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느는 ‘고관절 질환’… 엉덩이‧허벅지에 통증
겨울철에 느는 ‘고관절 질환’… 엉덩이‧허벅지에 통증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12.03 15:46
  • 호수 7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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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질환의 종류와 예방법

야외활동 줄어 관절 경직되기 쉬워… 수중운동·실내자전거 등이 도움

골관절염‧점액낭염 등 다양… 심하면 인공관절‧관절내시경 수술 치료

[백세시대=배지영기자] 건강한 겨울나기를 위해서는 우리 몸도 준비가 필요하다. 기온이 떨어지면 우리 몸의 근육, 혈관, 신경 등이 위축되고 면역력이 약해져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질병이 악화하거나 숨어있던 질병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날씨가 추워지면 골반이나 엉덩이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 이유 때문이다. 야외활동과 운동량이 줄면서 관절이 경직돼 고관절에 무리가 오기 쉬워서다. 이에 고관절 질환의 종류와 증상,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고관절은 넓적다리뼈와 골반뼈가 만나는 곳으로, 체중을 지탱해 우리 몸의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곳에 염증이나 괴사 등이 생기는 것을 고관절 질환이라고 한다.
고관절은 넓적다리뼈와 골반뼈가 만나는 곳으로, 체중을 지탱해 우리 몸의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곳에 염증이나 괴사 등이 생기는 것을 고관절 질환이라고 한다.

◇고관절 질환이란?

고관절(엉덩이 관절)은 넓적다리뼈(대퇴골)와 골반뼈가 만나는 곳으로, 척추와 더불어 체중을 지탱해 우리 몸의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한다. 공처럼 둥글게 생긴 넓적다리뼈의 위쪽 끝부분(대퇴골두)과 이 부분을 감싸는 절구 모양의 골반골인 비구로 구성된다. 

고관절은 항상 체중의 1.5~3배에 해당하는 무게를 견뎌야 한다. 걷기만 해도 4배, 조깅은 5배, 계단 오르내리기는 8배의 하중이 가해져서다.

전상현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만약 사타구니 부위나 엉덩이, 허벅지 쪽으로 뻗치는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된다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관절 질환 종류

▶고관절 골관절염= 반복적인 사용과 노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일차성 골관절염과, 선천성 이상 또는 외상, 감염 등의 이유로 발생하는 이차성 골관절염으로 나뉜다. 국내의 경우 일차성보다는 이차성 환자가 많은 편이다.

고관절 골관절염이 생기면 대퇴골과 비구가 모두 망가지게 된다. 골관절염은 일단 발생하면, 어떤 치료를 받더라도 진행을 막을 순 없다. 평생 쉴 수 없는 관절이기 때문이다.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사타구니가 시큰거리고, 심하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온다. 

치료는 생활습관 개선, 운동, 재활, 약물치료 같은 비수술적 치료와 관절내시경, 인공관절 등 수술적 치료가 있다.

▶대퇴골두 무혈관성 괴사= 대퇴골두의 일부나 전체가 썩어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한다. 괴사한 부위는 재생이 불가능하고 뼈가 허물어지면서 사타구니와 대퇴부 안쪽에 심한 통증이 생긴다.

증상은 단계별로 진행된다. 첫 증상은 사타구니와 엉덩이의 묵직한 통증이다. 이후 질병이 진행하면서 병변 측 엉덩이로 서 있거나 무게를 지탱하기 어렵게 되고, 앉았다 일어설 때 또는 다리를 꼬거나 벌릴 때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걸을 때 통증이 심해지면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원인은 이유를 알 수 없는 특발성인 경우가 많지만 지나친 음주, 다량의 스테로이드제제 복용, 고관절 주위 골절, 잠수병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상현 교수는 “환자들은 흔히 대퇴골두 무혈관성 괴사를 ‘뼈가 부패하는 병’으로 잘못 이해하고 그대로 두면 주위 뼈까지 썩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기도 한다”며 “대퇴골두 무혈관성 괴사는 뼈가 국소적으로 죽어 있을 뿐 뼈가 부패되는 것은 아니고 주위로 퍼져 나가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퇴비구 충돌증후군= 대퇴골이나 비구의 모양에 변화가 생겨 비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비구순이 파열되거나 관절 연골이 손상되는 병이다.

발병 초기에는 걷거나 뛸 때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앉았다 일어날 때나 차에 타고 내릴 때, 자세를 바꿀 때처럼 특정 동작을 할 때 사타구니 부위에 강한 통증이 짧게 발생한다. 어릴 때부터 축구, 야구, 스케이트, 발레 등 고관절을 많이 구부리는 운동을 한 경우 발생률이 높다. 

발병 초기에는 고관절을 반복적으로 과도하게 구부리는 활동이나 운동은 피해야 한다. 반대로 고관절과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은 도움이 된다. 대퇴비구 충돌증후군의 진행에 따른 비구순파열이나 관절 연골 손상 시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고관절 점액낭염= 고관절 주위에 있는 약 18개의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달리기를 자주 하거나 오랫동안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과도한 음주 피하고 근력 운동은 필수

고관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도한 음주를 피해야 한다. 의자에 앉을 때 흔히 하는 다리를 꼬고 앉는 동작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이 자세는 고관절이 과도하게 굴곡 되고 안으로 모이면서 회전하는 자세로, 비구순이나 연골 손상을 부를 수 있다. 

또한 양 무릎을 붙인 채 바닥에 쪼그리고 앉는 자세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혼자 드는 것도 피해야 한다. 

고관절이 가장 편안한 자세는 힘을 빼고 의자에 약간 비스듬히 걸터앉는 자세다. 오래 앉아 있거나, 걷고 난 후 사타구니가 뻑뻑하고 시큰한 느낌이 있다면 이 자세를 취해 관절을 쉬게 해야 한다. 더불어 고관절은 항상 큰 하중이 가해지는 곳인 만큼 평소 자신의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관절에는 하중을 최소화하면서 많이 움직이는 운동이 좋다. 대표적인 것이 수중운동이다. 물속에서는 체중에 의한 하중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아쿠아로빅 같은 격렬한 운동도 관절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실내 자전거 타기도 좋다. 이때 자전거의 안장을 조금 높여 고관절이 많이 구부러지지 않게 한 후 큰 가속 없이 부드럽게 페달을 밟도록 한다. 수중운동이나 실내 자전거 타기가 힘든 환경이라면 걷기도 좋다. 가속 없이 부드럽게 30분~1시간 동안 보행한다.

전상현 교수는 “꾸준한 운동은 체내 칼슘의 흡수 능력을 높이고 골밀도 유지를 돕는다”며 “무리한 운동은 지양하고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규칙적으로 해 뼈 건강과 근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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