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화물차 필수품 ‘요소수’ 품귀 현상 … 물류대란 번지기 전에 대책 마련해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화물차 필수품 ‘요소수’ 품귀 현상 … 물류대란 번지기 전에 대책 마련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11.05 13:28
  • 호수 7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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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 화물차 기사들은 차량 운행이 중단됨에 따라 당장 생업에 닥칠 변화를 우려하고 있다.

요소수는 경유 차량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성분으로, 선택적 촉매 환원(SCR) 시스템에 들어가는 필수 품목이다. 요소수는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생산한 요소와 탈이온수를 합성해 만든다. 

화물·트럭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16년 이후 제작·수입된 경유 차량에 저감장치 부착을 의무화했는데, 여기에 주입하는 것이 요소수인 것이다.

저감장치가 부착된 차량은 요소수가 없으면 차량 시동이 걸리지 않고 운행 중인 차량에 요소수가 떨어지면 주행 중에 멈춰서는 상황이 벌어진다. 특히 현재 운행되는 경유 화물차량 330만대 가운데 60%인 200만대 정도가 저감장치가 장착돼 있어 요소수 부족이 장기화할 경우 물류대란은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물류대란이 현실화되면 산업 현장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지난 2012년 화물 파업 당시 20% 정도가 운송 차질을 빚어 하루 피해액이 1120억원에 달했는데 만약에 화물차량 60%가 멈춰설 경우 피해액은 산술적으로도 세 배가 넘는다.

이번 요소수 대란은 중국이 최근 자국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수출 제한 조치를 하면서 빚어졌다. 중국은 석탄에서 요소(요소수의 원료)를 생산해 왔는데 호주와의 갈등으로 석탄 공급이 급감하고 석탄 가격이 급등하자 요소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품귀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국내에서 요소수를 제조하는 롯데정밀화학, KG케미칼 등도 보유한 요소수 재고가 1∼2개월 분량에 불과하다고 한다. 12월이 되면 요소수 물량은 아예 바닥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10ℓ에 1만원 안팎이던 요소수 가격은 최근 10만 원까지 치솟으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요소수를 구하기 어려워지면 화물 운송 시장이 마비돼 물류대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자동차, 철강, 전자 등은 물류 차질로 납품 일정 등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또한 물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가뜩이나 치솟은 물가에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도 있다. 

이같은 요소수 대란에 정부는 11월 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긴급회의를 열고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업계는 요소수 대란이 잡히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안 국가로 꼽히는 러시아, 인도네시아의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요소수가 들어오려면 내년 초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요소수 대란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요소수와 같은 산업 필수 품목을 특정 국가에 의존할 경우 위험성은 배가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수입 다변화와 산업 필수 품목에 대한 생산 기반 구축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자동차업계도 ‘반도체 대란’에 이어 ‘원자재 대란’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갈수록 자국 중심주의가 강해지면서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수입 의존은 언제든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이미 우리는 일본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 핵심 품목 수출 규제로 혹독한 경험을 치른 바 있다.

이에 장기적으로는 요소와 같은 산업 필수 품목을 국내에서 자급할 수 있는 산업구조를 갖추는 게 필요하며, 국내의 요소수에 대한 매점매석을 철저하게 단속해 최대한의 유통구조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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