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자전거 타기’ 자세, 엉덩이·무릎 등 통증 유발
잘못된 ‘자전거 타기’ 자세, 엉덩이·무릎 등 통증 유발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11.12 15:17
  • 호수 7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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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없이 건강하게 라이딩 하는 방법

안장 높이 맞지 않으면 허리에 통증 … 허리는 30도 정도 굽혀 타도록

체형에 맞게 안장‧핸들도 맞춰야 … 어르신들은 실내 자전거 활용 권장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코로나19 이후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운동이자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한 금융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자전거 판매액이 전년도에 비해 45% 정도 늘었고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량도 24% 증가했다. 

이처럼 자전거는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기 쉽지만 사고와 낙상의 위험이 있고, 타는 자세가 바르지 않아 부상당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정훈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자전거는 하체의 근력 및 근지구력 향상, 심폐지구력 개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혈압 정상화 등 건강에 많은 이점이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라며 “자신의 체형에 맞게 핸들과 안장의 높이 및 간격을 맞춰 바른 자세로 타야 하며, 본인의 체력에 맞는 주행 거리와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장 너비 맞지 않으면 ‘엉덩이 통증’ 발병

자전거는 타는 요령을 쉽게 배울 수 있다 보니 자칫 제대로 된 라이딩 자세를 익히지 못하고 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고나 낙상 등과 같은 물리적인 충돌이 없더라도 바르지 못한 자세 때문에 엉덩이, 허리, 무릎, 손목 등의 근골격계에 통증이 생기기 쉽다.

대표적으로 겪는 증상 중 하나는 바로 엉덩이 통증이다. 흔히 ‘안장통’이라고 부르는데, 안장이 닿는 부위와 사타구니에 나타난다. 보통 자신의 좌골(앉았을 때 닿는 부분, 궁둥뼈) 너비와 안장의 너비가 맞지 않거나 안장이 낮거나 높은 경우, 너무 오랫동안 한 자세를 취할 때 생긴다. 

안장이 엉덩이를 충분히 받쳐주지 못하면 페달링(페달을 밟는 동작)을 할 때마다 엉덩이가 좌우로 움직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안장에 엉덩이를 자꾸 부딪히게 된다. 이로 인해 음부 신경과 사타구니 감각이 저하되고 통증 때문에 라이딩이 힘들 수도 있다.

라이딩 중 허리와 무릎에 오는 통증은 안장의 높이와 특히 관련이 있다. 안장의 높이는 너무 낮으면 무릎에 무리가 오고, 너무 높으면 허리에 무리가 오게 된다. 안장의 높이는 안장에 앉아서 페달을 가장 낮은 위치에 두고 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이 살짝 구부러지는 게 좋다. 게다가 무리해서 페달을 밟게 되면 무릎 바깥쪽이 바늘로 쑤시는 듯한 ‘장경인대증후군’이 생길 수도 있다. 또 페달을 밟을 때 다리를 지나치게 쭉 펴면 허벅지 뒤쪽 근육 및 힘줄도 함께 자극을 받아 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안장과 핸들의 간격이 너무 멀면 손바닥 저림과 어깨, 목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상체를 깊이 숙여 핸들에 기대어 타게 되면 앞바퀴에서 올라오는 충격이 그대로 손바닥과 어깨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심할 경우, 손목이 저리는 ‘수근관 증후군’과 팔꿈치 부분이 아픈 ‘외상과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장과 핸들 높이·간격 체크해야

자전거 부상과 통증을 막기 위해서는 라이딩 중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자신의 체형에 맞게 안장과 핸들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안장은 자신의 좌골에 맞는 사이즈를 선택하고 시범적으로 페달링을 해 보는 것이 좋다. 이때 엉덩이가 좌우로 심하게 기울여지거나 다리에 힘이 지나치게 많이 실리진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안장이 안정적이면 상·하체가 움직이지 않고 엉덩이도 제자리에서 들리지 않는다. 또한 안장의 높이를 맞추는 것도 중요한데, 발 뒤꿈치를 페달에 대고 페달링을 했을 때 6시 방향에서 다리가 편안하게 펴지고, 안장에 앉아 발끝으로 땅 위에 설 수 있을 정도가 좋다.

또한 허리를 과도하게 숙인 채로 자전거를 타면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져 요통이 발생하고 심하면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자전거를 탈 때에는 골반을 말아준다는 느낌으로 허리를 30도 정도 가볍게 굽혀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과 충격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핸들 조절도 필요하다. 브레이크 레버를 45도 각도로 조절하면 핸들을 잡을 때 손목 꺾임을 최소화할 수 있어 손목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팔을 지나치게 쭉 뻗어 핸들을 잡으면 주행 중에 팔꿈치 근육에 무리가 갈 뿐 아니라 넘어질 때 팔이 충격을 그대로 흡수해 골절상을 입을 수 있다. 이에 핸들을 잡을 때에는 팔꿈치를 살짝 구부려 근육의 부담을 덜어주고 충격이 완화되도록 해야 한다.

◇통증 지속 시 휴식과 치료 필요

잘못된 라이딩으로 생긴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소염진통제를 포함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물리치료 및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회복을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은 휴식이다. 통증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해서 다 낫기도 전에 섣부르게 라이딩을 하면 부상이 악화될 수 있다. 

라이딩 부상은 휴식과 재활이 모두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휴식 기간이 2주라고 하면 재활 기간도 2주로 설정한다. 하지만 개인마다 부상의 정도와 통증의 강도, 위치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전문가와 상의해서 자신에게 맞는 충분한 휴식 기간과 재활 기간을 가져야 한다. 

윤기성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원장은 “자전거는 신체 전반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만 잘못 타면 득보다 실이 크다”며 “자신의 체력에 맞게, 바른 자세로 안전하게 타도록 노력해야 하며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고령층은 낙상 위험이 있으니 야외 라이딩 보다 실내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디스크 탈출증 환자나 요통이 있는 사람도 통증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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