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8] 겨울철 호흡기질환 관리
[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8] 겨울철 호흡기질환 관리
  • 이범준 경희대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교수
  • 승인 2021.12.03 14:19
  • 호수 79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범준 경희대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교수
이범준 경희대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교수

우리나라 겨울은 대륙의 북서풍이 불어와 차고 건조한 대기 조건이 형성된다.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미세먼지의 영향도 받는다. 이와 같은 차고 건조한 대기 상태와 미세먼지는 비염,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질환을 지닌 환자들에게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 

차고 건조한 공기 상태는 바이러스가 생존하고 증식하기 쉬워 감기나 독감이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아주는 면역력 또한 떨어져 호흡기 감염이 쉽게 일어난다. 추위가 심해지면 난방을 많이 하게 되는데, 집안 공기가 따뜻해지긴 하지만 건조한 상태가 되고, 집 밖과 집 안의 온도 차이가 커져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방에서는 호흡기질환의 대부분을 외부환경인 풍한사(風寒邪: 차고 강한 바람이나 기후조건) 혹은 형한음랭(形寒飮冷: 신체를 차게 하거나 지나치게 찬 음식을 자주 마시는 경우)으로 폐에 영향을 미쳐 기침, 가래, 오한,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본다. 특히 과로, 과음 등으로 몸의 정기(正氣)가 약한 경우에는 호흡기 증상이 더욱 쉽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집 안팎의 건조한 공기는 코, 기관지, 폐 등의 호흡기 점막의 건조함을 유발해 점막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호흡기 감염을 유발한다. 호흡기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라면 이같은 감염이 기존 질병을 급속히 악화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겨울철 호흡기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조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통 겨울에는 춥기 때문에 난방에만 중점을 두게 되는데 이와 더불어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의 적당한 습도는 40∼60% 정도인데, 실제 우리가 유지하는 겨울철 실내 습도는 평균 20%에 불과하다. 실내온도를 23도 이상으로 올리게 되면 습도는 더욱 떨어지기 때문에 난방을 할 때는 꼭 가습을 해줘야 한다. 

또한 열을 뺏기지 않도록 창문을 닫아두는 경우가 많아 실내 공기 역시 나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환기를 통해 공기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좋은데, 실내외의 온도 차는 환기의 효율을 높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5분 정도의 환기로도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할 수 있다. 

최근엔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공기청정기 필터를 습하게 만들어 곰팡이 혹은 세균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초래한다. 따라서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같이 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어, 잠자는 침실의 경우라면 공기청정기를 틀어 공기를 맑게 한 후 공기청정기를 끄고 가습기로 가습을 하며 자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감기에 잘 걸리거나 이미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보온에 주의하며 손과 발을 항상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 기침과 가래가 많은 사람은 공기의 건조가 심하지 않게 항상 가습기를 틀어주고, 수시로 물을 마셔 수분 공급을 충분히 해야 한다.

한의학에서의 호흡기질환 치료는 허증(虛證)과 실증(實證)으로 변증하여 치료한다. 허증은 정기(正氣)를 부양(扶養)하고, 실증은 산사기(散邪氣: 병을 발생하는 원인을 제거함)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겨울철 호흡기질환에 도움이 되는 한방차 중 생강‧계피차는 성질이 따뜻해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신진대사를 높여 면역력을 높여준다. 더불어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도록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소화 기능이 약하면서 허약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귤껍질차 또한 가래를 없애고 기침을 잦아들게 하는 효과가 있어 겨울철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므로 평소 차를 즐기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