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10] 제2의 치아 ‘틀니’의 현명한 사용법
[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10] 제2의 치아 ‘틀니’의 현명한 사용법
  • 백장현 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교수
  • 승인 2021.12.17 13:52
  • 호수 7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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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현 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교수
백장현 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교수

치아는 오복(五福) 중의 하나라고 한다. 하지만 치아는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인 회복이 어렵다. 충치나 치주염으로 인해 상실된 치아를 방치하게 되면 잇몸이 내려앉고 잇몸뼈가 소실되며, 양옆의 치아에도 영향을 주게 돼 치열의 변화가 발생하는 등 이차적인 문제까지도 경험하게 된다. 평소 구강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며, 꾸준한 치아 검진을 통해 유지를 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 

요즘에는 틀니·임플란트에 대한 건강보험이 만 65세부터 적용되어 제2의 치아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상실된 치아의 기능을 대체하는 방법으로 틀니와 임플란트가 있다. 임플란트는 인공치근을 심고 치아 모형을 씌우는 시술이다. 

기능 면에서 자연치아의 80~ 90%까지 회복할 수 있고 심미적으로 우수하다. 인접 치아를 삭제하거나 잇몸이 손상될 우려도 없다. 하지만 고령, 당뇨, 고혈압, 골다공증의 질환이 있다면 시술이 어렵다. 또한 치료 기간이 약 2개월에서 8개월로 길다.

반면에 틀니는 의치 틀을 잇몸 위에 올리는 방법이다. 전통적인 치과 처방으로 여러 개의 치아를 잃었을 때 적합하다. 비용이 저렴하며 수술이 필요 없고 치료 기간이 짧은 장점이 있어 아직도 많이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틀니를 오랫동안 건강하게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치아를 닦던 것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틀니는 대표적인 ‘제2의 치아’로, 본래 치아의 역할을 대신해 삶의 질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기능은 치아의 약 5분의 1 정도다. 치아는 주변 잇몸뼈의 지지를 받아 강한 힘을 내는 반면, 틀니는 잇몸에서 힘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음식물을 씹는 저작능력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 틀니 아래쪽의 잇몸은 그 두께와 상태에 따라 자연치아의 경우보다 작게는 10배, 크게는 100배까지 움직임이 커지기 때문에 씹는 느낌의 차이가 발생한다. 틀니 착용 초반에는 부드러운 음식을 위주로 섭취하고, 앞니보다는 어금니 위주로 식사하는 습관을 갖는 것을 권장한다.

틀니 착용 시 불편함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두께와 부피로 인한 이물감이나 구역질, 발음 이상 등이 대표적이다. 틀니를 ‘내 몸’처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응을 위한 환자의 노력과 함께 상당 기간의 조정이 필요함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틀니는 영구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다만,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수명이 결정되기 때문에 올바른 관리법을 인지하는 것이 좋다. 

첫째, 임의로 틀니를 갈아내거나 조정하는 것은 금물이다. 최초에는 2~3회의 조정 기간을 거쳐 잇몸에 가장 적합한 틀니가 완성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잇몸이 줄어들거나 변형되기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이때는 무리하게 참거나 스스로 틀니를 조정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

둘째, 틀니 세척 시 반드시 일반 치약이 아닌 틀니 전용 치약을 사용해야 한다. 치약에는 연마제가 들어있어 장기간 사용 시 틀니를 과도하게 마모시킬 수 있다. 따라서 틀니 전용 치약이나 연마제가 없는 주방 세제를 쓰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틀니 소독을 위한 뜨거운 물 사용은 절대 금지다. 틀니의 주성분은 아크릴릭 레진이라는 합성수지로, 뜨거운 열을 받으면 영구 변형이 일어나는 성분임을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틀니 사용자 중 상당수가 살균을 위해 뜨거운 물에 세척하거나 보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틀니의 수명을 급격히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뜨거운 물 사용보다는 틀니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면 칫솔질 후 남아 있는 얼룩과 플라크를 제거해주고, 악취 유발 세균의 99.9%까지 살균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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