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실 대한노인회 강원연합회장 “경로당·복지관과의 양극화 문제…프로그램 다양화로 해결해야”
이건실 대한노인회 강원연합회장 “경로당·복지관과의 양극화 문제…프로그램 다양화로 해결해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12.17 13:43
  • 호수 7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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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탄탄한 인맥과 풍부한 경륜… 강원도청과 소통 원활 기대

연합회관 신축, 임기 내 완공 못 보더라도 부지·예산은 확보할 것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강원연합회가 이건실(75) 신임 연합회장의 시대를 맞아 환골탈퇴를 모색하고 있다. 안으로는 숙원사업인 회관 신축의 기반을 닦고, 밖으로는 지자체와 노인회 간 소통의 정상화를 꾀하려는 것이다. 

이건실 연합회장은 12월 14일, 회관 신축과 관련해 “임기 내에 부지나 예산만은 확보하려 한다”며 “도유지(도가 보유한 부지)현황을 선거 전에 다 입수해놓았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 사무처장이 춘천시내 후보지 두 곳을 돌아보았다”고 덧붙였다. 

강원도 춘천시 이디오피아길에 위치한 강원연합회에서 이 연합회장을 만나 노인회와의 인연, 앞으로의 사업 계획 등을 들었다. 연합회 건물 2층 사무실에 각계서 보내온 축하난이 가득했다. 이 연합회장은 직원들과 같은 공간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강원연합회에는 18개 시·군 지회, 3230여개 경로당, 회원 15만여명이 있다. 이 연합회장은 2021년 11월에 취임했다.

-직원들과 한 공간에서 일하는데 따른 불편함은 없는지.

“원래 있던 벽을 헐어내 회의실 겸 사무실로 쓰고 있다. 요즘처럼 개방시대에 감출 일이 뭐 있나(웃음).” 

-취임식도 하지 않았는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경로당도 다시 문을 닫았고 소집했던 이사회도  취소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머릿속은 일할 생각들로 가득하다.”

춘천시는 백신접종, 거리두기 등 코로나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지만 하루 30~40명씩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긴장하고 있다. 이 연합회장은 “종교·공연 단체 모임에 대해 시에서 좀 더 철저하게 방역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했다.

-연합회장 선거는 어땠는가.

“자신이 있었다.” 

지난 10월 29일 치러진 20대 강원연합회장 선거에 4명의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이건실 당시 연합회 부회장이 93명의 대의원 가운데 45표를 얻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선거공약 1호가 연합회관 신축이다.

“이 건물이 47년이 돼 비좁고 낡았다. 춘천 시내에 접근성이 좋은 두 곳의 후보지를 돌아보았다. 임기 내에 완공은 못 보더라도 부지나 예산을 확보하고 설계 단계까지는 해놓으려고 한다.”

-사비 1억원을 내놓겠다고 해 화제다.

“처음엔 연합회장 직무수당을 임기 동안 한 푼도 받지 않고 환원하겠다고 하자 주변에서 그러면 후임자가 어려움이 많을 것이란 조언을 하더라. 그래서 연 2500만원씩 4년간 사비를 내놓겠다고 한 것이다.”

이건실 강원연합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연합회장의 오른편이 문원호 사무처장.
이건실 강원연합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연합회장의 오른편이 문원호 사무처장.

-그 돈은 어디에 쓰게 되나.

“지회와 연관된 사업에 다 쓸 것이다.”

-노인편익증진조례 제정도 공약에 포함돼 있다. 

“그 법을 보면 장애인, 임산부와 함께 노인도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주차장 공간이 빠져 있다. 도에 조례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자 일부 의원이 발의를 하겠다고 승낙했다.”

-앞으로의 역점사업은 무엇인가.

“‘노인이 존경 받는 행복한 강원’이란 슬로건 아래 교육에 치중하려고 한다. 물론 주입식 교육은 아니고 노인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건강하게 장수하는 방법,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언가, 그런 것들을 같이 연구하겠다는 얘기다.”

-노인복지의 문제점이라면.

“경로당과 복지관, 둘 사이의 양극화 해소가 시급하다. 퇴직공무원 등 소득이 있는 노인들은 복지관으로 몰리고 그렇지 않은 노인들은 경로당으로 간다. 둘 사이의 간극을 좁혀야 한다. 지자체에선 표를 의식해 경로당을 지어만 놓고선 활용을 하지 않아 노인복지의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경로당을 복지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어 “경로당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활성화될 것”이라며 “복지관으로 가는 노인들을 경로당으로 끌어오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지회장, 경로당 회장 활동비 얘기도 거론된다.

“내년 지자체장 선거 이후에 본격적으로 협의해볼 생각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동안 강원도와 노인회 간 소통 문제가 있었는데.

“앞으론 많이 달라질 것이다. 당선 이틀 만에 도지사께서 축하 전화를 주셨고 우리 직원들과 함께 식사할 기회도 가졌다. 제가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장할 때 그분은 국회의원(비례대표)으로서 서로 윈윈하며 지내기도 했다.”

-직원들 처우개선도 약속했다.

“노인회 직원들의 봉급 체계가 천차만별이다. 조직강화와 사기진작 측면에서 이를 통일시켜야 한다.”

-강원도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올해 취업지원센터가 골프장 관리, 아파트 경비 등 3000개 취업알선을 해준 가운데 속초시·홍천군지회가 취업우수센터로 선정됐다. 작년에 취업센터장이 대한노인회 ‘취업왕’에 오르기도 했다.”

이건실 연합회장은 춘천 출신으로 춘천고, 경희대를 졸업했다.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장, 춘천시의원 4선, 춘천시의장, 지역균형발전 지방의회협의회 공동의장 등을 지냈다. 화산실업 대표이사로 있다.

-시의원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일은.

“행정안전부의 재해우려지역으로 지정되면 국비가 나온다. 거기에 도비, 시비를 더해 안전한 지역으로 개발할 수 있다. 제가 국비를 받아내 도심의 문제지역 등 4곳을 공원, 아파트단지로 바꿔놓았다. 당시 혜택을 본 주민들이 지금도 그것을 고마워한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시의원을 마친 뒤 사업체를 운영하던 중 전임 회장의 권유로 강원연합회 부회장직을 맡았다.”

-삶의 좌우명은.

“주변에서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부모님’이라고 주저하지 않고 대답한다. 공무원 출신으로 사업을 하셨던 아버님이 생전에 ‘정의롭게 살라’, ‘사람을 차별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그 신조로 지금껏 살아왔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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