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12]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
[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12]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
  • 유기형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 승인 2022.01.10 09:39
  • 호수 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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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형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유기형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겨울철 눈·비가 올 때면 우리는 걸음걸이를 주의해야 한다. 추위로 인해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가다가 넘어지기도 하며 미끄러운 빙판길에 낙상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로 인한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고관절 골절’이기 때문이다.

고관절 골절은 비스듬히 넘어지면서 발생한다. 낙상의 충격이 적어 외상이 심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고령자 대부분이 골다공증을 겪고 있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쉽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고관절 골절이 생기면 대퇴골과 비구(절구통 모양의 관절)가 모두 망가지게 된다. 골관절염은 일단 발생하면, 어떤 치료를 받더라도 진행을 막을 순 없다. 평생 쉴 수 없는 관절이기 때문이다.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사타구니가 시큰거리고, 심하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온다. 

고관절은 척추와 하지를 연결해주는 관절로 골절이 발생하면 일상생활은 물론 자세를 바꾸는 것조차 매우 힘들게 된다. 이 때문에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주로 누워만 있게 되어 욕창, 폐렴, 요로감염, 심혈관계 합병증 등이 발생해 급격한 노쇠로 접어들기 쉽다. 

합병증으로 인해 고관절 골절 환자의 30% 가량이 골절 후 2년 내 사망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여러 질병 가운데 고관절 골절만큼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고관절 골절은 최대한 빨리 환자를 이전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한 빨리 환자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하여 식욕부진이나 욕창, 폐렴과 같은 합병증을 예방함으로서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고관절 골절은 수술적 치료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고령 환자에게 전신마취 수술이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방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합병증으로 인한 위험성이 훨씬 커진다. 수술 방법은 골절부 고정술과 인공관절 치환술이 있다. 

고관절 골절에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석고 붕대(깁스)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가 고관절 골절에서는 적용이 어렵고, 골절로 인한 통증과 장기간의 침상안정이 고령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수술 후에는 가능한 한 조기에 환자가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체중 부하 운동을 시행해야 한다.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빙판길이나 경사면 근처에서의 보행은 가급적 최소화하고, 계단 등을 오르고 내릴 때에는 손잡이을 꼭 잡고 이동하는 것이 좋다. 고관절이 가장 편안한 자세는 힘을 빼고 의자에 약간 비스듬히 걸터앉는 자세다. 오래 앉아 있거나, 걷고 난 후 사타구니가 뻑뻑하고 시큰한 느낌이 있다면 이 자세를 취해 관절을 쉬게 해야 한다. 

더불어 고관절은 항상 큰 하중이 가해지는 곳인 만큼 평소 자신의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중을 최소화하면서 많이 움직이는 운동이 좋은데, 대표적인 것이 수중운동이다. 물속에서는 체중에 의한 하중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아쿠아로빅 같은 격렬한 운동도 관절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또한 근력을 기르고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것도 고관절 골절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고령 여성의 약 90% 가량은 체내 근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비타민D가 부족하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니 부족한 비타민D는 약물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고관절 골절은 합병증으로 인해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무서운 질환이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했을 때에는 가능한 빨리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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