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열 대한노인회 충남 보령시지회장 “노인은 인생 끝 아니야…소일거리라도 만들어 국가 발전에 기여해야”
최익열 대한노인회 충남 보령시지회장 “노인은 인생 끝 아니야…소일거리라도 만들어 국가 발전에 기여해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1.10 09:32
  • 호수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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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까지 농협장으로 왕성한 활동…경륜 살려 노인회 발전에도 기여할 것

노인학대·웰다잉교육, 치매인식개선, 체력단련실 마련 등 꾸준히 사업 진행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최익열(80) 대한노인회 충남 보령시지회장은 남다른 이력을 가진 소유자이다. 여든 직전까지 현역으로, 높은 사회적 위치에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최 지회장은 3년 전까지도 천북농협 조합장이었으며 그 이전에는 우리나라 최대 농업 일간지 ‘농민신문’의 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최 지회장은 2020년 3월에 치른 보령시지회장 선거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현역 지회장, 분회장 출신과의 경쟁에서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것이다. 노인회 경력(경로당 회장)이 짧아 노인사회에서 인지도가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이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보령시의회 의원 출신, 농협장 5선이라는 경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3일, 충남 보령시 천변북길에 위치한 보령시지회에서 최 지회장을 만나 취임 2년째를 맞이하는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보령시지회에는 16개 읍·면 분회, 412개 경로당, 회원 1만8000여명이 있다. 최 지회장은 2020년 4월에 취임했다.

-어르신들의 코로나 접종 상황은.

“경로당 회원 대부분이 부스터샷 접종을 완료했다. 접종 확인서가 없으면 노인일자리 신청 시 불리하기 때문에 접종을 많이들 한다. 3차 접종을 마친 회원들에게 경로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로당 방역과 소독은.

“시에서 전 경로당을 대상으로 두 차례 방역을 했고, 경로당급식도우미들이 매일 경로당 안팎을 청소하며 소독한다.”

-지회 운영 2년째인데 해보니 어떠신가.

“취임 직후에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노인대학, 선진지견학 등 지회의 큰 사업들이 중단돼 안타깝다. 매일 아침 30여분을 운전해 사무실에 나와 지회를 방문한 경로당 회장님들과 회원 안부도 나누고 때 되면 식사도 대접한다. 직원들도 쉼 없이 노인복지 증진에 매진하고 있다. 웰다잉교육을 했고, 체육단련실을 마련했으며, 보건소로부터 치매극복선도단체로 지정 받아 치매인식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익열 충남 보령시지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최 지회장 오른편이 김미선 사무국장.
최익열 충남 보령시지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최 지회장 오른편이 김미선 사무국장.

지회는 10~11월, 관내 26개 경로당 회원 250여명을 대상으로 노인인권 및 웰다잉교육을 실시했다. 노인학대 유형, 신고 방법, 문제 발생 시 대처법 등을 알려주었고, 품위 있고 존엄하게 마지막 삶을 준비하는 과정도 교육했다. 회관에 치매극복선도단체 현판도 달고 직원들이 치매 파트너 수업도 받았으며 노인일자리 사업과 관련해 치매예방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어르신들이 체력단련실을 많이 이용하는가.

“시․도비 2200만원을 지원 받아 회관 2층, 20여평 공간에 안마의자, 자전거 헬스, 혈압·신장 측정기 등을 갖췄다. 노인일수록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대부분은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기회 닿는 대로 홍보도 하고 시설을 적극 활용하시라 권장하고 있다.”

-2년 전 지회장 선거 당시 특색 있는 공약을 내세웠다.

“노인전문식당, 전용마트, 체력증진시설 등 세 가지를 갖춘 노인복지시설사업을 약속했다. 그런데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우선 노인회에서 식당을 운영할 경우 주변의 식당들 사정이 어려워질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전용마트 역시 첫 번째로 부지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갖가지 노인생활용품을 갖춰놓고 경로당마다 주문을 받아 택배로 부치고 매달 결제해야 하는 데 지자체 지원만으로 꾸려가는 지회로선 운영 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없다. 농협이 오늘날과 같이 방대한 단체로 클 수 있었던 건 마트 같은 수익사업 덕분이다. 농협장 경험을 살려 노인회에도 접목해보려 했으나 농협과는 여러 요건이 달랐다. 일개 지회의 사업이라기 보단 중앙회 차원에서 시도하면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또 다른 공약이라면.

“(책상 위를 가리키며) 취임 직후 보령시장과 간담회에서도 설득하고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렸지만 무한봉사를 하는 분회장과 경로당 회장에 대한 수당이 어떤 식으로든 있어야겠다는 일념에서 추진하고 있다.”

책상 위에는 ‘시장님 면담 건의 사항’이란 제목의 서류 한 장이 있었다. 경기도의 한 지회가 소일거리사업으로 경로당 회장 활동비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백세시대’ 신문의 보도를 인용한 것이었다. 

최 지회장은 이와 관련 “신문에 보도된 타 지회의 사례를 수집해 도지사, 시장, 국회의원, 시의회 의장 등에게 보여주며 협조를 요청한다”며 “최근에 시 의장께서 긍정적인 답변을 해주었다”고 말했다.

최익열 지회장은 보령 출신으로 충남대·농협대학 경영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천북농협협동조합장(5선), 보령시의원, 보령시 체육회 부회장, 농민신문사 이사(2선) 등을 역임했다. 천북면 장은1리경로당 회장을 지냈다.

-지역 농협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 같다.

“농협을 만들었고 오늘날과 같은 농협으로 발전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치공장, RPC(미곡종합처리장)도 만들었고, 마트·주유소 운영 등 수익사업을 통해 자산을 불렸다. 2014년 전국 농협을 대상으로 한 업적평가에서 천북농협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농협에 노인대학 같은 조직인 ‘장수대학’도 운영해 농민들 취미·여가생활에도 도움이 됐다고 본다.”

-농민신문 이사는 어떻게 하게 됐나.

“각 도마다 농협장 중에서 한 명씩 이사를 선임한다. 수석 이사로서 전국 대의원 회의를 주재하는 등 중앙회장 직무대행을 하기도 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농협장을 끝으로 쉴까 했지만 주변에서 ‘인맥을 가진 이는 직을 잃으면 안된다’며 노인회 진출을 권했다. 노인을 위한 마지막 봉사라는 각오로 선거에 나섰다.”

-선거를 많이 해봤는데 당선 비결은.

“시의회 의원 선거 등 총 11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단 한 번 실패했다. 비결은 따로 없고 열심히 소신껏 하는 것이다. 유권자 얼굴만 봐도 내 편인가 직감적으로 느낌이 온다. 당선 된 뒤에도 선거 기간 못지않게 답례 인사를 하고 봉사하는 자세로 일관했다.”

-보령시를 소개해 달라.

“‘모든 것이 편하고 살기 좋다는 의미의 ’만세보령‘이란 말이 있다. 대천해수욕장은 부산의 해운대보다 규모가 크고 자연환경도 아름답다. 올해 7월 열리는 머드축제 기간에 머드박람회도 열린다. 많이 오셔서 머드의 효능을 즐기시기 바란다.”

-100세 시대, 노인의 역할은.

“노인이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돼야 한다. 노인들의 땀과 희생으로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했다. ‘내 인생 끝났다’고 손 놓고 있지 말고 소일거리라도 만들어서 하고, 대한민국이 더 발전하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익열 보령시지회장은 “과거 벼농사를 비롯 양돈·양계 등 안 해 본 일이 없다”며 “그런 다양한 경륜과 열정으로 노인복지 증진에 최선을 다해 봉사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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