 됐는데 이로 인해 무분별하게 많은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다른 대안이 없어 방치하고 있지만 향후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올지 모른다. 김하늘 작가의 이 작품은 마스크를 만들 때 버려지는 수만 톤의 자투리 원단들을 강열로 녹여서 만든 의자로 업사이클의 의미와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 

두 번째 공간인 ‘업사이클에 광명이 비쳤습니다’에서는 버려진 자전거와 이케아 광명점에서 기부받은 유니폼을 재료로 만든 작품을 선보인다. 이케아 직원들이 업던 유니폼을 마치 거대한 줄처럼 하나로 연결한 이연숙 작가의 ‘나 너 그리고 우리’, 폐자전거 바퀴를 이용해 거대 모빌을 만든 박안식 작가의 ‘슈퍼포지션 mg6210’(Superposition_mg6210) 등을 소개한다.

이어지는 ‘다시 쓰는 스토리’에서는 광명시 철산도서관에서 폐기한 헌책을 소재로 생태계 파괴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소개한다. ‘23.4’가 만든 ‘헌책 테이블’이 대표적이다. 비록 책으로서 가치를 상실해 도서관에서 밀려났지만 든든한 테이블로 변신한 책들은 재활용의 필요성과 가치를 잘 보여준다. 유명 스포츠의류 브랜드의 신발 박스를 의자로 재탄생시킨 이규한 작가의 ‘나이키스 체어’(Nikes chair)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폐의류로 만든 의자 등도 이색

마지막 ‘화려함에 화려함을 입다’에서는 광명시장 한복점에서 기증받은 자투리 원단을 새롭게 활용한 작품을 비롯해 화려한 색감의 업사이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중 블랑늘 작가의 ‘한복원단 업사이클 웨딩드레스’는 우리나라 전통 의복의 우아함과 웨딩드레스의 화려함을 잘 보여준다. 또 버려진 의류를 재가공해 의자로 만든 김소영 작가의 ‘작은 욕망’도 눈길을 끈다. 평범한 의자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색이 어지러이 울퉁불퉁 엉켜 마치 쉽게 옷을 사고 버리는 인간의 뒤틀린 욕망을 표현한 듯하다.

이번 전시는 매주 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매주 월요일 휴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유튜브 채널 ‘업사이클 광명’을 통해 영상으로도 관람할 수 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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