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지식 85] 팬슈머
[알아두면 좋은 지식 85] 팬슈머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12.24 13:59
  • 호수 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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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애용을 넘어 브랜드를 키워내는 소비자

1983년 탄생해 40년 가까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돼○바’는 최근 그릭복숭아와 백년초 잼을 넣은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새로 선보인 두 제품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탄생한 것으로 일명 ‘팬슈머’ 제품이다. 

팬슈머란 직접 투자하거나 제조 과정에 참여해 상품, 브랜드를 키워내는 소비자를 일컫는 용어로, 팬(fan)과 소비자를 의미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이다.

팬슈머들은 생산 과정에 참여해 자신이 상품이나 브랜드를 키워냈다는 경험과 즐거움을 느끼면서 소비에 뛰어든다. 이들은 적극적인 소비에 나서지만 무조건적으로 지지만 하지 않고 비판, 간섭, 견제도 불사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널리 알려진 사례가 2016년 ‘국민 프로듀서가 직접 선발하는 걸그룹’을 내걸고 제작된 Mnet의 ‘프로듀스 101’이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이 심사위원 평가와 시청자 투표 비율을 50대 50으로 책정한 것과 달리 ‘프로듀스 101’은 100% 시청자 투표로 최종 멤버 11명을 선발했다. 초기에는 ‘슈퍼스타K’로 시작된 오디션 열풍이 완전히 꺼져 성공보다는 실패를 더 점쳤지만 100% 시청자 투표로 데뷔 멤버를 결정하면서 대성공을 거뒀다. 비록 순위 조작 논란으로 의미가 퇴색됐지만 팬슈머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는다.

농심켈로그의 ‘파맛’ 시리얼
농심켈로그의 ‘파맛’ 시리얼

식품·유통업계는 ‘팬슈머’ 마케팅에 특히 적극적이다. 이중 농심켈로그의 ‘파맛’ 시리얼 출시 일화가 가장 유명하다. ‘파맛’ 시리얼은 지난 2004년 켈로그가 이벤트성으로 진행한 시리얼 대통령 선거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연히 ‘초코맛’ 시리얼이 압도할 거란 예상과 달리 ‘파맛’ 시리얼이 큰 인기를 얻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은 파맛 시리얼 출시를 요청했다. 결국 지난해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관련 제품을 출시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팔도의 비빔면 액상소스도 팬슈머들에 의해 탄생한 제품이다. 팔도의 경우 비빔면에 들어가는 액상소스만 따로 판매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청이 많았다. 계기는 지난 2017년 만우절에 만들어졌다. 팔도는 기업 공식 블로그에 ‘NEW 팔도 만능 비빔장 출시’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팔도가 만우절 농담이라는 사실을 알렸지만 비빔장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소비자들은 소스의 정식 출시를 요구했다. 팔도는 증정품으로 만능 비빔장을 선보이며 소비자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만능비빔장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정식 제품으로 출시했다. 

팬슈머들의 요청으로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제품이나 단종된 제품이 새롭게 출시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오리온 ‘치킨○’은 2016년 제품 생산 공장이 화재로 불타면서 판매가 중단됐다. 그러나 팬슈머들의 요청으로 2019년 2월, 제품 판매가 중단된 지 3년 만에 재출시됐고 현재까지 5000만개 넘개 판매됐다. 여기서 재미를 본 오리온은 올해 3월 역시 팬슈머들의 재출시 요청이 많은 ‘와○’을 15년 만에 다시 만들었고 5주 만에 누적판매량 180만개를 돌파하고 1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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