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경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장 “‘침묵은 금’이라지만…현실 직시해 직언하는 노인 돼야”
양재경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장 “‘침묵은 금’이라지만…현실 직시해 직언하는 노인 돼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1.17 10:31
  • 호수 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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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임기동안 조직 결속력 강화·경로당 활성화·일자리 창출 등 최선 다해

‘행복도우미’ 손수 챙기는 경북도지사의 어르신 공경 진정성에 깊이 감사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노인회 위상이 높아졌음을 실감한다.”

양재경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장은 임기 3개월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이 같이 말했다. 지난 1월 11일, 대구의 옛 경북도청에 위치한 경북연합회에서 만난 양 연합회장은 그간의 소감을 묻자 “지회 정기총회 등 노인회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정보교환 등을 통해 노인회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발전에도 보탬이 되도록 혼신을 다해 노력해왔다”며 “과거와 달리 노인회를 진정성 있게 대하는 지자체의 바뀐 자세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어 재임 기간 중 성과 부분에 대해선 ▷조직의 결속력 강화 ▷경로당활성화 매진 ▷노인일자리 확충 및 노인자원봉사활동 확산 등을 꼽았다.

경북연합회는 산하에 23개 지회, 8157개 경로당, 회원 32만여명이 있다. 양 연합회장은 2018년 4월에 취임했다.

-노인회의 높아진 위상을 어떤 부분에서 실감하는지.

“이철우 경북도지사께서 도내 행사 때마다 노인회장을 상석에 앉힌다. 어버이날 시내 요소에 내거는 플래카드 문구 하나에서도 어르신들을 지극정성으로 모시겠다는 도지사의 진정성이 느껴져 감동을 받곤 한다. 경북의 노인이라면 누구나 어버이날 기념식장에 커다랗게 내걸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 어버이십니다’라는 슬로건을 보는 순간 평생 희생과 고생으로 점철된 지난 시간들이 한순간에 눈 녹듯 사라지는 걸 느꼈을 것이다.”

경북연합회는 도 어버이날 기념식 행사를 직접 주관한다.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허춘정 사무처장은 “도 지원(2800만원)을 받아 실내에선 1000여명, 실외에선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마다 성황리에 개최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양재경 경북연합회장(왼쪽서 다섯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양 회장 오른편이   허춘정 사무처장.
양재경 경북연합회장(왼쪽서 다섯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양 회장 오른편이 허춘정 사무처장.

-그간의 성과를 소개해 달라.

“옛 경북도청 건물로 연합회 사무실을 이전해 널찍한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직원들 근무환경이 좋아졌고 사업 규모도 커졌다. 작년에는 시·도연합회장 협의회를 조직해 연합회 간 소통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지회장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해외 시찰, 국내 선진지 견학도 10여 회 진행했다.”

-작년에 경로당활성화 부문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한 것으로 안다.

“경북에만 있는 행복도우미사업의 성과가 수상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550명의 도우미들이 경로당을 순회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도지사께서  자식 키우며 희생해온 부모님을 떠올리며 구상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 사업이 어르신들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여준다는 점에 비춰 앞으로는 도우미를 ‘선생님’으로 호칭하기로 했다.”

경북도는 이밖에도 경로당 안팎을 청소하는 ‘경로당깔끄미사업’을 실시해 노인일자리 기회도 늘리고 어르신들의 수고도 덜어주고 있다. 양 연합회장은 노인일자리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광역취업지원센터 직원들이 연 10회에 달하는 노인재취업교육을 통해 도농일자리 등 총5400여명에게 취업을 알선했다”며 “특히 117개 노인자원봉사클럽이 지역 곳곳에서 연 3만7400회 활동을 펼쳐 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노인자원봉사활동 사례발표회가 일찍 시작된 것 같다.

“맞다. 어르신들의 자원봉사활동 사례를 발굴·전파해 봉사영역을 넓히겠다는 취지에서 지금까지 23회를 개최했다. 작년의 경우 10월 22일, 연합회 회의실에서 사례발표를 심사해 시상했다.”

-경북연합회만의 특별한 행사가 있다면.

“전통문화 계승·발전과 어르신들의 인문학적 소질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끔 ‘전국 한시지상백일장’을 33회째 열고 있다. 여타 대회와 비교해 역사나 규모, 수준면에서 가장 품위 있는 대회라고 자부한다.”

2021년 10월에 개최한 제33회 한시지상백일장에 응모한 224수 중 장원(1), 차상(1), 차하(2), 참방(10), 가작(10) 등을 가려 상장과 부상을 전달했다. 그리고 응모작을 한권의 책으로 엮어 지회와 전국 연합회 등에 배포했다.

경북 청도 출신의 양재경 연합회장은 영남대 경제학과를 나와 사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부산에서 화학섬유사업을 크게 일으켰다. 제4·7대 경북도의원을 지냈다. 청도로타리클럽 회장, 평화대사 경북도협의회 회장, 경북도 의정동우회 회장 등 다양한 봉사로 지역 발전에 헌신했다. 대한노인회 청도군지회 부회장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현재 성균관 유도회 총본부 부회장으로 있다.

-봉사 이력이 대단하다.

“안 해본 봉사가 없을 정도다. 청도 출신으로 3선 도지사를 지낸 이의근 (1938~2009년)공적비추진위원장을 맡아 기금 모금을 투명하게 집행해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도 했다. 그리고 경북도의회 예산편성위원회 간사로 있으며 도청, 교육청 예산이 상임위에서 삭감 또는 전액 부결될 뻔 했던 것을 부활시켰던 일도 보람으로 남는다.” 

-4년 전 연합회장 취임식에서 ‘할 말 하는 노인회를 만들겠다’는 취임사가 인상 깊었다.

“연합회장 출마 계기도 노인이 너무 침묵만 지키는 현실이 안타까워서였다. ‘웅변은 은, 침묵은 금’이라지만 말을 해야 할 때는 과감히 나서서 직언해야 한다. 노인회 조직도 마찬가지다. 삶의 경험과 경륜,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 이치를 직시해 순리에 맞는 지 그른지 잘 판단해 바른 말을 해야 한다. 그래야 후배들이 따르고 존경하는 어른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저는 이 시간까지 초지일관 그런 자세로 살아왔다.”

-경북연합회 어르신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대표적인 예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부지 선정 과정에 어르신들이 많은 부분 기여했다고 본다. 공항 입지 예정지로 선정된 지역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저와 이장기 대구연합회장 등 노인회에서 군수를 찾아가 설득도 하고 그 지역 경로당을 방문해 홍보도 하고 그랬다. 우리가 결의안을 채택해 경북도 관계 기관에 제출하고 지역 언론사와 연계해 홍보도 한 것을 도지사께서 높이 평가해 감사패까지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양재경 연합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채식 위주 섭생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며 “저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신다면 경북연합회 단독회관 마련 등 노인회 화합·결속과 복지증진을 위해 남은 힘을 다해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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