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기상 시 허리 뻣뻣하고 아픈 ‘강직성척추염’의 증상과 치료
아침 기상 시 허리 뻣뻣하고 아픈 ‘강직성척추염’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11.12 15:20
  • 호수 7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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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천장관절 염증과 함께 강직 증상… 움직이면 통증 등 덜해져    

방치하면 허리 구부리기도 어려워 … 약물치료와 운동 병행해야 효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김준환(57)씨는 얼마 전부터 허리와 엉치뼈 부위의 뻣뻣함과 통증 증상을 경험했다. 단순 근육통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날이 갈수록 통증이 심해졌고, 결국 찾은 병원에서 ‘강직성척추염’을 진단받고 치료 중이다.

강직성척추염은 이름 그대로 척추에 염증이 발생해 강직(뻣뻣함)이 초래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강직성척추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4만8294명으로 2010년(3만1802명) 대비 51.9%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2.5배 더 많다. 

김재민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강직성척추염이 디스크나 근육통과 다른 중요한 차이는 움직일수록 통증과 뻣뻣함이 덜해진다는 점에 있다”며 “만약 별다른 움직임이나 무리한 신체적 활동이 없는데도 허리와 골반 주변이 자주 뻣뻣하게 느껴지고 아프다면 강직성척추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직성척추염의 원인

강직성척추염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특정 유전자(HLA-B27)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LA-B27 유전자가 양성이라고 해서 모두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양성 유전자를 가진 성인의 1~2%에서만 발병한다. 

또한 유전적 요인 외에도 환경적 요인, 면역반응의 증가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치는데, 물리적 충격 및 손상,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한 염증 물질이 강직성척추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직성척추염의 증상

증상 초기에는 통증이 허리 아래쪽이나 엉덩이 부위에서 천천히 시작되고,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한 조조강직을 동반한다. 움직이면 증상이 호전되고, 가만히 있으면 다시 뻣뻣해진다. 통증은 증상이 생기고 수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엉덩이 양쪽에서 느껴지고, 특히 밤에 통증이 악화해 잠에서 깨는 경우가 흔하다.

증상이 심해지면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허리에서 더 위쪽으로 옮겨갈 수도 있고, 치료를 잘 하지 않아 병이 아주 심해지면 척추뼈의 사이사이의 관절이 굳어지고 모양이 이상해져서 상체와 목이 앞으로 굽게 되고 목이나 허리의 움직임이 둔해진다.  

또한 목, 갈비뼈 등을 포함 다른 관절에 침범해 호흡 기능이 떨어지고 관절염, 피로감, 발열 등 다양한 증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가장 많이 생기는 질환은 눈이 충혈되거나, 시력에 장애가 생길 수 있는 포도막염이다. 이외에 건선, 장 염증으로 인한 설사, 혈변, 소화불량 등도 나타날 수 있다.

김재민 교수는 “강직성척추염은 방치할 경우 척추의 상부로 점차 진행돼 척추 변형과 강직 현상이 나타나고, 일상적으로 몸을 앞이나 옆으로 구부리거나 뒤쪽으로 젖히는 동작까지 어려워진다”며 “강직성척추염을 관절 없이 하나의 긴 뼈처럼 이어진 모습을 빗대 ‘대나무 척추’로 부르는 이유도 이때문이다”고 전했다.

◇강직성척추염의 진단

강직성척추염의 가장 큰 특징은 척추와 골반을 연결하는 천장관절(엉치뼈와 엉덩이뼈 사이에 있는 관절)의 염증이다. 만약 강직성척추염의 증상이 있고 X선 촬영에서 천장관절의 염증 소견이 분명하면 보통 강직성척추염으로 진단한다. 

그러나 병이 초기일 때는 X선 촬영에서 이상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MRI 촬영을 통해 천장관절의 염증을 확인하거나 혈액검사에서 HLA-B27 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해 진단해야 한다. 

◇강직성척추염의 치료

일반적으로 강직성척추염 환자에게 사용되는 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염증을 약하게 하고 통증을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 ‘소염진통제’와 염증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등이다. 

소염진통제(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는 염증과 통증을 줄여서 관절의 움직임을 좋게 하고, 꾸준히 치료하면 척추 변형도 줄일 수 있는 약으로 척추 통증에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개인에 따라 속이 불편하고 몸이 붓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증상에 따라 복용 횟수와 방법 등이 다르므로 류마티스내과 의사와 잘 상의해 복용해야 한다. 

만약 여기에 반응이 없고 증상이 지속될 때에는 종양괴사인자(TNF)-알파 억제제라는 생물학적 제제(아달리무맙, 에타너셉트, 인플립시맙 등)로 치료한다. TNF-알파 억제제는 병의 원인이 되는 TNF-알파의 작용을 차단해 염증을 치료하기 때문에 통증이 빠르게 호전되고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도 가능하다.

치료의 시기를 놓쳐서 병이 많이 진행되었거나, 꾸준히 치료하였음에도 척추 변형이 심해 외모나 일상생활에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척추 교정술을 시행할 수 있다. 또한 엉덩이나 어깨 관절이 많이 망가졌을 때는 관절 치환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강직성척추염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을 반드시 병행하는 것이 좋다”며 “운동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절의 운동 범위 내에서 꾸준한 스트레칭,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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