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이어 백화점까지 점원 없는 ‘무인 매장’ 도입
편의점 이어 백화점까지 점원 없는 ‘무인 매장’ 도입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12.31 11:35
  • 호수 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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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 진화하는 무인화 시장
물건을 골라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계산대 없는 GS25 편의점에서 이용객들이 쇼핑을 즐기는 모습. 	사진=GS리테일
물건을 골라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계산대 없는 GS25 편의점에서 이용객들이 쇼핑을 즐기는 모습. 사진=GS리테일

인공지능 카메라와 무게 감지 센서로 쇼핑목록 파악해 자동 결제도

야간에 무인 운영하는 가전·자동차 매장… 고객이 제품 자유롭게 체험 

[백세시대=배지영기자] 김진호(51) 씨는 이사를 앞두고 고민이 많다. 평일 퇴근 후는 물론이고 주말 일정도 꽉 차 있어서 가전제품을 보러 다니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매장에 직접 갔을 때 마음의 준비 없이 직원들과 대면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고민하던 김씨는 퇴근 시간 이후에 무인으로 운영하는 가전제품 매장을 찾아 마음에 뒀던 제품들을 직접 보고 비교했다. 

이후 구매를 결정하고 프로모션 설명을 듣기 위해 매장 내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를 이용해 직원 상담도 예약했다. 김씨는 “직원들의 과도한 응대나 매장·직원별로 서비스가 상이해 불편함이 있었는데 비대면 매장을 통해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무인 점포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편의점을 시작으로 유통가에 불던 무인 매장 바람이 자동차, 가전, 통신업계 등 전방위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무인화가 가속화되면서 업계는 AI 카메라 등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중이다.

◇대세가 된 ‘무인 편의점’

주요 편의점 업체인 CU와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은 최첨단 기술을 집약한 스마트 점포를 잇달아 선보이는 한편 무인 관련 솔루션도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 가맹점 인건비 절감 필요성도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주된 요인은 AI와 ICT 등 첨단기술 발전으로 무인점포 구축을 위한 기술적 토대가 마련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무인 편의점은 크게 ‘완전 무인형’과 ‘하이브리드형’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낮에는 점원이 상주하고 심야 시간에만 무인으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매장이 주를 이룬다. 

하이브리드형 매장의 경우 완전 무인 매장보다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상용화 속도가 빠르다. 현재 국내 주요 편의점 4사가 운영하는 전국의 하이브리드 매장은 1000여개에 달한다.

그러나 완전한 자동결제 시스템은 도입되지 않아 소비자가 셀프 계산을 해야만 하기 때문에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등의 이용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에 BGF리테일이 올해 1월 인천 송도에 선보인 ‘테크 프렌들리 CU’ 1호점은 최첨단 리테일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무인 편의점이다. 해당 매장에는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POS 시스템’이 도입됐다.

점포 내부에 설치된 30대의 AI 카메라와 선반 무게 센서가 고객의 최종 쇼핑 리스트를 파악하면 POS(판매시점 관리) 시스템이 이를 상품 정보, 행사 정보 등과 결합해 계산한다. 결제는 고객이 사전에 등록한 셀프 결제 앱 ‘CU 바이셀프’를 통해 결제카드를 등록하면 출입문을 나가는 즉시 자동으로 계산이 이뤄지며 영수증 역시 해당 앱으로 전송된다.

현대백화점 서울 여의도점 ‘더현대 서울’에 위치한 ‘언커먼스토어’는 백화점 무인매장이다. 이곳은 패션잡화, 생활용품, 식음료 등 200여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프 스타일숍으로, QR코드를 인증한 후 매장에 입장하게 되면 얼굴인식기술과 질량 센서를 기반으로 고객이 선택한 상품을 자동으로 인식하게 된다. 

선택한 상품을 가지고 매장을 나갈 때 별도의 결제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고객이 사전에 등록한 카드로 5분 이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방식이다.

◇식품업계도 무인점포 가속화

무인화 움직임은 편의점뿐만 아니라 식품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해 12월 2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모든 서비스를 완전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무인매장 ‘플로우’ 1호점을 오픈했다. 

기존 매장은 직원이 고객이 원하는 아이스크림을 스쿱으로 떠서 담아주는 방식이었지만 무인매장은 아이스크림을 1종류씩 팩에 담아 판매하는 방식으로 24시간 운영한다.

패스트푸드점인 롯데리아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선릉점에 무인 수령 시스템 ‘셀프 픽업박스’를 도입하고 제품 주문부터 수령까지 전 과정이 무인화로 운영되도록 했다.

◇가전·자동차 업계, 야간 무인매장 운영

최근에는 가전과 자동차 업계에도 무인매장 바람이 불고 있다. LG전자는 비대면 상담을 원하는 고객의 욕구를 반영해 전국 19개 매장에서 야간 무인매장을 운영한다. 무인매장은 직원들이 퇴근한 이후인 오후 8시30분부터 자정까지 운영되며,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동일하게 문을 연다. 고객은 매장 입구에서 QR코드를 스캔해 본인인증을 거친 후 매장에 들어올 수 있다. 

이후 매장 안에서 자유롭게 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 제품에 대한 상세정보가 필요하면 매장 내 여러 곳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이용하거나 스마트폰으로 LG전자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에 접속해 최적화된 화면에서 검색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서울 송파대로지점도 평일 오후 8~10시, 주말·공휴일 오후 6시30분~10시까지 영업사원이 없는 무인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시간대에는 인력 대신 인공지능(AI) 로봇이  투입돼 고객을 맞고 있으며, 다양한 차종을 눈치 없이 시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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