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 250여점으로 보는 고대 한반도의 ‘문화 다양성’
유물 250여점으로 보는 고대 한반도의 ‘문화 다양성’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11.26 15:00
  • 호수 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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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역인 흙인형(왼쪽)과 낙타 모양 토기.
서역인 흙인형(왼쪽)과 낙타 모양 토기.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고대 한국의 외래계 문물’

신라 때 조성된 대형 돌무지덧널무덤인 경주 황남대총에서는 1970년대 이뤄진 발굴조사를 통해 5만8000여 점에 달하는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이중 황남대총 금동제 조개 장신구는 남·북위 30도 사이의 따뜻한 바다에서만 잡히는 앵무조개를 활용한 잔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황남대총 칠기 바닥에 적힌 글자 ‘마랑’(馬朗)은 중국의 바둑 고수 이름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는 신라가 외국과 활발히 교류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된다. 

이처럼 한반도의 고대 유물이 보여주는 ‘문화 다양성’을 소개하는 전시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개막했다. 내년 3월 20일까지 진행되는 ‘고대 한국의 외래계 문물-다름이 만든 다양성’전에서는 고대 교류의 산물인 외래계 문물 172건 253점을 한데 모아 소개한다. 

출품 자료 중에는 황남대총 남분(南墳) 금목걸이, 경주 계림로 보검 등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 8건도 포함됐다.

또 경주에서 발견된 서역인을 닮은 흙인형, 창원 가야 고분 출토품인 낙타 모양 토기, 사천 늑도 유적에서 확인된 일본 야요이(彌生)계 토기, 천안 용원리 고분군에서 모습을 드러낸 중국제 계수호(鷄首壺·닭머리 모양 주둥이가 있는 항아리) 등이 공개됐다.

전시는 문화와 사상이 이동하고 섞이는 ‘교류’의 여러 양상을 다룬 뒤 고조선,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로 나눠 한반도에 나타난 다양한 문화를 소개한다.

고조선 시기는 철기문화를 보유한 중국계 유민이 이주해 왔고, 한군현(한나라가 우리나라 서북부에 설치한 4개 현)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금속 유물과 토기로 설명한다. 이어 삼한시대와 삼국시대의 '다른 문화'는 북방 유목민족 동물 장식, 중국 교역품, 동남아시아 유리구슬 등을 통해 조명한다. 삼국시대 이후 더욱 복잡해진 통일신라시대 대외 교류 양상도 다채로운 유물로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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